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기 결승전 이후 시상식에 나선 양 교 선수들. 우측 동성고 선수단 선두에 선 이가 이명기다. 이명기 옆이 김기훈(KIA 1차 지명)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김현희 기자] 미국 시간 기준으로 지난 26일 오후, 리틀야구의 성지인 펜실베니아주(州) 윌리엄스포트에서는 리틀야구 월드시리즈에 참가한 대한민국 대표팀이 2년 만에 인터내셔널 디비전(Division) 우승, 종합 준우승을 차지했다는 소식이 전달되면서 많은 이들이 감동을 받기도 했다. 이는 아시안게임에 참가중인 성인대표팀이 졸전 끝 타이완에 1-2로 패한 직후 들려왔던 낭보였기에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앞서 U-13 인터미디어트 리그에서는 종합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이번 메이저 대회에서도 세계랭킹 2위 자리에 오르면서 한국야구의 밝은 내일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결국 이들이 성장하여 프로야구판 전체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미래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대학 수시 역시 9월 무렵에 시작되거나 이미 한창인 곳도 있다. 특히 선수들의 진로가 결정될 마지막 관문이기도 한 '2019 신인 2차 지명회의'가 오는 9월 10일(월)에 열린다. 이는 프로야구가 아마야구와 만나는 유일한 접점이 되는 공간이면서도 아마야구의 가장 큰 행사이기도 하다. 그러는 한편 지명 전/후에 따른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참석자 모두가 애틋한 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는 장소이기도 하다. 프로야구판을 바꿀 수 있는 또 다른 인재들이 내일이라도 당장 선택받을 준비를 마친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아마야구를 좀처럼 접하지 못한 일반 야구팬들에게 딜레마가 생기기 마련이다.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의 미래로 선택된 이들이 누구인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드래프트에서 이름이 불리게 될 선수들이 누구인지에 대한 정보가 그러하다. 이에 <스포츠니어스>에서는 '2018 슈퍼루키 TOP 20'에 이어 전국에 숨어 있는 주요 유망주 100명에 대한 소개를 진행하고자 한다. 단, 이 100명 중에서는 '슈퍼루키 시리즈'에 소개된 주요 선수들에 대한 소개는 제외하도록 하겠다.

2019 신인 2차 지명회의, 우리가 나옵니다 ②

올해 경북고 투-타를 이끈 원태인(사진 좌)-배성렬(사진 우) 듀오 ⓒ스포츠니어스

경북고 내야수 배성렬 : 빠른 발을 가진 선수들이 가득했던 경북고 타선에 지난해부터 4번 타자로 중심을 잡아 줬던 대형 우타 거포다. 큰 체격 조건(185cm, 105kg)에서 비롯된 장타력이 일품이며 홈런생산 능력 역시 지난해 검증이 끝났다. 발이 느리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주루 센스도 괜찮은 편이다. 지난해 배지환(피츠버그), 올해 조도현 등 발이 빠른 동료들의 영향을 받은 탓이다. 지난해는 3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고, 올해 역시 전 경기에 출장하여 93타수 26안타, 타율 0.329, 1홈런 19타점을 기록했다.

경남고 투수 이정훈 : 지난해부터 실전에 투입되면서 주목을 받았던 좌완투수다. 체격 조건도 183cm, 80kg으로 나쁘지 않다. 프로에서 체계적인 육성을 받는다면 충분히 1군 무대에서 통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에는 4승 무패 19탈삼진, 평균자책점 0.38을 기록하면서 경남고 마운드의 중흥을 이끌었다. 좌완투수 카드로 이정훈 역시 꽤 매력적이다. 지난해 이미 140km 초반대의 속구를 기록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경남고 투수 남상현 : 야구학교 임호균 감독이 극찬을 아끼지 않은 유망주다. 오프시즌에 스스로 부산과 분당을 오가면서 몸 만들기에 열중했기 때문. 당시 남상현은 3학년 진학을 앞두고 "경남고에 서준원만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겠다."라는 각오를 다졌다는 후문이다. 시즌 성적은 17이닝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06을 기록했다. 다부진 체격 조건(179cm, 86kg)에서 비롯된 빠른 볼의 묵직함이 인상적이다. 하체가 탄탄하여 조금만 더 육성을 한다면, 충분히 구속을 더 늘릴 수도 있는 인재다. 지난해 에이스였던 최민준(SK)을 연상하게 한다.

