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고교야구 슈퍼루키로 선정된 10명의 유망주.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김현희 기자] 황금사자기, 청룡기 선수권 대회를 포함하여 2018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후반기 왕중왕전 일정이 모두 마감되어 잔여 전국대회 진행이 한창인 가운데, 각 권역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들 역시 하나, 둘씩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큰 경기에 강한 학교/선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짐과 동시에 전국 본선무대에서 야구장을 찾는 프로구단 스카우트 팀이 주목하는 점과 일치한다.

이제 황금사자와 청룡 여의주의 주인까지 결정된 2018 고교야구. 그러나 시즌이 끝난 것이 아니다. 대통령배와 봉황대기, 그리고 한동안 치러지지 않았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대회까지 남아있다. 이러한 일정을 소화하며 그라운드에서 점차 자신의 재주를 드러내 보이려는 고교 3학년 야구돌(야구+아이돌)들. 시즌 시작부터 현재까지 프로 스카우트 및 팬들의 눈에는 어떠한 선수가 눈에 띄었을까? 그 동안의 성적, 그리고 프로구단 일부 스카우트 팀과 각 학교 감독들의 자문을 얻음과 동시에 필자가 전국을 돌면서 직접 목격한 장면을 종합하여 '2018년 주목해야 할 슈퍼루키 20명'을 각 포지션별로 한 명씩 선정해 보았다.

물론 이들이 100% 프로에 진출한다는 보장은 없다. 이는 매년 본 고를 작성할 때마다 늘 고민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고교야구를 잘 모르는 이들도 향후 신인지명 회의에서 '저러한 선수도 있었구나'라는 생각만 가져 주면 좋을 것이라 본다. 분야는 투수 2명(우완/좌완투수 각 1명), 포수 1명, 내야수 4명, 외야수 3명 등 모두 10명으로 하되, 1편과 2편으로 나누어서 총 20명의 유망주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한다. 다만, 1편과 2편에 등장하는 루키들의 순위를 매기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님을 다시 한 번 더 밝히고자 한다.

우완 투수 : 경북고 투수 원태인

1차 지명 이후 부모님과 사진 촬영에 임한 원태인. ⓒ스포츠니어스

지난해 '베이징 키즈 1세대'와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많은 우완 속구 투수 재원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됐다. 꽤 많은 숫자가 모이다 보니, 프로 스카우트 팀도 싫지만은 않은 눈치였다. 이들 주목받는 이들은 대부분 140km 중/후반대의 볼을 쉽게 던진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정하기 어려웠던 포지션이 바로 우완투수였다. 하지만, 올해 우완 최대어가 경북고 에이스 원태인이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필요는 없을 듯 싶다.

이미 경복중학교 시절부터 145km를 던지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 예상대로 착실히 성장하면서 좋은 인재로 거듭났기 때문이었다. 올해 정통파 우완 투수 가운데 가장 빠른 볼을 던지는 것과는 별도로 야구를 대하는 태도와 멘탈 모두 프로급이라는 평가다. 아버지 원민구 경복중 감독으로부터 착실하게 배운 결과가 그라운드에 나타난 셈이었다. 삼성이 왜 그를 지명하기 위해 3년을 기다렸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2018 아시아 청소년 대회 국가대표로도 이미 이름이 올려진 상태다.

좌완 투수 : 광주동성고 올라운더 김기훈

1차 지명 이후 부모님과 사진 촬영에 임한 원태인. ⓒ스포츠니어스

다행스러운 것은 좌완 투수 인재들이 지난해보다는 어느 정도 숫자가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우완 투수들에 비해 그 숫자가 적은 것은 맞지만, 지난해보다는 사정이 다소 나아졌다. 그러한 가운데서도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됐던 광주동성고 올라운더 김기훈은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올해 사우스포 넘버 원 유망주다. 타자로서의 재능도 빼어나 홈런을 여러 차례 기록한 경험도 있다. 좌완투수로 151km의 속구를 던지는 것도 매력적이지만, 무안타로 물러나는 가운데서도 꼭 결정적일 때 한 방을 날린다.

만약에 우완투수였다면, 강백호(KT)처럼 타자로 프로 데뷔무대를 가졌을지 모를 일이다. 롤모델인 양현종(KIA)을 따라 별명도 '리틀 양현종'이지만, 고교 시절 커리어만 놓고 보면 양현종보다 되려 한 수 위다. 양현종은 고교 시절 김기훈처럼 팀을 우승으로 이끈 경력도 없고, 2년 연속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된 경험도 없다. 그런데, 김기훈은 이 둘을 모두 해 냈다. 2018 청룡기 선수권 MVP이자 올해 청소년 대표팀에서 생일이 가장 빨라 주장을 시켜도 잘 할 유망주다.

포수 : 신일고 포수 김도환

언제부터 프로야구 ‘팬’들 사이에서는 ‘프로에서 써 먹을 만한 포수 재원이 없다.’라는 것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 바 있다. 그러나 이제는 안방의 중요성을 인지한 깨어 있는 지도자들이 좋은 포수를 육성하는 데 애를 쓰며, 좋은 인재들이 많이 등장하게 됐다. 프로에서의 경험과 육성은 나중 문제인 것이다. 그 중 프로 스카우트팀 사이에서 경험과 타력, 수비력에서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로 신일고 4번 타자 김도환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저학년 때부터 팀의 안방을 책임진 경험이 있고, 지난해 열린 월드 파워 쇼케이스 국내 대회에서도 장타력에서 합격점을 받은 바 있다. 3학년 진학 이후에는 부쩍 힘을 키워 장타력도 늘었다. 이러한 성장 속도로 인하여 2018 청소년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김성진(야탑고)과 함께 대표팀 안방을 책임질 수 있고, 아니다 싶으면 지명타자로도 나설 수 있다.

