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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안산=조성룡 기자] 17일 대한민국 축구계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반둥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예선 E조 2차전에서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말레이시아에 1-2로 패했다. 말레이시아는 우리나라보다 몇 수 아래로 여겨지는 상대다. 게다가 한국의 전력은 이번 대회 최강이라고 꼽히는 상황이었다. 그런 가운데 패했다.

이를 착잡하게 본 사람 중에는 아산무궁화 박동혁 감독이 있었다. 그는 18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안산그리너스와 아산무궁화의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아시안게임 말레이시아전 패배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축구라는 것은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는 것이 박 감독의 생각이었다.

그는 무엇보다 "부담감을 떨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병역 혜택이 걸려 있는 중요한 대회이기도 하고 아시안게임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감도 있기 때문에 부담감은 클 수 밖에 없다. 박 감독은 조심스럽게 "요즘 분위기는 금메달을 따도 본전일 것 같다"고 말하면서 "아무래도 선수들의 부담감이 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박 감독의 말은 단순한 분석이 아니다. 경험담이다. 과거 선수 시절 박 감독은 아시안게임에 두 차례 출전했다.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에서 아시안게임 무대를 경험했다. 당시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98년 방콕에서는 8강 탈락의 수모를 겪었고 부산에서는 4강에서 패한 뒤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해 메달을 따냈다. 두 대회 모두 병역 혜택과는 거리가 멀었다.

특히 박 감독은 98년 방콕 아시안게임을 떠올리며 "상대가 두 명 퇴장 당한 상황에서도 연장전에서 패배해 탈락했다"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당시 한국은 태국과 1-1 무승부를 기록한 후 연장전에 들어갔다. 태국이 두 명 퇴장 당한 상황에서 승리가 예상됐지만 담농에게 프리킥 골든골을 얻어 맞으며 탈락했다. 그만큼 부담감의 무게감이 상당하다는 뜻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말레이시아전 패배로 인해 여론이 상당히 좋지 않다. 하지만 악화된 여론으로 선수들은 더욱 심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 황희찬이나 송범근이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어린 선수들에게 비난은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 비판은 필요하지만 국민들도 언론들도 조금은 차분하게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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