[스포츠니어스|아산=조성룡 기자] 아산무궁화 박주원은 새로운 역사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15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아산무궁화와 광주FC의 경기에서 아산은 후반 터진 박세직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광주를 1-0으로 꺾고 승점 3점을 획득했다. 광주는 연패에 빠졌다.

이날 아산은 황인범-고무열-박세직으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소중한 한 골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진짜 일등공신은 따로 있었다. 골키퍼 박주원이었다. 이날 그는 엄청난 선방쇼를 보여주며 아산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수 차례에 달하는 일대 일 찬스에서도 골을 내주지 않았고 광주의 중요한 슈팅을 모두 막아내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비결은 무엇일까? 광주의 모든 슈팅이 신기하게 박주원의 손 앞으로 왔다. 운일까? 경기 후 만난 박주원은 "그렇게 오는 날도 있고 수비를 이용해서 그렇게 유도하는 골키퍼도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비결은 따로 있었다. 기싸움이었다.

박주원은 "뭔가 미신 같아서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공격수와 골키퍼 간에는 기싸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골키퍼가 상대방 공격수보다 기가 강하면 공이 가운데로 온다고 생각한다. 이번 경기에서는 기싸움에서 이긴 것 같다"라며 활짝 웃었다.

이날 경기는 박주원에게 잊지 못할 한 판이 됐을 것 같았다. "데뷔전 때 교체로 들어갔기 때문에 그 다음 경기였던 FC안양전이 기억난다. 이날 화려한 퍼포먼스를 많이 보여주면서 선방도 수 차례 했다. 그 경기가 내 이름을 많이 알린 계기가 됐다"라고 회상한 그는 "이번 경기 또한 쉽게 잊지는 못할 것 같다"라고 미소 지었다.

이제 박주원은 전역이 30일도 채 남지 않았다. 말년 중에 말년이다. "그래도 황인범보다 늦게 간다"라고 농담한 그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아산과 대전 팬들 모두에게 예의인 것 같다. 비록 요즘 좋지 않은 소식으로 인해 어수선하지만 감독님이 '이겨도 져도 물질적으로 얻는 것은 없지만 우리의 명예가 걸려있다. 그리고 축구의 미래가 걸려있다. 반드시 이기자'고 강조하신 덕분에 꼭 이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에게는 올해 큰 꿈이 하나 있다. 승격에 두 번 기여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역 전까지 아산을 굳건하게 1위로 만들어서 승격 직행에 공헌하고 싶고 전역 후에는 대전으로 돌아가 거기서 승격 플레이오프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승격의 꿈을 이루고 싶다. 한 시즌에 승격의 기쁨을 두 번 맛보고 싶다"라고 말한 박주원은 "정말 큰 꿈이다. 농담 삼아 이야기한다. 하지만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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