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확정 직후 손경호 감독을 헹가래쳐 주는 대구고 선수단.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목동야구장=김현희 기자] 녹색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고교야구 선수들의 뜨거운 승부가 폭염이라는 변수를 이겨내고 8월 13일을 기점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제52회 대통령배 전국 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 일간스포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이하 대통령배) 대망의 결승전에서 하늘은 '대통령 깃발'의 주인으로 대구고등학교를 선택했다. 이는 폭염으로 경기 일정이 몇 차례나 변경되는 어려움 속에서 맞이한 것이기에 그 감격이 더했다. 최종 스코어 10-2.

대구고의 대통령배 우승은 2003년 경주고에 13-1로 승리한 이후 무려 15년 만이다. 그리고 김호은(LG)과 박종윤(넥센) 등을 앞세워 2010년 봉황대기에서 우승한 이후 8년 만에 전국 무대 정상에 섰다. 손경호 감독 부임 이후 첫 우승. 손 감독은 부임 이후 첫 우승과 준우승(황금사자기)을 모두 올해에 이루는 겹경사를 맞이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승 무대에 오른 대구고등학교나 경기고등학교 모두 자신의 학교와 고장을 대표하여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만큼은 명확했다.

경기 전, 양 팀 사령탑은 "이왕 여기까지 올라 왔으니, 우승 욕심을 내 보겠다."라는 말로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경기고는 준결승전 역투를 선보인 에이스 박주성(넥센 1차 지명)을 쓸 수 없었지만, 2학년 유준하를 비롯하여 3학년 선수들을 전원 대기시키는 총력전을 준비했다. 반면, 대구고는 상대적으로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이 많아 한층 여유롭게 경기를 준비할 수 있었지만, 고교야구에서는 어떠한 변수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특히, 결승 무대까지 오른 과정만 놓고 보면 4강전에서 광주일고에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 낸 경기고가 그 기세에서는 아무래도 대구고보다 한 수 위일 수밖에 없었다.

경기 중반까지는 대구고의 페이스였다. 대구고는 1회 말 공격에 들어서자마자 상대 선발 김상훈의 난조를 틈타 밀어내기로 선취점을 냈다. 이에 경기고도 2회 초 공격서 8번 김성현의 희생 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바로 이어진 2회 말 공격서 대구고가 테이블 세터 옥준우-서상호의 연속 적시타로 다시 앞서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4회 말 공격에서는 바뀐 투수 조경원을 상대로 대구고 리드 오프 옥준우가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기록하면서 점수 차이를 더욱 벌렸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매서운 모습을 보여준 옥준우는 5회가 채 끝나기도 전에 혼자 3타점을 기록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그리고 사실상 경기는 여기에서 종료가 된 셈이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경기를 끝내기 아쉬운 듯 7회 말 공격에 들어서면서 8번 조민성이 2타점 쐐기 중전 적시타를 기록한 데 이어 8회에도 상대 에러에 편승하여 3득점하며 우승을 자축했다.

경기고는 6회 초 공격에 들어서면서 무사 만루 찬스를 맞이했지만 6번 김수윤이 병살로 물러나면서 한 점을 추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마운드에서는 대구고 선발 김주섭의 호투가 빛이 났다. 김주섭은 5이닝을 소화하면서 경기고 타선에 단 5피안타 3사사구밖에 내어주지 않으면서 2실점, 결승전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준우승을 차지한 경기고 역시 지난해 4강에 이어 올해에도 결승에 오르면서 유독 대통령배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또 하나의 신화를 만들어갔다.

한편, 대회 최우수 선수로는 팀의 2번 타자로 최선을 다 한 대구고 외야수 서상호가 선정됐다.

※ 제52회 대통령배 전국 고교야구대회 최종 결과

결승전 : 대구고등학교 10-2 서울 경기고등학교

우승 : 대구고등학교

준우승 : 서울 경기고등학교

공동3위 : 서울 신일고등학교, 광주 제일고등학교

대회 최우수선수(MVP) : 대구고 외야수 서상호

우수투수상 : 대구고 투수 김주섭

감투상 : 경기고 투수 박주성

수훈상 : 대구고 외야수 옥준우

미기상 : 대구고 내야수 조민성

타격상 : 광주일고 내야수 이승진(12타수 7안타, 타율 0.583)

최다타점상 : 대구고 포수 현원회(9타점)

최다안타상 : 대구고 외야수 옥준우(12안타)

최다홈런상 : 성남고 내야수 장이재(2홈런)

도루상 : 대구고 외야수 서상호(8개)

감독상 : 대구고등학교 감독 손경호

지도상 : 대구고등학교 야구부장교사 배창식

공로상 : 대구고등학교장 김재원

모범심판상 :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심판위원 조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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