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집해제 눈 앞’ 양평 고광민, “서울 경기 다 챙겨본다”


고광민 양평fc
고광민 역시 팬들을 잊지 않고 있었다.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ㅣ남윤성 기자] FC서울의 클럽 하우스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는 리오넬 메시가 부럽지 않았다. 2군 경기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쳐 팬들 사이에서 ‘구리 메시’라 불렸던 이 선수는 3년 후인 2014년 비로소 본인의 이름 세 글자를 팬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빠른 스피드와 왕성한 활동량,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한 순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는 2년 뒤 소속팀의 리그 우승과 함께 갑작스럽게 입대하며 홀연히 사라졌다.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입대 소식을 접한 팬들은 말 그대로 ‘멘붕’을 겪어야 했다. 당장 다음 시즌 그가 없는 왼쪽 측면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FC서울의 많은 팬들의 고광민을 그리워하고 있는 이유다. 이제는 35도의 폭염과 땡볕 아래에서 경기하는 게 익숙해졌다는 고광민을 경기도 양평군 용문생활체육공원에서 만날 수 있었다.

2016년 대표팀 소집, 리그 우승 등 겹경사를 맞으며 전성기에 올랐다. 하지만 갑작스런 입대 소식에 팬들은 ‘멘붕’을 겪어야 했다. 말도 없이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뭔가.
“지금에서야 말하자면 당시 입대를 위한 나이가 꽉 차서 방법이 도저히 없었다. 그리고 전부터 영장이 나온다면 바로 입대할 계획이었다. 때마침 시즌이 끝나고 알맞은 시기에 영장이 나와서 어쩔 수 없이 입대했다. 제대로 인사도 못 드리고 급하게 떠나 아직까지도 팬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팬들이 당신을 그리워하고 있다. 이 자리를 빌려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입대 직전까지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그리워 해주시는 것 같다. 하지만 소집해제가 얼마 남지 않았다. 최근 서울이 힘든 상황에 놓인 걸 보면서 나도 가슴이 아팠다. 소집해제 후 즉시 팀에 도움을 보탤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열심히 몸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2년 전처럼 좋은 활약, 꾸준한 모습 보이도록 노력할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

소집해제가 얼마 남지 않았다. 서울 경기는 자주 챙겨보고 있나.
“한 경기도 빠짐없이 챙겨보고 있다. 복귀 후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할지 어떻게 하면 팀을 도울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착실히 준비하는 중이다. 이제 소집해제가 정말 얼마 안 남았다. 복귀 후 팀에 빠르게 녹아들 수 있도록 잘 준비하려고 한다.”

오늘 경기에서 주장을 맡았다. ‘고고라인’을 함께 이끌었던 고요한도 최근 주장으로 임명됐다. 같은 주장으로서 고요한에게 전해줄 말이 있나.
“나는 당장 오늘 경기에서 완장을 찰 사람이 없어 잠시 주장을 맡은 거다. 서울에서 레전드나 다름없는 요한이랑 나랑 비교가 되겠나. 서울에 있을 때도 요한이한테 맨날 혼났다. 그만큼 원래부터 리더십이 뛰어났고 승부욕도 강했다. 그래서 주장 완장이 더 잘 어울리는 거 같다. 주장으로서 훌륭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아 기대가 많이 되고 있다.”

최근 윤석영이 이적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또 시즌이 끝나 새로운 선수들이 합류하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텐데.
“소집해제 전 최대한 몸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프로에서 경쟁은 당연한 것이다. 동계훈련 직전에 서울로 복귀하는데, 새로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그리고 팬들이 기대하는 모습으로 팀에 합류할 수 있도록 남은 시간 열심히 몸 만들어 복귀하겠다.”

군경팀이 아닌 K3리그를 선택한 이유가 뭔가. 그 정도로 몸이 안 좋았던 것인가.
“뛰지 못할 정도로 아픈 건 아니다. 다만 2015년에 스스로도 느껴질 정도로 몸이 좋았고 그러다보니 욕심이 났다. 시즌을 마치고 당장 군경팀 입대를 할 것인지 아니면 1년을 더 뛰고 K3로 갈지 기로에 서있었다. 내 선택은 후자였다. 어쩔 수 없이 K3에 입대해야 했지만 그때 상황이 그랬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다.”

서울에서 뛰던 것과는 달리 현재는 상황이 열악하다. 무더위 속에서 경기를 펼쳐야 하고 볼 보이가 없어 선수가 직접 공을 가져와야 한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지 않나.
“처음에는 진짜 적응이 안 됐다. 밖으로 나간 공을 선수가 직접 주워 와야 한다니. 보면 볼수록 신기했다. 하지만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하지 않던가. 적응이 되니 이곳만의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인간미가 넘친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 같다. 하지만 관중이 적다는 건 아쉽다. 관중이 많아야 선수들도 뛸 맛이 나고 없던 힘도 저절로 생긴다. 정말 누구보다 열심히 운동하는 친구들이다. 팬들이 K3리그에도 보다 많은 관심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

공익 근무는 어디서 하고 있나. 일은 좀 편한가.
“양평시 체육회에서 근무하고 있다. 일단 고정된 역할이 없다. 서울에서 왼쪽 풀백에 익숙했던 나로선 적응이 쉽지 않았던 또 다른 이유였다. 이것저것 보조를 맡는다는 표현으로 포장할 수 있겠지만 사실은 잡일이다. 돌이켜보면 선수로서 항상 보조하는 역할에 주력했던 것 같다. 어디에서나 이런 역할이 내겐 제격인 것 같다.”

내 친구는 공익 요원 시절 커피 타는 게 하루 일과였다던데 당신은 어떤가.
“요즘 자기 커피는 자기가 타 먹는다. 나이를 먹고 입대해서 그런지 많이들 배려해주신다. 이전까지 운동만 하느라 제대로 된 사회생활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어려웠다. 하지만 이젠 문제없다. 힘쓰는 일이라면 기꺼이 나설 테니 불러만 달라. 지금의 경험들이 색다르고 재밌게 느껴진다. 하지만 날 알아보는 사람이 없어 아쉽다. 소집해제 후 복귀에 의지가 더욱 불타오르는 이유 중 하나다.”

양평FC에서 잔여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리그에서 팀 부진이 계속 되고 있다. 잔류는 당연한 목표고 분위기를 한 번 제대로 타서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다치지 않고 몸 관리 잘해서 복귀하자마자 서울에서 내가 잘하는 보조 역할을 하길 기대하고 있다.”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자신을 기억해주는 팬들에 보답하기 위해 또 K3리그 진출이 퇴보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고광민은 오늘도 무더위 속에서 이를 갈고 있다.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며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는 고광민의 서울에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skadbstjdsla@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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