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회] ‘적과의 동침(?)’ 아버지는 안산 감독, 아들은 안양 팬

안양 이영민 감독
안양 시절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는 이영민 감독의 모습. ⓒ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지난 달 5일 안양종합운동장. FC안양과 안산그리너스가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쳤다. 숨이 턱턱 막히는 살인적인 더위 속에서 치른 이 경기는 말 그대로 혈투였다. 단장 퇴진 운동이 벌어지는 안양의 상황도 좋지 않았고 5연패에 빠진 안산의 분위기는 더욱 더 최악이었다. 경기는 치열하게 펼쳐졌다. 안양 마르코스가 첫 번째 골을 넣은 뒤 안산은 라울과 ‘불사조’ 이인재가 골을 넣으며 역전을 일궈냈다. 하지만 안양이 전반 35분 한 골을 더 만회했다. 그리고 후반 종료 직전 안양은 안산 송주호의 자책골로 극적인 3-2 승리를 거뒀다.

후반 종료 직전 실점을 하자 안산 벤치는 난리가 났다. 마지막 한 번의 공격 기회에서라도 만회해 보겠다는 마음이었다. 이흥실 감독을 보좌하는 이영민 수석코치가 그라운드 앞까지 뛰어 나와 작전 지시를 했다. 반면 홈에서 극적인 승리를 눈 앞에 둔 안양 팬들은 열광했다. 현장에는 이영민 수석코치의 아들인 이승근(16세) 군도 있었다. 하지만 이게 무슨 일일까. 이승근 군은 아버지의 상대팀인 안양의 결승골이 들어가는 순간 옆에 있던 동료들과 포옹하며 기뻐했다. 그가 입고 있는 유니폼도 아버지의 팀인 안산의 녹색 유니폼이 아니라 안양 유니폼이었다. 아버지는 결승골을 내주고 분주하게 작전지시를 하고 있는데 아들은 아버지가 수석코치로 있는 팀의 실점에 좋아하고 있는 광경에는 어떤 사연이 숨어 있을까.

안양과 처음 마주하게 된 ‘코치님 아들’
이영민 수석코치는 선수 시절 고양국민은행을 상징하는 선수였다. 포항스틸러스에서는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지만 이후 고양국민은행으로 이적해 듬직한 활약을 펼쳤다. 내셔널리그 3회 우승을 경험하는 등 실업 무대에서 인정받는 수비수였다. 은퇴 이후에는 고양국민은행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2013년 고양국민은행 이우형 감독과 함께 FC안양으로 옮겼다. 현역 시절에는 프로 무대에서 뛰지 못했던 그로서는 지도자가 돼 프로에 입성하는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이우형 감독을 보좌하며 안양에서도 수석코치로 일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4학년인 그의 아들도 늘 안양종합운동장에 와 아버지가 지도자로 일하는 안양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4학년생에게 가장 인상적인 건 ‘형아들과 삼촌들’이 골대 뒤에서 응원하는 모습이었다. 누구보다도 열정적인 안양 서포터스의 모습을 보고 이승근 군은 반했다. “응원하는 모습에 반해서 저도 골대 뒤로 찾아갔어요. 형아들이 절 보고 귀엽다고 대형 깃발도 돌리라고 시키더라고요.” 아버지인 이영민 수석코치도 그때를 회상했다. “그 문화가 좋았나봐요. 처음 형들하고 응원하는데 형들이 깃대도 주면서 돌리라고 하니까 신이 났었죠. 거기다가 우리 팀 코치 아들이라고 하니까 더 예뻐해 줬나봐요.” 아버지는 안양의 수석코치였고 아들은 안양의 열정적인 팬이 됐다. 이승근 군은 깃발을 돌리다 북을 치는 직책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안양에도 꽤 큰 변화가 생겼다. 2015년 이우형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 이영민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이영민 감독대행이 이끄는 안양도 흔들렸다. 이우형 감독 시절부터 이어진 무승 기록은 계속 이어졌고 결국 18경기 연속 무승(12무 6패)이라는 최악의 성적에 머물렀다. 무려 4개월 동안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당시 안양의 이 기록은 고양자이크로가 2016년 기록을 깨지 전까지 K리그 챌린지 연속 무승 기록이었다. 안양으로서는 대단히 힘든 시기였다. 아버지가 감독으로 있는 팀이 부진을 면치 못하니 아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옆에서 함께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지는 않았을까.