내야수 : 광주일고 김창평, 천안북일고 변우혁, 경남고 김현민, 경남고 노시환

1차 지명 이후 부모님과 사진 촬영에 임한 원태인. ⓒ스포츠니어스

내야수들은 대부분 두 가지 이상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선수들로 선발하되, 유격수-2루수 부문과 1-3루수 부문으로 나누었다. 그 중 광주제일고 유격수 김창평은 올해 유격수 재원들 중에서도 가장 빼어난 기량을 자랑한다. 2018 고교 유격수 4천왕 중에서도 필두에 서 있다고 할 정도. 수비력과 타력, 주루 모두 탈(脫) 고교급이라는 평가다. KIA의 김지훈 스카우트 팀장 역시 "우리 연고지 우선 지명 후보에 놓였을 만큼, 참 아까운 인재다."라는 이야기를 건넨 바 있다. 올해 청소년 대표팀에도 선발, 주전 유격수 자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경남고 유격수 김현민 역시 이에 못지 않다. 지난해부터 타격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대통령배 타격상을 받기도 했다. 이를 넘어서 올해에는 사이클링을 기록하여 특별상까지 받았다. 이러한 타격감을 바탕으로 올해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 2018 고교 유격수 4천왕 중 한 명 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연세대로 진학한 1년 터울의 석정우와 비슷한 유형이지만, 경남고 전광열 감독은 "내야수로서의 수비 안정감은 (석)정우가 조금 더 낫고, 타격감이나 전체적인 밸런스는 (김)현민이가 낫다."라는 평가를 내린바 있다.

같은 학교에서 4번을 맡고 있는 노시환은 지난해 한동희(롯데)의 판박이다. 수비력과 장타력 모두 경남고 시절의 한동희와 닮았다. 체격은 한동희가 크지만, 손목 힘을 바탕으로 한 홈런 생산 능력은 노시환도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 1학년 때부터 4번을 번갈아 칠 만큼, 거포로서의 본능을 드러내 보인 바 있다. 다만, 한동희와 다른 점은 투수로서도 마운드에 오른 경험이 있다는 사실이다. 어깨가 좋아 1~2이닝 정도 소화가 충분히 가능하며, 빠른 볼 최고 구속은 144km에 이른다. 이러한 점을 인정받아 올 시즌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됐다.

천안북일고 내야수 변우혁은 이미 지난해부터 홈런타자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유망주였다. 특히, 월드 파워 쇼케이스 국내 대회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미국 본선 무대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국제적으로 이름이 오른 바 있다. 변우혁의 본선 준우승 소식에 한화 이글스가 만세를 불렀다는 소문도 있었을 정도다. 이는 이정훈 스카우트 팀장이 변우혁에 대한 1차 지명 소감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장타력이 좋다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북일고 시절만 놓고 보면, 김태균보다 낫다."라며, 큰 기대감을 드러내 보인 바 있다. 3루수로 주로 출장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1루수로도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거포 유망주다.

외야수 : 휘문고 김대한, 덕수고 김주승, 장충고 이후석

1차 지명 이후 부모님과 사진 촬영에 임한 원태인. ⓒ스포츠니어스

한동안 슈퍼루키로 선정된 인재들 중에는 투수들이 주목을 받은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외야수가 1차 지명을 받는 등 외야 자원들 중에서도 좋은 유망주들이 많다. 그 중 휘문고에서 투-타 올라운더로 활약하고 있는 김대한은 올해 프로 스카우트 팀이 가장 빼어난 유망주로 손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덕수중학교 시절에 이미 145km를 던지면서 주목을 받았고, 휘문고 진학 이후에는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되면서 4할 타율을 기록했다. 한동안 투수로서 가장 좋았을 때의 밸런스를 찾지 못해 타자로만 출장했지만, 3학년 진학 이후 둘을 모두 소화하면서 범상치 않은 모습을 선보였다. 두산 1차 지명을 받은 데 이어 청소년 대표팀에도 선발, 주전 외야수 겸 투수로 출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였던 어머니, 심은정 선수에 이어 대를 이어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점도 김대한에게는 꽤 신이 나는 일이다.

덕수고 외야수 김주승은 여러모로 친형과 많이 닮아 있다. 그의 형은 천안북일고-경희대 졸업 이후 한화 이글스에 1차 지명을 받았던 김주현(경찰야구단)이다. 외야수 출신이면서도 팀의 4번을 맡았고, 장타력이 있다는 점이 닮았다. 다만, 김주현이 전형적인 홈런 타자 스타일이라면, 김주승은 중장거리형이라는 점이 약간 다르다. 두 형제는 대학(김주현)과 고교(김주승) 무대에서 태극마크를 달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찬스에 강하고, 장타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크다.

장충고에서 주장을 맡고 있는 이후석은 올해 고교야구 선수들 중에서 가장 빠른 발을 갖춘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미 전반기 주말리그에서도 도루상을 받으면서 큰 용기를 받기도 했다. 스스로도 "발 빠른 것으로 나를 당해 낼 친구들은 없다."라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발만 빠른 것도 아니다. 방망이 중심에 맞추는 실력이나 주루 센스, 그리고 수비 범위 모두 수준급이다. 또한, 잘 맞지 않은 상황에서도 조급해 하지 않고 본인 페이스대로 끌고 나가는 것 역시 고교생답지 않다. 이러한 유형의 선수일수록 슬럼프가 오는 시기가 적고, 설령 부진이 온다 해도 이를 탈출하는 시기도 빠른 법이다.

- 2018 고교야구 슈퍼루키, 2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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