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전 대승 이후 더그아웃에 돌아오는 대표팀 선수들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미야자키=김현희 기자] 제12회 아시아 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U-18 아시아 야구월드컵)에 참가 중인 대한민국 청소년 대표팀이 홍콩과의 2라운드 경기에서 투-타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 준 끝에 5회 콜드게임 승리했다.

김성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일, 일본 미야자키 아이비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 경기에서 홍콩에 41-0이라는 상당히 큰 점수 차이로 5회 콜드게임 승리하며, 내일 열리는 한일전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슈퍼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전광판에 표시된 스코어와 안타 숫자가 이 날 경기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스포츠니어스

세계 야구/소프트볼 연맹 규칙에 준하여 열리는 본 대회에서는 5, 6회 15점 이상, 7, 8회 10점 이상 점수 차이가 발생할 경우 콜드게임이 선언된다.

1회에는 대표팀 타선이 터진 것도 있었지만, 홍콩 선발로 나선 션(Sean)의 제구가 불안정한 탓도 컸다. 리드오프 유장혁의 2루타를 신호탄으로 볼넷 6개와 7개의 안타를 묶어 대거 12득점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16타자가 타석에 등장하며 손쉽게 타자 일순까지 기록했다. 결국 홍콩 선발 션(Sean)은 아웃카운트 한 개도 잡아내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2회에는 더욱 대단했다. 8번 김도환의 좌전 안타를 신호탄으로 상대 실책, 그리고 몸에 맞는 볼로 만든 무사 만루 찬스에서 3번 김창평이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만루 홈런을 기록하면서 아예 5회 콜드게임 요건을 초반에 만들어 버렸다. 이후에도 대표팀은 3회 연속타자 일순이라는 기록(아래 표 참조)을 남기며, 홍콩 마운드를 맹폭했다. 특히, 1번 유장혁과 2번 윤수녕, 8번 김도환과 9번 김주승은 2회에만 네 번 타석에 들어서는 진기록을 남겼다.

2회까지 38-0이라는 스코어가 만들어지자 홍콩의 패트릭 감독은 선수들이 장시간 햇볕에 노출되어 있음을 감지, 심판진에 잠시 휴식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를 심판진이 받아들이면서 3분간 음료 휴식(Water Break)을 갖는, 진귀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성용 감독 역시 흔쾌히 이러한 제의를 받아들였다.

전광판에 표시된 스코어와 안타 숫자가 이 날 경기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스포츠니어스

3회에도 김창평의 3루타를 신호탄으로 김대한, 김성진, 노시환이 연속 2루타를 기록하면서 3득점, 41-0 승리를 완성했다. 4회 말 공격은 무득점으로 끝이 났다. 김창평은 3회 3루타를 기록하면서 '히트 포 더 사이클(Hit for the Cycle)'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대표팀과의 실력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 홍콩은 공격에서도 단 한 개의 안타나 볼넷도 얻어내지 못하면서 경기를 마무리해야 했다. 그러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회에 참가하고자 하는 열정만큼은 단연 최고였다.

마운드에서는 세 명의 투수가 나서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선발로 나선 좌완 이교훈이 2이닝 3탈삼진, 뒤이어 등장한 우완 김현수가 1이닝 3탈삼진을 기록한 데 이어 정해영과 원태인도 1이닝씩을 책임지며, 퍼펙트로 홍콩 타선을 틀어막았다. 50개 미만의 투구를 기록한 이들은 내일 한일전에도 등판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한편, 이번 대회부터는 투구 숫자 제한 규정이 적용되어 50개부터 104개를 투구한 투수는 하루 이상의 의무 휴식일을 가져야 한다. 1일 최대 투구수는 105개로 한계 투구수에 도달한 투수는 4일 동안 투구할 수 없다.

전광판에 표시된 스코어와 안타 숫자가 이 날 경기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스포츠니어스

대표팀은 9월 5일(수) 오후 6시에 장소를 변경(선마린 스타디움)하여 일본과 예선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한일전이라는 특성으로 인하여 본 경기는 특별히 JTBC에서도 중계방송할 예정이다. <스포츠니어스>도 미야자키 현장에서 해당 경기 내용을 단독 보도하며, 특히 이번 고시엔 대회 스타들을 두루 만나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eugenephil@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