이영민 아들 이승근
이영민 감독의 아들 이승근(왼쪽) 군은 안양의 열혈 팬이다. ⓒ본인 제공

아버지의 계약만료, 아들에게 남겨진 고민
하지만 이승근 군은 점잖게 말했다. “감독대행이 되고 나서도 처음에는 기분이 좋았지만 경기 때마다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을 보는 게 저도 쉽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성적이 좋지 않아도 팬들이 아빠를 믿어주셔서 경기장에서 주변의 따가운 눈총을 받는다던지 그런 건 없었어요.” 아버지인 이영민 감독대행은 이 시기 아들에게 미안한 게 많았다. “워낙 성적이 안 나오는데 아들이 집에서 눈치 보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뭐 팬들이 뒤에서 절 욕할 수도 있는 건데 아들은 절대 집에서 그런 이야기를 안 해요. 농담 삼아 ‘요즘 삼촌들이 뭐라고 하지?’ 그러면 ‘아니요’라고 그냥 둘러대더라고요.” 아버지의 부진을 지켜봐야 하는 서포터스 아들과 그런 아들의 모습을 바라봐야 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특별했다.

아들 이승근 군은 당시 경기력을 떠올렸다. “무승이 길 때도 되게 아쉽게 비기거나 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조금만 더 하면 이길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주변 삼촌들도 다 그렇게 생각해어요.” 그리고 아버지 이영민 감독대행은 반전에 성공했다. 무승 행진을 끊더니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감독대행으로 치른 24경기에서 11승 7무 6패를 기록하며 최하위에서 벗어나 6위까지 뛰어 올랐다. 2015년 11월 이영민 감독대행은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감독이 됐다. 아들은 관중석에서 북을 치고 아버지는 벤치에서 선수들을 지휘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아들이자 감독을 견제(?)해야 하는 서포터스로서 아들은 어땠을까. “아버지한테 선수 기용에 대해 물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아버지가 다 생각이 있으셔서 선수 기용을 결정하시는 거잖아요.”

하지만 프로 세계는 냉혹했다. 2016년 시즌 막판 6연패를 기록하는 등 결국 9위로 시즌을 마감한 이영민 감독은 그 시즌이 끝난 뒤 계약만료로 팀을 떠나고 말았다. 안양은 새로운 지도자로 김종필 감독이 부임했다. 이영민 감독과 안양의 인연도 이렇게 막을 내렸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안양 축구를 봐 온 이승근 군도 큰 고민에 빠졌다. 아버지가 없는 안양을 생각해 본 적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떠난 뒤 처음 드는 생각은 ‘내가 정말 축구를 계속 좋아해도 되는 건가’라는 것이었어요.” 어린 나이에  그는 적지 않게 고민했다. 한 동안 부자는 축구에 대한 이야기를 따로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영민 감독은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됐다. 바로 안산그리너스 수석코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영민 아들 이승근
이승근 군은 안양의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팬이다. ⓒ본인 제공

“저 계속 안양 응원해도 돼요?”
프로 무대에서 감독까지 지낸 인물이 다시 코치로 내려간다는 건 자존심이 상하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영민 수석코치의 생각은 달랐다. “저는 아직 젊다고 생각해요. 이우형 감독 밑에서도 많이 배웠는데 안산 이흥실 감독에게도 많은 걸 배우면 더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고민 끝에 안산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의 아들 이승근 군에게는 더 큰 고민이 생겼다. 아버지는 안산그리너스로 가게 됐는데 아들은 FC안양 팬으로 남아 있어도 되는지 고민했다. 이승근 군은 아버지인 이영민 수석코치에게 물었다. “아버지. 저는 계속 안양을 응원해도 되나요?” 이영민 수석코치는 조금의 고민도 없이 답했다. “당연하지. 네가 응원하는 팀인데 바꿀 이유가 있어? 계속 안양으로 축구 보러 다녀.” 아버지와 아들은 그렇게 팀이 엇갈렸다.

안산 이영민 수석코치는 집안에 상대팀 팬이 있다는 걸 어떻게 받아들일까. “자기가 좋아하는 팀인데 뭐 어쩔 수 있나요. 저도 안양에서 나왔지만 항상 안양도 잘 되길 바라는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 아들이 다른 팀을 응원해도 큰 상관은 없어요. 오히려 경기에서 만났다가 안산이 안양한테 지면 아들이 제 눈치를 살살 보죠. 전혀 섭섭하지 않습니다. 남자가 한 번 응원하는 팀을 정했으면 끝까지 가는 맛도 있어야죠.” 경기도 김포에 사는 이승근 군은 안양 홈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김포에서 혼자 버스를 타고 다시 지하철을 갈아 탔다가 버스를 한 번 더 타고 두 시간에 걸쳐 안양종합운동장으로 향한다. 지금은 안양 서포터스 ‘A.S.U 레드’에서 리딩팀에 속해있다. 적당하게 안양을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열정적인 팬이다.

