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배] 우승후보 대거 탈락, ‘누가 이겨도 이상할 것 없네?’

서울고는 지난해 대통령배 우승팀이다. 이 팀이 1년 만에 1회전에서 탈락하리라 예상한 이들은 없었다.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목동야구장=김현희 기자] 현재 목동야구장에서는 제52회 대통령배 고교야구가 한창이다. 지난 7월 28일부터 시작, 폭염으로 인하여 다소 일정이 지연되긴 했어도 1회전을 비롯하여 32강전까지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 안에서 지방팀들의 체류비용이 증가하는 애로사항이 존재했으나, 이 모든 사항도 모두 선수 보호를 위한다는 명분 안에서는 동문회와 학부모들, 그리고 코칭스태프까지 부담을 나눠 가지려는 움직임도 보이기도 했다.

대통령배 대회는 다양한 사연을 지닌 팀들이 많이 출전했다. 일단, 출전 기준부터가 지난해와는 달랐다. 주말리그 우승팀에게 출전 자격을 부여하던 것을 ‘전/후반기 왕중왕전(즉, 황금사자기 및 청룡기 선수권대회)’ 16강전 이상 진출팀에게 먼저 자격을 부여했다. 그리고 전/후반기 왕중왕전 2개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팀들에게도 자격 요건을 부여, 이제까지 본선 무대에서 얼굴을 보기 힘들었던 전국의 유망주들을 두루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지방 주말리그 관전이 어려웠던 일부 프로구단 스카우트 팀에게 대통령배는 또 다른 정보 수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분명 유의미한 대회임에 틀림없다.

‘디펜딩 챔프’, 서울고 충격의 1회전 탈락.
우승 후보 덕수 잡은 대전고도 경남에 ‘발목’

그래서 이번 대통령배 대회는 앞선 두 개 대회보다도 많은, 무려 50개 팀이 출전 신청서를 낼 수 있었다. 조기 탈락이 예상됐던 팀들의 약진 소식도 상당이 놀라웠지만, 더 놀라운 것은 지난해 우승팀 서울고의 1회전 탈락이었다. 서울고는 1회전에서 경기 라온고등학교를 만났지만, 정세진의 호투 속에 타선이 이렇다 할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며 0-7 패배를 감수해야 했다.

산발 4안타에 그친 것도 그러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나온 병살타 두 개가 그나마 잡을 수 있었던 득점 찬스를 무위로 만들어 버리는 결과를 낳게 됐다. 반대로 강봉수 감독이 이끄는 라온고는 정우영, 최현일 등 올해 프로 지명이 유력한 서울고 투수들을 상대로 무려 13안타나 뽑아내는 화력 쇼를 선보였다. 전년도 우승팀이라는 이름값에 주눅들지 않고, 최선을 다 한 결과이기도 했다. 이로써 서울고는 황금사자기, 청룡기 선수권에 이어 대통령배마저 조기 탈락하면서 봉황대기 이후를 기대해야 했다.

또 다른 다크호스로 떠오른 덕수고도 대전고에 발목이 잡히는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1학년생 에이스 장재영을 포함하여 가장 안정적인 2학년 좌완 에이스 정구범 모두를 내고도 패했다는 점이 치명적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대전고도 32강전에서 탄탄한 전력을 갖춘 경남고에 패하는 등 서로 물고 물리는 혼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서로 엇비슷한 전력의 두 팀, 장충고와 경북고의 대결은 연장 승부까지 진행된 혈투 끝에 4번 배성렬의 끝내기타를 앞세운 경북고가 16강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이러한 재미있는 일정 속에서 그 동안 모습을 드러내 보이지 않았던 지방의 다크호스들도 16강에 안착하면서 자신의 재주를 드러내 보이기 시작했다.

경북고와 대구고, 두 대구 라이벌은 16강에서 만난다. ⓒ스포츠니어스

그 중 가장 관심을 받는 팀은 화순고다. 홈런타자 김건웅이 버틴 화순고는 사실 지난해 대통령배 1회전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던 경험이 있었다. 당시 강백호(KT)가 버티고 있던 서울고를 1회전에서 만났던 화순고는 연장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며 그 해 우승팀을 괴롭힌 바 있다.

만약에 당시 이재원(LG)의 타구가 에러로 연결되지 않았다면, 그 해 대통령기의 주인은 바뀌었을 수 있었다. 주말리그에서도 범상치 않은 모습을 보였지만, 지역 쿼터에 막혀 전/후반기 왕중왕전에 나설 수 없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그 외인구단이 이번 대회에 힘을 내면서 강원고, 율곡고를 연파, 꽤 오랜만에 전국 16강 무대에 올랐다.

화순고와 16강전에서 만나게 될 소래고 역시 비슷한 사연을 지니고 있다. 서장민(강릉고) 등 좋은 선수들이 전학을 선택한 가운데, 김병조 감독은 야수를 투수로 보직 이동 시키는 고육책을 쓰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투수가 신동재였다. 그 신동재가 주말리그에서 펄펄 날아다니며, 에이스 이지강과 원투 펀치를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본선 무대에서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잠시 주춤할 법했지만, 그 사이에 재활을 마친 에이스 김현수까지 합류한 것이 상당히 큰 힘이 됐다. 이에 대통령배 대회에서는 성지고와 광주진흥고를 연파, 16강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서로 사연이 비슷한 양 팀의 맞대결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주 : 양 팀의 대결은 오는 7일 오후 6시에 열린다).

32강전 일정은 오는 7일 오후 3시에 모두 끝이 난다. 이 과정 속에서도 신생팀간의 맞대결(부산정보고 vs 비봉고)을 비롯하여 지역 라이벌전(부산고 vs 부산공업고) 경기도 있다. 우승을 노렸던 강팀들이 대거 탈락한 대통령배에서 16강 이후 우승을 바라보는 팀이 어디가 될지 지켜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것이다.

폭염으로 인하여 11시 30분 경기가 대부분 중단된 가운데 시행되는 대통령배는 1일 2경기가 시행되는 날에는 아침 9시와 오후 6시에만 경기가 열리고, 1일 3경기가 시행되는 날에는 9시, 15시, 18시에 경기가 열린다. 8월 8일까지는 1일 3경기가 열리며, 9일부터는 다시 11시 경기가 재개되어 1일 4경기가 열린다.

eugenephil@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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