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림이 남친’ 김영찬 “아버님과 술 마신 뒤 편해져”

안양 김영찬
'예림이 남자친구' 김영찬과 경기 후 만났다.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안양=김현회 기자] K리그2 FC안양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는 누구일까. 고양자이크로부터 강원FC, 대구FC, 서울이랜드 등을 거친 ‘2부리그의 왕자’ 알렉스? 지금은 군대에 갔지만 이름 만큼이나 잘 어울리는 등번호로 유명했던 구대영? 올 시즌 주장을 맡았던 주현재? 다들 훌륭한 선수들이지만 오늘 소개할 선수 만큼은 아니다. 누구기에 이렇게 뜸을 들이나 싶은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선수의 소개를 들어보면 다들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K리그2 선수 중에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 1위에 세 번이나 오른 이는 없다. FC안양 홍보팀에서는 이 선수 관련 기사가 한 번에 몇 개까지 나오는지 세어보다가 80개까지 세어본 적도 있다.

바로 김영찬이 그 주인공이다. 이름만 들으면 축구를 잘 모르는 이들은 고개를 갸우뚱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설명을 들어보면 다들 한 번은 들어봤을 것이다. ‘개그계의 대부’ 이경규의 딸 이예림의 남자친구가 축구선수라는 건 다들 알고 있다. 그렇다. 바로 김영찬이 ‘예림이의 남자친구’이다. 그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 1위에도 오르며 연예사가 모두에게 공개됐다. 축구선수지만 축구보다는 ‘예림이 남자친구’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FC안양에서, 아니 K리그2에서 그보다 많은 기사를 뽑아낸 선수는 없을 것이다.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 1위에 오를 때마다 그와 관련된 기사들이 쏟아진다. 알렉스도 구대영도 주현재도 이만큼은 아니다.

하지만 그를 향한 관심은 대부분 여자친구와 여자친구의 아버지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의 진지한 축구 이야기도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왔다. 리그 6년차 수비수인 김영찬은 최강팀인 전북현대에서 데뷔했지만 이후 임대만 세 팀을 거치며 멋진 도전을 하고 있다. 그리고 올 시즌 김영찬은 FC안양 중심축으로서의 역할도 든든히 해주고 있다. 어제(5일) FC안양과 안산그리너스의 경기가 끝난 뒤 김영찬을 만났다. 아직까지는 ‘예림이 남자친구’로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그와 축구 이야기를 좀 더 진지하게 나눠봤다.

안양 김영찬
김영찬은 올 시즌 안양으로 임대돼 활약 중이다. ⓒ프로축구연맹

반갑다.
나도 반갑다.

네이버 검색 순위 1위를 세 번이나 한 유명한 분을 만나게 돼 영광이다.
아니다. 나도 당신이 쓰는 칼럼을 잘 보고 있다.

고맙다. 오늘 안산을 상대로 극적인 3-2 승리를 거뒀다.
지난 경기에서 우리 공격수들이 세 골이나 넣고도 부산아이파크에 3-4로 패했다. 중앙 수비수로서 공격수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그렇게 많은 골을 넣고도 패했으니 수비수 입장에서는 면목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승리를 거둘 수 있어 다행이다. 마지막까지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하면서 종료 직전 극적인 골을 넣으며 이길 수 있었다.

그래도 최근 6경기 연속 무득점이었던 안산에 두 골이나 내준 건 반성해야 한다.
물론이다. 경기 초반에 집중을 잘 하지 못했다. 안산이 연패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준비를 잘 해왔더라. 초반에는 흔들렸지만 이후에 집중하고 정신을 차렸다.