올해 경북고 투-타를 이끈 원태인(사진 좌)-배성렬(사진 우) 듀오 ⓒ스포츠니어스

공주고 투수 허민혁 : 올해 주말리그에서 150km에 이르는 볼을 쉽게 던지면서 충청 지역 내에서 가장 중심에 섰던 유망주다. 경기도에서 충청도로 진학하는 바람에 1차 지명 대상에서 제외됐던 것이 아쉬웠을 정도. 체격 조건 또한 188cm, 90kg으로 상당히 준수한 편이다. 2009년 팀을 이끌었던 에이스, 안승민(한화)을 떠올릴 정도. 컨트롤만 더 잡아준다면, 2~3년 후 프로에서 풀타임 선발 투수로도 자리잡을 수 있는 인재다. 올해 40이닝을 소화하면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3.15, 47 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닝 당 탈삼진 비율이 상당히 좋다.

공주고 투수 백종걸 : 지난해부터 공주고 마운드를 이끈 실질적인 에이스다. 올해 역시 50과 2/3이닝을 소화하면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29를 마크했다. 39개의 탈삼진에서 보듯이, 구속으로 상대 타자를 윽박지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두뇌 피칭에 능하다. 사사구가 17개에 불과할 만큼, 상당히 안정적인 피칭을 한다. '영점'이 잡혀 있는 투수일수록 프로나 대학 무대에서 육성할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드는 셈이다.

공주고 내야수/포수 윤상혁 : 올해 포수와 1루수, 지명타자를 오가면서 팀 타선을 이끌었다. 특히, 주말리그에서 맹타를 선보이며 타격상을 받기도 했다. 시즌 성적은 57타수 23안타, 타율 0.404, 1홈런, 18타점으로 상당히 준수하다. 주루 센스 또한 나쁘지 않아 5개의 도루를 기록한 장면도 인상적이다. 지역 쿼터제로 인하여 가장 많은 피해를 본 공주고 입장에서는 윤상혁과 같은 선수가 자주 전국 무대에 등장하지 못한 것이 애석할 따름이다.

광주동성고 올라운더 이명기 : 팀의 주장으로서 올해 청룡기 선수권대회 우승을 견인했다. 지난해부터 팀의 중심 타선을 맡으면서 장타력을 보여주더니, 올해는 투수 연습도 병행하면서 팔방미인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투수로는 크게 활약을 펼치지 못했으나, 타자로는 올 시즌 58타수 18안타, 타율 0.310, 1홈런, 15타점을 기록하면서 4번 타자다운 안정감을 선보였다. 딱 한 차례 3루수로 출장한 경험이 있지만, 주 포지션은 1루수다. 하지만, 이명기 본인은 코너 내야 자리라면 어디든지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KIA 김지훈 스카우트 팀장은 1차 지명에 앞서 "우리 지역은 동성고 김기훈과 이명기, 광주일고 김창평이 지명 대상이다."라며 애써 그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기도 했다.

광주동성고 내야수 지강혁 : 지난해부터 실전에 투입되면서 좋은 타격감을 유지했다. 유격수 수비 또한 준수한 편으로, 올해 청룡기 선수권에서 김기훈, 이명기 등과 함께 우승을 이끌었다. 다만, 지난해 좋았던 타격감이 올해 제대로 발휘되지 않으면서 0.226의 타율을 기록중이라는 것이 유일한 흠이다. 하지만, 찬스에 강하여 19개의 안타를 기록하는 동안 무려 18타점을 냈다. 득점권 타율이 좋다는 의미다.

장충고-동국대 내야수 구본혁 : 전형적인 재간둥이 스타일의 리드오프다. 장충고 시절에서 도루상을 받는 등 빠른 발로 고교/대학무대를 평정했다는 사실은 이미 프로 스카우트 팀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올해 역시 90번 타석에 들어서면서 타율 0.294, 1홈런, 8타점, 11도루를 기록했다. 이미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되면서 루상을 휘젓고 다녔던 경험이 있다. 대학 통산 도루는 32개이며,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4할 타율을 기록하면서 동국대의 선전을 이끌기도 했다. 이미 일부에서는 대학 최고의 리드오프로 구본혁을 선택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빠른 발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성남고-성균관대 투수 마백준 : 성남고 시절에도 가능성을 인정받았으나, 당시 지명을 받지 못하면서 성균관대로 진학했다. 성대 진학 이후 2년간 벤치를 지키다가 지난해부터 실전에 투입되면서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22와 2/3이닝을 소화하면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했고, 올해에는 그보다 더 많은 41이닝을 소화하면서 5승 1패, 평균자책점 3.73을 기록했다. 올해 이닝 당 탈삼진 숫자가 급증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올해 대학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을 견인한 인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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