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3 리틀리그(인터미디어트) 대표팀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리틀야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 | 김현희 기자] 대한민국 야구의 근간(根幹)은 아마야구에 있다는 사실은 프로야구에 종사하는 이들도 모두 인정하는 부분이다. 비록 폭넓은 지원은 실행하지 못하고 있지만, 야구 하는 인재들이 많아져야 프로에서 불러 주는 이들도 많아지는 법이다. 이들 중에서도 아마야구의 기저(基底)에 존재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초등/중학생들이 중심이 된 유소년 및 리틀야구다. 리틀리그건 엘리트 야구건 간에, 이러한 선수들이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고교까지 야구공을 놓지 않아야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있는 것이다. 프로 스카우트 팀이 유독 현장에서 유소년들이 몸담고 있는 분야에 더욱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유소년 야구는 대한민국 야구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극히 적었다. 야구를 시키는 학부모들 외에는 큰 관심을 갖지 않았고, 매스미디어 역시 주로 프로/고교야구 등 대한민국의 현재를 보여주는 데에만 집중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무관심 속에서도 유소년 선수들은 1984년, 1985년에 미국 윌리엄스포트에서 열린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김경원(두산 코치), 심재학(넥센 코치) 등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하는 등 몇 차례 불꽃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후 29년간 잠잠했던 이 불꽃은 2014년에 황재영(배재고), 최해찬(성남고), 안동환(신일고) 등을 앞세운 리틀리그 대표팀이 사상 세 번째로 우승에 성공하면서 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경사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이듬해(2015년)에는 이동수 감독(중구리틀야구단 소속)이 이끄는 리틀야구 대표팀이 13세 대회(인터미디어트) 월드시리즈마저 우승했기 때문이었다. 2년에 걸친 우승 소식은 그 동안 기대를 가지지 않았던 리틀야구에 한줄기 빛을 비췄다느 점에서 큰 의의를 찾을 수 있었다.

'3년 만에 우승' U-13 대표팀, U-12 대표팀에도 긍정적 영향 미친다

메이저 대회(U-12)와 인터미디어트 대회(U-13)의 연속 우승 소식은 후배들이 더 큰 무대로 향할 수 있는 물꼬를 터 줬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이후 대표팀은 2016년에 또 다시 미국 윌리엄스포트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으면서 인터네셔널리그 우승(미국 외의 국가간 경쟁에서 1위), 통합 월드시리즈 준우승(미국 1위팀 미드 애틀란틱에 1-2 패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뿐만 아니었다. 비록 우승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지난해에도 아시아-태평양지역을 대표하여 윌리엄스포트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올해에도 지역 예선전에서 강호 타이완에 승리하는 모습을 선보이며 3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야구를 사랑하는 이들이 죽기 전에 꼭 봐야 하는 것이 리틀리그다. 말 그대로 야구의 기본이 그라운드에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한국리틀야구연맹제공

이러한 가운데 13세 이하 대표팀이 먼저 승전보를 알려왔다. 이미 아시아 지역 결승전에서 일본을 만나 9-0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선보였던 대표팀이 3년 만에 인터미디어트 대회(U-13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 소식을 알려왔기 때문이었다. 이미 4년 연속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것만으로도 큰 박수를 받았던 이들은 미국(CA District 57)과의 최종 결승전에서도 압도적인 우위 끝에 10-0으로 완승했다. 3년 전, 선배들이 첫 우승을 일궈 낸 이후 벌써 두 번째로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것이다. 2013년 시작된 짧은 역사를 감안해 본다면, 어린 태극전사들이 대단한 일을 해 낸 것이다.

물론, 리틀리그 메이저 대회격인 12세 이하 리틀리그 월드시리즈보다 참가팀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점차 이에 대한 참가국이 늘어나면서 권위 또한 자연스럽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짧은 역사에 비해 리틀리그 국가대표팀은 우승 2번, 준우승 1번(2016년)이라는 성과를 낸 것이다. 결국 이들의 힘이 향후 중학, 고교, 대학, 프로야구를 이끄는 바탕이 되는 것이다. 올해에는 U-12, U-13 대표팀 모두 미국 본선 무대에 진출한 가운데, U-13 대표팀 '형님'들이 먼저 일을 낸 것이다.

형님들의 활약으로 자연스럽게 시선은 오는 16일부터 '리틀야구의 성지', 미국 윌리엄스포트에서 열리는 메이저 대회(U-12)에 쏠리고 있다. 물론, 수많은 참가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본선 무대를 밟은 것만으로도 어린 태극 전사들에게 박수를 쳐 주는 것이 맞다. 그러나 이미 형님들의 선전을 본 메이저 대표팀 선수들 역시 자연스럽게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최해찬(성남고)을 비롯하여 4년 전 우승의 감격을 맛본 선수들은 후배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건승을 기원하고 있다. 여기저기에서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해 오는 가운데, 메이저 대표팀 역시 리틀야구의 성지에서 좋은 소식을 전달해 올지 지켜볼 만하다.

△ 감독 = 진승철

△ 코치 = 기영주, 박형식

△ 선수 = 김현원, 박태완, 이다헌, 김승주, 이성현, 이승현, 나우현, 이기창, 이현욱, 오담우, 이승준, 신정우, 황준성

※ 야구 리틀리그 참가 기준은?

2013년을 기점으로 13세 이하 대회가 열렸지만, 사실 리틀야구는 통상적으로 중학교 1학년(만 12세) 이하 선수들까지만 참가할 수 있다. 중학교 1학년 여름 방학까지만 참가하고, 이후에는 학교 야구부로 진학하여 본격적인 중학 야구부 생활을 이어간다. 13세 대회 개최 이후에는 이러한 패턴도 조금씩 변화하는 듯 보이지만, 기본적인 큰 흐름은 변화하지 않고 있다. 다만, 김라경(現 서울 후라)이나 박민서처럼 여자 선수들이 합류하는 경우에는 중학교 3학년까지 리틀리그에서 뛸 수 있다. 최근 3년간 언론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성동구 리틀야구단의 박민서는 야구단과 가까운 행당중학교에 입학, 올해 벌써 2학년이 됐다. 학업을 병행하면서 야구를 하겠다는 아버지 박철희씨와의 약속에 따라 철저하게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3년 전 같은 대회에서 우승을 견인했던 이들이 정상적으로 중학 야구부에 진학했다면, 올해 고교 1학년생이 되어야 한다. 일부는 한국 나이가 아닌, '만 13세'에 맞춰서 출전자 명단을 작성하다보니, 2001년 10월 이후 출생자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중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등록된 인원은 아래와 같다. 2명은 개명으로 인하여 소재 파악이 안 되었을 가능성이나 중학교 유급 가능성, 혹은 리틀야구 시절의 추억을 간직한 채 보통 학생으로 공부에 매진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중 일부는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실전에 투입된 경우도 있다.

야구를 사랑하는 이들이 죽기 전에 꼭 봐야 하는 것이 리틀리그다. 말 그대로 야구의 기본이 그라운드에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한국리틀야구연맹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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