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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대구=곽힘찬 기자] 대구FC는 2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세징야의 맹활약에 힘입어 4-2 완승을 거뒀다. 대구는 2009년 10월 2일 홈에서 거둔 1-0 승리 이후 무려 9년 만에 수원을 상대로 승리했다. 동시에 2승 8무 22패의 역대전적에 1승을 추가할 수 있게 됐다.

어쩌면 이제 ‘9’라는 숫자는 K리그1 후반기를 치르고 있는 대구FC에 행운을 가져다주는 숫자가 되지 않을까 싶다. 대구는 9년 만에 수원을 잡으며 9월을 기분 좋게 시작했고 리그 9위로 도약했다. 어떻게 보면 억지로 끼워 맞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만큼 이번 수원전 승리는 대구 선수들과 대구 스타디움을 찾아온 1,280명의 팬들에게 색다른 기쁨을 선사했을 것이다.

시즌 초반을 되돌아보자. 대구는 총체적 난국이었다. 매 경기마다 퇴장 선수들이 속출했고 ‘에이스’ 세징야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야심차게 영입했던 카이온과 지안은 한 골도 터뜨리지 못한 채 상호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했다. 승격한 이듬해 성공적으로 잔류했던 대구는 올 시즌 목표를 ‘상위 스플릿 도약’으로 정했지만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면서 최하위를 맴돌았다.

하지만 2018 러시아 월드컵 휴식기 이후 대구는 그야말로 환골탈태했다. FC서울을 상대로 2-2 무승부를 기록하더니 순식간에 치고 올라왔다. 8월에만 4승을 쓸어 담으며 이젠 상위 스플릿을 진입을 노리고 있다. 그리고 9월 2일 대구는 9년 동안 이기지 못했던 수원을 두들겼다. 이렇게 분위기가 180도 바뀐 대구에 다가온 행운의 숫자 ‘9’는 선수들에게도 큰 힘이 되었다.

이날 대구가 기록한 4골에 전부 관여하며 엄청난 활약을 보여준 ‘에이스’ 세징야는 경기가 끝난 후 “이 행운은 갑자기 다가온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간절함을 가지고 매 경기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이렇게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 강조했다. 또한 세징야는 “예전에는 내가 상대 선수들의 집중 마크 때문에 고립되면서 기회를 창출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젠 에드가를 비롯한 뛰어난 외인 선수들도 있고 국내 선수들 역시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많이 해주면서 대구의 경기력이 살아났다”고 밝혔다.

세징야가 말한 대로 확실히 대구는 전체적으로 발전한 팀이 되었다. 그리고 자신감이 넘치는 팀이 되었다. 대구의 다음 상대는 서울이다. 서울전에서 승리한다면 상위 스플릿 마지노선인 강원과의 격차를 더욱 줄일 수 있다. 시즌 초반 최하위에 있던 대구에 상위 스플릿이란 꿈만 같은 목표였다. 하지만 이젠 선수들 모두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는 현실적인 목표가 됐다. 행운이라는 것은 절대 이유 없이 찾아오지 않는다.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9’라는 행운의 숫자는 대구가 함께 만든 결과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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