사실 나도 네이버 검색 순위에서 두 번 1위를 해봤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알고 있다. 말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아직 세 번째 1위는 못해봤다. 검색 순위 1위를 세 번이나 해보니 어떤가. 이거 K리그 선수는 아무나 못하는 대기록이다.
검색 순위 1위를 하니 길을 가다가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있다. 정말 놀랐다. 모든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앞으로 내가 처신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래도 아직 스포츠면보다는 연예면에 더 많이 나온 선수다.
팀에서 같이 뛰는 형들도 늘 그런다. 우스갯소리도 “영찬아 너는 스포츠면에 나와야 하는데 왜 자꾸 연예면에만 나오느냐”고 한다. 그럴 때면 “앞으로 스포츠면에도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하긴 하는데 아직은 연예부 기자들의 관심을 더 많이 받는 것 같다. 검색 순위 1위에 오를 때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받으면 연예부 기자 분이 “이경규 씨가 이렇게 언급해서 검색 순위 1위에 올랐는데 한 마디 해달라”고 한다.

우리나라 스포츠 기자들보다는 그래도 연예부 기자들이 훨씬 더 열심히 일하는 것 같다.
아버님(이경규)께 한 마디 해달라고 하면 그걸 마다하기도 그렇다. 아버님이 방송에서 나를 언급해 주셔서 내가 그렇게 관심을 받는 건데 연예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는 것도 뭔가 아버님의 관심까지 마다하는 것 같아 전화 인터뷰에 응했었다.

이경규 김영찬
여자친구의 아버지가 이경규라면 어떤 기분일까. ⓒ방송 화면 캡처

얼마 전에도 이경규 씨가 방송에서 당신을 언급하며 K리그를 더 사랑해야 한다고 말해 당신이 검색 순위 1위에 올랐다.
감사한 마음이다. 그런 이야기도 해주시고 방송에서 K리그까지 언급해 주셔서 감사하다. 아버님이 아직까지 경기장에 오신 적은 없는데 언제 한 번 보러 오신다고는 하셨다. 워낙 보는 눈이 많아 부담이 되실 수도 있고 바쁘셔서 언제 오실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말씀만이라도 고맙다.

여자친구의 아버지는 자주 만나나.
연말에도 인사를 드리고 휴가를 길게 받으면 한 번씩 뵙고 인사드린다. 밥도 잘 사주신다. 처음에는 아버님이 정말 어려웠었는데 이제는 굉장히 편하게 대해주신다.

호통 치는 이경규 씨의 모습이 떠올라 생각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힌다. 여자친구의 아버님이 이경규 씨라면 얼굴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긴장될 것 같다.
나도 처음에는 그랬는데 이제는 괜찮아졌다. 한 번씩 같이 술도 마신다. 그럴 때면 워낙 말씀도 재미있게 해주셔서 금방 편해졌다.

여자친구는 경기를 보러 자주 오나. 구단 관계자에게 물어봤더니 한 번도 경기장에 오지 않은 걸로 알고 있더라.
아니다. 자주 왔다. 그런데 늘 경기장에 오면 관계자들이 몰려 있는 본부석이 아니라 가변석 한 켠에서 경기만 몰래 조용히 보고 가 사람들이 잘 모른다. 경기 전에 보면 나는 여자친구가 딱 보인다. 그런데 구단에서는 조용히 왔다가 조용히 사라지니 잘 모르는 것 같다. 요즘은 여자친구가 JTBC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을 촬영 중이라 바빠 오늘 경기장에는 오지 못했다.

그래도 요즘에는 여자친구가 경기장에 오는 맛이 날 것 같다. 남자친구인 당신이 팀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지 않은가.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안양이다. 여기에서 태어나 성인이 된 뒤에 부모님이 수지로 이사를 가시기 전까지는 쭉 안양에 살았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 손을 잡고 이 경기장에서 경기를 봤는데 이 팀에서 뛰게 될 줄은 몰랐다. 이 경기장에서 뛰면서 드는 생각이 많다. 경기에 나설 수 있어 너무 행복하고 나를 믿어주는 이들이 있어 감사하다. 하지만 나를 믿어주는 만큼 성적이 좋았으면 하는데 성적이 거기에 미치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다.

