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감독대행 된 이영민, “감독이 훨씬 어려워”


안산 이영민
안산 이영민 감독대행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부천=김현회 기자] 안산그리너스 이영민 감독대행은 프로팀 감독까지 지낸 인물이다. FC안양 수석코치였던 그는 2015년 이우형 감독이 사퇴한 뒤 감독대행을 거쳐 정식 감독까지 했던 지도자다. 하지만 그는 2016년 시즌이 끝난 뒤 사임했고 이후 의외의 행보를 보였다. 신생팀 안산그리너스 수석코치가 됐기 때문이다. 프로팀 정식 감독까지 지낸 이가 수석코치 신분이 된다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영민 수석코치는 이흥실 감독을 보좌하는 역할을 자처했다. ‘감독님’에서 ‘코치님’으로 호칭도 바뀌었다.

그런데 다시 이영민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이 됐다. 지난 달 19일 이흥실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팀을 떠나자 이영민 수석코치가 감독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2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부천FC와 안산그리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영민 감독대행은 여느 때와 다름 없이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호칭만 ‘코치님’에서 ‘감독대행님’이 됐을 뿐 변한 건 별로 없었다. 이영민 감독대행은 “이흥실 감독님과 함께 할 수 없으니까 선수들과 마무리를 잘 하는 게 목표”라며 대화를 시작했다.

안산그리너스는 최악의 연패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6월 광주FC에 2-0 승리를 거둔 이후 무려 9연패다. K리그2에서는 꼴찌로 내려 앉았다. 이 상황은 이영민 감독대행이 FC안양을 맡고 있던 2015년과 흡사하다. 이영민 감독대행은 “2015년 안양에서 18경기 연속 무승에 빠졌었는데 그때 분위기와 너무 비슷하다”면서 “그때도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는데 득점이 부족했다. 한 번 이 좋지 않은 분위기를 깨면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분위기를 깨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FC안양은 이후 무승 탈출에 성공했고 이영민 감독대행은 공을 인정 받아 정식 감독으로 승격했던 바 있다.

이영민 감독대행은 “오늘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내가 정하지 않을 테니 너희가 정해보라’고 했다”면서 “‘너희끼리 이야기해서 어디부터 수비하고 어디까지 수비할 것인지 다 같이 찾아보라’고 했다. 감독과 코치의 역할도 분명히 있지만 선수들도 뭔가를 찾아보고 해봐야 한다. 내가 수비적으로 단단히 잠그자고 해 만약 이기면 이건 한두 경기짜리일 뿐이다. 장기적으로 팀이 탄탄해지려면 선수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원인을 찾고 고민해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대전전 전반전 때는 수비 라인을 내려서 경기해 봤는데 공격 전개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이영민 감독대행은 “지금 상황은 훈련을 많이 한다고 될 게 아니다”라며 “이흥실 감독이 하셨던 걸 토대로 조금씩 보완해 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영민 감독대행은 “이흥실 감독은 연패를 하고 있어도 연패를 끊는 수비적인 전술이 아니라 공격을 추구하셨다. 수비적으로 연패를 끊는데 목적을 두지 않고 관중이 즐거운 축구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면서 “늘 ‘우리까지 수비 축구를 하면 축구가 재미없어진다. 우리는 재미있게 하자’고 강조하셨는데 나도 그 부분에 많이 동의한다. 신생팀의 패기로 한 번 도전해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번이 두 번째 감독대행이다. 그는 “한 번 경험해 본 적이 있지만 그래도 어렵다”면서 “2016년에 안양 감독에서 물러난 뒤 지난 해 안산 코치로 온 뒤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너 정말 얼굴 좋아졌다’는 것이었다. 감독과 코치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감독은 정말 힘들다”고 웃었다. 수석코치와 감독대행, 그리고 정식 감독을 거쳐 다시 수석코치와 감독대행을 이어온 그는 누구보다도 이 직업의 고충을 잘 안다. K리그에서 이렇게 정식 감독이 다시 코치로 내려오는 일은 흔치 않아 더더욱 그의 행보가 특별하다.

이영민 감독대행은 “난 아직 젊다”면서 “프로팀 감독까지 한 번 했으니 프로팀 감독 아니면 일을 하지 않는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 그 동안 고양국민은행과 FC안양을 거치며 이우형 감독 밑에서만 많이 배웠다. 그런데 이렇게 안산에 오게 돼 이흥실 감독에게도 많은 걸 배웠다. 나보다 나은 여러 사람들에게 배우고 싶다. 그 분들의 장점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지 프로팀 감독을 했던 사람이라고 해 체면을 생각하고 코치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여러 훌륭한 감독님 밑에서 배운 게 다 내 지도자로서의 자산이 돼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footballavenue@sports-g.com

이 기사의 단축 URL은 https://www.sports-g.com/nQxCT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