이승근 군은 경기장에선 아버지와 상대팀으로 맞붙지만 집에서는 누구보다도 아버지에게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 이영민 수석코치는 아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아들이 저보다 해외 선수들을 더 많이 알아요. 가끔 해외 누구 영상 좀 찾아달라고 하면 인터넷을 뚝딱 뒤져서 찾아줘요. 그럴 때는 제가 집에서 도움을 많이 받죠. 축구 해설자도 하고 싶다고 하고 축구 관련 일에 관심이 많아요.” 하지만 다소 민감한 문제도 있다. 누구보다 열정적인 안양 팬들 중에서도 어린 마음에 더 강한 어조로 구단 운영을 비판하고 싶은 마음과 아버지가 축구인이면서 경쟁 구단인 안산 수석코치로 일하는 아들 입장이 충돌한다. 특히나 안양 서포터스가 단장 퇴진 운동을 벌이는 동안 가장 곤란했던 건 이승근 군이었다.

이영민 감독 안산
이영민 수석코치는 안산의 감독대행 역할을 맡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부자는 축구장에서 함께 웃을 수 없다
안양을 맘껏 응원하라고 지지해주는 이영민 수석코치도 한 번은 아들에게 쓴소리를 한 적이 있다. “아들이 아직 어리잖아요. 중학생들이 공격적으로 SNS 글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아들이 몇 번 안양 단장 퇴진 운동에 대해서도 SNS에 올렸더라고요. 그래서 그건 못하게 했어요. ‘아빠가 그래도 현장에 있는 사람인데 그건 안 된다’고 했죠. ‘네 마음이 그렇다고 하면 너는 형들이 하는 거 지켜만 보라. 댓글 달고 막 그런 건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이승근 군도 아버지의 뜻을 존중했다. “아버지가 언젠가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분이잖아요. 그래서 아버지 말씀을 듣고는 그런 행동을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했어요.” 열혈 서포터스와 축구인 아버지 사이에서의 미묘한 감정은 중학교 3학년생이 받아들이기에는 쉽지 않았지만 그는 일찌감치 철이 들었다.

이승근 군은 지금껏 안양과 안산의 7차례 맞대결을 모두 현장에서 지켜봤다. 특히나 지난 시즌 두 팀의 대결에서 아버지의 팀을 처음으로 이겼을 때를 잊을 수 없다. 지난 해 3월 19일 첫 격돌에서 안산에 0-1로 패한 안양은 두 번째 맞대결이 펼쳐진 지난 해 5월 21일에는 2-1 승리를 챙겼다. 아버지는 안산 지도자로, 아들은 안양 서포터스로 치른 경기라 더욱 더 특별했다. 이승근 군은 이 5월 21일 승리 이후 복잡 미묘한 감정을 느꼈다. “안양이 아빠를 처음 이겼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어요. 좋아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안양 형들이 들으면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상대는 그래도 아빠 팀이잖아요. 그날 집에 서 눈치를 엄청 봤어요. 일부러 아버지와 축구 이야기 말고 다른 이야기를 나눴죠.”

최근 경기도 잊을 수 없다. 바로 지난 달 5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경기였다. 두 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서 경기를 치렀고 결국 안양이 극적인 결승골로 3-2 승리를 거뒀다. 결승골이 들어가는 순간 이영민 수석코치는 터치라인 앞까지 달려 나와 간절하게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내렸다. 승리를 눈앞에 둔 골에 이승근 군은 기뻐하다가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봤다. “안양이 골을 넣어 좋아하다가 안산 벤치 쪽을 보니 아버지가 나와서 작전 지시를 하고 계셨어요. 죄송한 느낌이 들었죠. 아…. 그런데 어쩔 수 없죠. 저는 안양을 응원하는 사람이잖아요.” 이영민 수석코치도 은근히 라이벌 의식이 있다. “안양에 몸담았었고 아들도 안양 팬이지만 그래서 그런지 안양한테 지면 더 열이 받더라고요.” 이 경기 이후 이승근 군은 아버지에게 미안한 마음이 더 커졌다.