김영찬 이예림
“예림이 그 패 봐봐. 장이야?” 이예림에게 김영찬이라는 패야 말로 ‘짱’이다.

2013년 전북에 입단해 임대만 세 번째다. 대구FC와 수원FC를 거쳤고 안양에도 오게 됐다. ‘임대 전문 선수’ 같다.
이제 임대 선수 생활도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겼다. 2013년 전북에서 데뷔한 시즌에 대구FC로 임대를 갔을 때는 적응을 잘 하지 못했다. 거기에 부상까지 당해 6경기에 출장하는데 그쳤다. 그런데 이제는 임대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적응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 노하우를 말해 달라.
내가 기존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야 한다. 임대 선수는 어차피 떠날 사람이니 팀에서 대충하고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동료도 있다. 그런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대화를 하고 교감하는 게 중요하다. 더군다나 안양에서는 적응이 더 빨랐다. 부모님 댁이 이 경기장에서 20분 거리다. 어릴 때부터 축구를 하면서 부모님과 이렇게 같이 지내본 적이 별로 없는데 안양으로 임대를 오면서 부모님과 함께 지내고 있다. 편하게 집에서 왔다 갔다 하니 안정도 됐다. 감독님과 코치들도 다 잘해준다.

쟁쟁한 전북에서 경쟁해야 했다. 늘 이게 버겁지는 않았나.
2016년에는 전북에서도 꽤 많은 경기에 나섰다. 최강희 감독님이 좋게 봐주셔서 리그에서만 12경기를 뛰었다. 그때 전북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도 했다. 나에게는 좋은 기억이다. U-23 대표팀에도 뽑혔고 전북에서 재계약을 제의해 재계약도 하게 됐다. 하지만 지난 시즌 초반에 오른쪽 무릎 연골 수술을 했다. 전북에는 내 포지션에 워낙 강한 선수들이 많은데 초반부터 경쟁을 제대로 해도 모자랄 판에 내가 수술을 한 뒤 경쟁하려 하니 아예 경쟁이 안 되더라. 내가 뛸 자리가 없었다. 더군다나 전북은 지난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도 나가지 못해 나에게 기회가 더 돌아오지 않았다.

힘든 시기였을 것 같다.
전북이 대우가 좋은 팀이라 돈은 그래도 벌었다. 그런데 선수로서는 행복하지가 않더라. 선수는 경기에 나가지 못하면 행복할 수가 없다. 올 시즌에는 그래서 딱 하나만 생각했다. K리그1이나 K리그2를 따지지 않고 나를 정말 원하는 팀에서 뛰어보고 싶었다. 내가 팀을 선택하는 기준은 딱 그거 하나였다. 그런데 안양이 나를 불러줬다. 내 고향이고 어릴 때부터 관심을 가졌던 곳에서 뛰게 돼 너무 신기하다. 1년 임대 계약으로 오게 됐다.

전북 김영찬
김영차는 전북에서 데뷔했지만 계속해서 임대 생활을 이어 나가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안양이 당신을 간절하게 원했나.
올 시즌을 앞두고 안양에 고정운 감독님이 부임하셨다는 걸 기사를 통해 보게 됐다. 그리고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생활하는데 어느 날은 고정운 감독님을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만나게 됐다. ‘어? 저 분 안양 감독님인데 여기 왜 계시지?’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나중에 최강희 감독님과 고정운 감독님께 모두 들은 이야기였는데 고정운 감독님이 나를 원해서 임대 제안을 하러 전북까지 오신 거였다. 그런 관심 하나하나가 와 닿았다.

오늘 경기가 올 시즌 20번째 출장이다. 지금까지 당신이 한 시즌에 가장 많이 뛰었던 경기수는 2014년 수원FC에서 소화한 19경기였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당신은 오늘 당신 스스로의 기록을 깨며 한 시즌 최다 출장했다. 알고 있었나.
나는 알고 있었다. 사실 올 시즌을 앞두고 K리그1의 다른 팀에서도 임대 제안이 있었다. 그런데 그 팀에서는 나를 정말로 필요로 하기 보다는 “올 거면 오라”는 식이었다. 나를 정말 원하는 팀에 와 이렇게 경기를 뛰게 돼 다행이다. 나에게는 사실 이게 도박과도 같은 선택이긴 했다.

