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로 돌아올 가능성이 제기된 장결희 ⓒ 장결희 인스타그램

[스포츠니어스 | 홍인택 기자] 지난 28일 FC바르셀로나 유소년팀을 거쳤던 장결희가 K리그행을 앞두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장결희는 포항제철중 출신으로 국내 무대 복귀 시 포항스틸러스와의 우선 협상권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결희가 K리그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포항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한국 무대를 밟기에 앞서 장결희는 국내 한 매체를 통해 "'그리스에서도 안 돼서 돌아왔네'라며 실패를 말씀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생각 안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부 사정이 있었다. 괜히 변명처럼 들릴까 봐 그동안 어디 가서 말도 못 했다"라고 덧붙였다.

본인은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장결희가 위와 같은 말을 한 이유는 팬들과 주변인들의 영향을 받았을 확률이 높다. 팬들과 주변인들의 기대는 그에게 부담으로 찾아왔던 것 같다. 만약 국제축구연맹(FIFA)의 유소년 규정이 아니었다면 그도 스페인 무대에서 날개를 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연 프로 선수를 꿈꾸는 유망주에게 유럽 무대 데뷔는 성공이며 K리그행은 실패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뛸 수 있는 팀을 선택했을 뿐

우리가 해외 대형 구단에서 성장하는 유망주들에게 향했던 기대의 시선과 K리그 무대를 향한 시선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동안 해외 유망주를 향한 지나친 기대는 꽤 많은 사람이 지적했던 문제였음에도 여전히 이런 시선이 존재했다. 그리고 그 지나친 기대감과 무조건적이기까지 한 '사대주의'는 그리스 무대보다도 K리그 무대가 더 부정적인 인식으로 비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해외 대형 구단의 유소년 시스템은 체계적이며 뛰어난 지도자들의 경험이 축적된 훌륭한 교육의 장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 교육의 장은 그만큼 쟁쟁한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며 그들도 모든 선수를 슈퍼스타로 키워내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간혹 잊게 된다. 오히려 대건고에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정우영과 매탄고에서 성장해 수원삼성을 거쳐 프랑스 무대로 진출한 권창훈의 사례를 살펴본다면 해외 명문 구단의 유소년팀을 향한 맹목적인 기대감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만약 해외 유학을 떠난 유망주들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는 점을 '실패'라고 규정한다면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승우는 우리나라의 유망한 선수로 성장 중이며 백승호도 곧 스페인 무대에서 이름을 알릴 준비를 하고 있지만 팬들이 기대했던 건 그들이 바르셀로나 정도의 명문 구단 유니폼을 입고 1군 무대에 데뷔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도 성인으로 성장했고 뛸 수 있는 팀이 필요했다. 그래서 이승우는 헬라스 베로나를 선택했으며 백승호는 지로나를 선택했다. 이들에게 과연 '실패'라는 딱지를 붙일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

장결희도 마찬가지로 뛸 수 있는 팀을 선택했다고 봐야 한다. 그 무대를 K리그로 정했을 뿐이다. 한때 레알마드리드의 유소년 교육을 받았던 김우홍은 장결희보다도 먼저 FC서울행을 선택했다. 그는 여전히 K리그 무대에 데뷔하지 못했다. 아무리 명문 구단의 유소년 교육을 받은 선수일지라도 K리그 무대의 벽은 여전히 높다. 그런 김우홍에게도 아직 '실패' 딱지를 붙일 수 없는 이유는 그가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이승우나 백승호, 이강인, 김우홍뿐만 아니라 장결희를 향해 '실패'라는 단어를 논하기엔 너무 이르다.

무대보다 활약이 중요하다

해외 명문 구단의 '간판'은 점점 위력을 잃을 것이다. 그것과는 별개로 팬들이 기대했던 유망주들은 앞으로 어떤 무대가 아닌, 어떤 활약을 펼치는지가 더 중요하다. 윤석영과 박주호는 유럽 무대에서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 잡지 못했지만 국내로 돌아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국가대표까지 승선했다. 그들과 대조되는 선수는 이청용이다. 그는 자유계약 신분이 되면서까지 유럽 무대 도전을 이어가길 원했고 현재는 무적 신분이 됐다. 당연히 대표팀 승선도 무산됐다. 유럽에 남아있는 이청용과 국내로 돌아와 좋은 활약을 펼쳤던 박주호, 윤석영을 비교하면 이 명암은 더욱 두드러진다.

장결희의 국내 무대 데뷔가 기대된다. 정확히는 그가 K리그 무대를 경험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유럽 무대만이 전부가 아니라고 팬들에게 말해줬으면 한다. 동시에 국내 무대에서 보여주는 능력을 인정받아 다시 유럽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기를 바란다. "K리그행을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증명하는 건 장결희 본인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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