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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백창준 기자] 손흥민의 개인기는 단순한 개인기가 아니다.

11일 저녁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칠레에서 양 팀은 90분 내내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채 0-0 무승부로 종료됐다. 칠레는 무서운 팀이었다. "지배하는 축구를 원한다"고 말한 한국 벤투 감독이었지만 칠레를 상대로는 고전했다. 비록 득점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칠레는 남미의 강호 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칠레를 상대로 에이스 답게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상대 수비를 제치는 '팬텀 드리블'을 비롯해 시종일관 칠레 수비를 상대로 자신감 있는 모습이었다. 비록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왜 상대 팀 선수들이 손흥민을 경계해야 하는지 보여준 순간이었다. 한국 축구팬들은 손흥민의 모습을 보며 무승부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의 개인기는 아시아 선수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깨버릴 수 있었다. 아시아 선수들은 개인기 등에 약하고 조직력과 체력, 그리고 정신력으로 승부한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손흥민의 개인기는 충분히 남미의 강호를 상대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여전히 한국 축구는 체력과 정신력으로 승부하지만 손흥민이라는 존재는 언제든지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게다가 손흥민의 개인기는 무엇보다 '기본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손흥민의 실력 뒤에는 아버지 손웅정의 헌신이 빛을 발했다. 그의 아버지는 항상 드리블과 패스, 슈팅 등 가장 기본적인 것을 중시했고 실제로 아들인 손흥민에게 이를 중점적으로 가르쳤다. 기본기가 탄탄하기 때문에 상대를 농락하는 개인기 역시 나올 수 있었다.

최근 방한한 칠레 선수들은 계속해서 인종차별 논란에 시달렸다. 남미 선수들은 과거에도 그랬다. 그만큼 남미 축구선수들이 아시아에 대해 편견과 차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손흥민의 개인기를 본 선수들이 더 이상 아시아를 무시할 수 있을까. 그래서 손흥민의 개인기는 나름대로 큰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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