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안양=조성룡 기자] 세월이 흐르는 동안 FC안양 은성수는 더욱 성숙해지고 있었다.

1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FC안양과 아산무궁화의 경기에서 안양은 최재훈과 알렉스, 은성수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아산을 3-0으로 격파하고 승점 3점을 획득, 서울이랜드를 제치고 8위 등극에 성공했다.

이날 세 번째 골을 기록한 은성수는 K리그 데뷔골을 넣었다. 2016년 K리그1 수원삼성에 입단한 이후 약 3년 만에 골맛을 봤다. 그는 후반 24분 최재훈을 대신해 교체투입되어 20분 뒤 알렉스의 패스를 받아 침착하고 정확한 슈팅으로 아산의 골망을 갈랐다.

경기 후 만난 은성수는 "모두가 열심히 해서 승리할 수 있었다"면서 "나는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투입됐다. 그저 팀에 보탬이 되자는 생각으로 뛰었는데 운 좋게 골도 넣었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며 소박하게 소감을 밝혔다.

과거 그는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매탄고와 숭실대를 거쳐 수원삼성에 입단했다. 하지만 그에게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결국 K리그2 안양으로 이적했다. 문제는 안양에서도 쉽게 기회를 잡지 못했다는 것이다. 올 시즌 은성수는 다섯 경기에 출전했다. 안양 고정운 감독은 그를 "아픈 손가락"이라고 표현했다. 마음이 짠하다는 뜻이다.

은성수 또한 마음고생이 심했다. "사실 안양에 오면 많이 뛸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토로한 그는 "동계 훈련도 잘했기 때문에 자신 있었다. 올 시즌 목표를 5골 10도움으로 잡기도 했다. 경기를 지켜보면서 '나도 저것보다 잘 할 수 있고 저것만큼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라고 고백했다. 그의 예상과 달리 그에게는 출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생각을 많이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경기에 대한 욕심은 그 때도 지금도 많다. 하지만 뒤돌아보니 잘못은 내게 있었다. 내가 부족했기 때문에 경기장에 나가지 못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운동장에서 하기 나름이였다. 그래서 하루하루 열심히 준비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패기 넘치던 은성수는 그렇게 겸손해지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그는 짜릿한 K리그 데뷔골을 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골보다 한 경기 더 뛰었다는 사실에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는 "생각보다 K리그 데뷔골을 늦게 넣었지만 나는 골보다 도움을 더 많이 하고 싶다"라면서 "그저 팀에 더 많은 도움이 되고 싶을 뿐이다. 팀 동료들과 함께 앞으로도 많은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여전히 은성수의 목표는 '좀 더 경기장에서 뛰는 것'이다. 마지막까지 그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면서도 "9월이 중요하다. 우리 안양과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팀들과 이 때 경기가 다 몰려있다. 여기서도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이번 경기처럼 열심히 준비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wisdrago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