여자친구는 임대 이후 당신의 활약을 어떻게 평가하나. 예림이는 이 임대라는 패를 장이라고 생각하나.
여자친구가 그런 거까지는 잘 모른다. 축구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그냥 전북에 있을 때보다는 가까운 곳에 있어서 더 자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좋아한다. 드라마 촬영 중이라 바쁘지만 틈틈이 잘 만나고 있다.

혹시 결혼 생각은 없나. 우리가 단독 기사로 내고 싶다. 지금 공개해 달라.
서로 생각은 있다. 진지하게 만나는 중이다. 하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결혼 이야기를 하기에는 좀 이르지 않나 싶다. 나는 만으로 24살이고 여자친구는 23살이다. 일단은 지금처럼 예쁘게 만나고 싶다.

전국민이 ‘예림이 남자친구’를 다 안다. 부담도 있을 것 같다.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책임감을 느낀다.

책임감보다는 불편한 게 더 클 수도 있다. 나는 연애를 할 때 다른 자리에서 “여자친구 없다”고 뻥을 자주 쳤었는데 당신은 그럴 수 없다.
그럴 생각은 없어서 딱히 불편한 건 모르겠다.

안양 김영찬
‘예림이 남자친구’도 좋지만 ‘축구선수 김영찬’으로 더 주목받는 날이 오길 응원한다. ⓒ프로축구연맹

알겠다. 그런데 안양에는 올 시즌 유독 부상자가 많고 특히나 중앙 수비는 당신을 빼고 대부분이 부상을 당했다. 수비 파트너가 너무 자주 바뀐다.
팀에 보탬을 줄만한 동료들이 대거 부상을 당해 힘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내가 빨리 적응해야 하는 부분이다. 내가 그라운드에서 동료들에게 말을 많이 하고 이끌어 준다면 문제가 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 옆에서 동료들도 잘 도와줘 수비 파트너가 계속 바뀌는 점에 대해 불만은 없다. 어렵지만 우리가 헤쳐 나가야 한다.

앞으로 연예면이 아닌 스포츠면에 더 자주 나오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걸 보완해야 할까.
축구가 전체적으로 부족하다. 수비수로서 가져야 할 것들을 더 골고루 갖춰야 한다. 전북에 있을 때 최강희 감독님도 “늘 미안한 선수 중에 네가 첫 번째다”라고 하셨는데 결국 냉정하게 따져보면 내가 못해서 자리를 잡지 못한 거다. 헤딩은 자신 있는 편인데 헤딩으로도 뭔가 더 강력한 걸 보여줘야 한다. 아직 리그에서 골이 없는데 오늘은 헤딩으로 하나 넣나 싶었다. 늘 잘한다고 생각하는 수비수들의 영상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다. 앞으로는 연예면보다는 그래도 스포츠면에 더 자주 나오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알겠다. 이제 어디로 가나.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나.
여자친구는 드라마 촬영 때문에 바쁘다. 나도 오늘은 너무 많이 뛰어 힘들다. 집에 가서 쉴 생각이다.

많은 이들은 김영찬의 연애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는 축구선수로서도 우여곡절을 겪으며 성장했다. 그의 도전기는 축구팬들에게도 흥미롭다. 김영찬은 리그 최강팀 전북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한 시즌만 밀려나도 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 전북에서 재계약을 하며 생존해 왔다. 그리고 세 번째 임대를 떠나서는 팀의 주축 수비수로 활약 중이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지만 그는 이번 시즌에 벌써 개인 통산 리그 최다 출장의 기록을 세웠다. ‘예림이의 남자친구’로서가 아닌 ‘축구선수 김영찬’으로서도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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