이영민 감독 안산
그가 감독대행이 된 뒤 팀은 2연승을 내달렸다. ⓒ프로축구연맹

이 가족 만의 독특한 일상
두 팀이 격돌하는 경기장에는 이 둘만 있는 게 아니다. 이영민 수석코치의 아내와 딸도 경기장에 온다. 이영민 수석코치는 벤치에서 선수들도 지휘하고 아내와 15살 된 딸은 일반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다. 물론 남편과 아빠가 이끄는 팀의 승리를 간절히 응원한다. 그리고 저 반대편에서 아들은 안양 유니폼을 입고 북을 친다. 안산 선수들이 거친 플레이를 하면 야유도 보낸다. 이영민 수석코치는 이 복잡 미묘한 상황을 이야기하며 웃었다. “우리 아들은 집에 가면 1-3으로 져요. 집에 안양 팬은 한 명인데 안산 팬은 세 명이거든요.” 이 가족만의 독특한 삶의 방식은 더 있다. 안산과 안양 홈 경기가 동시에 열리는 날이면 이승근 군은 안양 경기장에서 응원을 한 뒤 안산 홈 경기장으로 넘어온다. 경기도 김포에 거주하는 가족은 그렇게 모여 한 차로 이동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시 버스와 지하철 등을 갈아타고 집까지 가야하기 때문이다.

특별한 상황이 더 연출되기도 한다. 지금도 이영민 감독은 상당수의 안양 팬들로부터 응원 메시지를 받는다. 안산과 안양 홈 경기가 겹치지 않는 날이면 아들을 태우러 안양 홈 경기장으로 가기도 한다. 그러면 그 자리에서 안양 서포터스와 인사도 나눈다. 안산 수석코치가 안양 팬들과 인사하는 광경은 특별하다. 그런데 최근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운명적이게도 이영민 수석코치가 다시 한 번 감독대행이 됐기 때문이다. 이흥실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안산을 떠났고 그 자리를 이영민 수석코치가 메우게 됐다. 이승근 군은 요즘 생각이 아주 조금 달라졌다. “아빠가 갑자기 감독대행이 되셔서 그래도 아버지의 팀을 조금은 응원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안양이 원정경기를 가면 원정에 따라가지 않고 안산 홈 경기장으로 가요. 물론 안양과 안산 홈 경기가 겹치면 고민 없이 안양 경기장으로 갑니다.”

이영민 감독대행은 다시 한 번 팀을 위기에서 구해야 한다. 출발은 좋다. 감독대행이 된 뒤 부천을 적지에서 2-1로 잡았고 안방에서는 광주FC를 상대로 3-2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벌써 2연승이다. 이승근 군은 안양을 응원하지만 그래도 아버지의 열혈 팬이다. 걱정도 생겼다. “안양에서 감독대행이 되시고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는데 이번에도 스트레스가 많으실까봐 걱정이 됐어요. 그런데 초반에 2연승도 하시고 그래서 다행이에요. 늘 아버지도 응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안양을 버리고 아버지를 따라가고 싶은 마음은 없단다. “안양을 버리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계속 안양을 응원할 겁니다. 안양을 응원하러 다니면서 형들과 함께하는 게 너무 좋아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이 있어요. 형들과 삼촌들이 너무 잘 챙겨줘요.”

이영민 감독 이승근
아버지와 아들은 축구장 밖에서는 이렇게 가깝지만 축구장 안에서는 적(?)이 된다. ⓒ이승근 제공

서로 존중하는 아버지와 아들
아버지인 안산 이영민 감독대행은 늘 아들의 의사를 존중한다. “아들이 자기한테 1순위는 늘 안양이더라고요. 전 괜찮습니다. 아들은 아들의 인생이 있는 거죠. 하지만 안양을 만나면 지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아들은 어떨까. 이승근 군은 아버지에 대한 존경을 보내면서도 안산에 절대 물러서지 않았다. “아버지는 저에게 늘 노력하고 간절한 사람이 이긴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제가 본 아버지는 지도자 생활을 하시면서 단 한 번도 대충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데 그 결과가 나오면 좋을 것 같아요. 아빠가 하시는 일이 다 잘 됐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안양과 안산의 경기가 열리면 저는 또 안양을 응원할 겁니다.” 아버지와 아들은 내달 6일 다시 한 번 격돌한다. 이런 운명적인 경기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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