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찬의 선발 출전은 개막전 이후 5개월 만이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 | 임형철 기자] 수원FC는 K리그2 최저 득점 팀이다. 23라운드 부천전 전까지 리그 22경기에서 15골을 넣는 데 그쳤다. 한 경기에서 두 골 이상 넣은 경기도 7월 9일 대전전이 유일했다. 3골 이상 넣은 선수는 미드필더 알렉스가 유일할 정도로 공격력이 좋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1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23라운드에서 5위 부천을 2-0으로 꺾었다. 15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한 그들은 경기 내내 상대를 공격적으로 밀어붙였다. 끝내 상대 수비수 두 명이 수원FC의 공격을 막던 중 퇴장을 당하기까지 했다. 후반 8분에는 비아나, 35분에는 백성동이 모처럼 수원FC의 활발한 골 소식을 전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건 김대의 감독이 새롭게 꺼내든 김동찬과 비아나의 공격 조합이었다. 이날 김대의 감독은 김동찬을 처진 공격수로, 비아나를 최전방에 배치하며 실험에 나섰다. 선발로는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본 두 선수는 각자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긍정적인 인상을 남겼다.

시작부터 두 선수의 조합이 눈에 띄었던 것은 아니다. 발을 맞춰본 적이 없는 데다 초반에는 팀이 좌우 측면만 공략했기 때문에 중앙에서 공을 잡을 일이 없었다. 처진 공격수 김동찬이 볼을 건드리지 못하고 침묵하자 최전방 비아나에게도 여파가 이어졌다. 자신에게 붙은 상대 수비를 흔들어줄 선수가 없어 경기 초반에는 고립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김동찬이 공을 건드리는 횟수를 늘렸다. 팀 동료들이 처진 공격수 김동찬을 활용하기 시작했고 김동찬은 볼을 잡을 때마다 연결고리 임무를 수행했다. 이날 김동찬은 철저히 연계를 중심으로 움직였다. 부천 수비수 임동혁이 퇴장당하기 전부터 브루노에게 공간으로 향하는 패스를 배급해 기회를 창출하기도 했다.

한결 자유로워진 비아나는 부천전 선제골을 기록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동찬의 움직임은 최전방에 고립되어 있던 비아나에게도 도움을 줬다. 김동찬이 페널티 박스 근처를 가로지르며 움직일 때마다 자리를 지키던 상대 수비수들도 김동찬을 따라 움직였다. 급기야 부천의 수비에 균열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동찬의 움직임 덕분에 수비 견제를 떨쳐낸 비아나는 패스를 받으며 경기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보는 데도 김동찬과 비아나의 동선은 겹치지 않았다. 김동찬은 마무리 욕심을 내기보다 미드필더처럼 연계를 위주로 움직였다. 비아나는 최전방에 머물러 수비와의 경합과 공중볼, 득점을 노리는 데 집중했다. 김동찬의 활약 덕분에 아직 팀 동료들과 호흡이 불완전한 비아나의 단점이 상쇄될 수 있었다. 부담을 덜고 최전방에서의 활약에 집중한 비아나는 후반 8분 머리로 선제골을 넣었다.

물론 두 선수의 조합이 완전해 보이지는 않았다. 두 선수끼리 연계를 거쳐 기회를 만드는 과정은 아직 부족했다. 5개월 만에 선발로 출전한 김동찬도 종종 실수를 범했다. 하지만 철저히 이루어진 두 선수의 역할 분담이 서로의 단점을 상쇄하며 조화를 이루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둘의 조합이 더 나아질 가능성이 보였다.

수원FC는 이날 승리로 5위 부천FC와의 승점을 동률로 만들었다. 게다가 바로 아래에서 추격하던 7위 대전, 8위 서울이랜드와의 승점 차도 4점으로 벌렸다. 어렵게 중위권에 도약한 수원FC가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득점력이다. 다행히 처음으로 시도한 김동찬과 비아나 조합이 괜찮은 모습을 보여 빈곤한 득점력을 해결할 하나의 수단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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