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FC 제공

강원FC 조태룡 대표의 비위사실이 여기저기에서 포착되고 있다. 공정하고 깨끗한 스포츠계를 추구하는 <스포츠니어스>에서는 조태룡 대표의 비리 행위를 낱낱이 고발하려 한다. 다양한 이들을 만나 취재한 내용을 시리즈로 독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부디 한국 스포츠계에서 이런 ‘괴물’이 ‘영웅’ 대접 받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도대체 엠투에이치가 뭐하는 곳이야?"

<스포츠니어스>는 이번 심층취재를 통해 몇 차례 엠투에이치라는 회사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주식회사 엠투에이치는 강원FC 조태룡 대표이사가 과거 설립한 회사다. 창립 당시 회사의 발기인은 세 명이었다. 조 대표이사를 포함해 이장석 전 넥센히어로즈 대표이사, 남궁종환 부사장이었다. 회사의 주요 업무는 광고 및 마케팅 대행이었다. 이 회사의 대표이사는 조 대표이사다.

엠투에이치는 넥센의 스폰서 업무 대행을 시작으로 강원의 업무까지 맡으면서 범위를 넓혔다. 조 대표이사가 강원과 처음 인연을 갖게 된 것도 엠투에이치를 통해 구단과 마케팅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었다. 2015년 엠투에이치는 강원과 5년 간 구단의 스폰서 유치를 위한 업무 일체를 대행하는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그 계약은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독자들은 이런 의심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강원과 넥센의 돈이 엠투에이치에 흘러 들어가 회사의 몸집을 키우는데 쓰이지 않았을까?" 하지만 엠투에이치 역시 조 대표이사의 도구일 뿐이었다. 그는 자신이 직접 설립한 회사인 엠투에이치에서도 비위 행위를 저질렀던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니어스>는 복수의 제보를 바탕으로 조 대표이사가 깊게 관여하고 있지만 아직 드러나지 않았던 엠투에이치를 파헤쳤다.

이사들의 결의 "우리 연봉 받지 맙시다"

엠투에이치는 2015년 3월 설립된 회사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사는 남궁종환, 이장석, 조태룡 세 명이었고 조태룡 당시 넥센 단장이 대표이사를 맡았다. 작은 회사였다. 자본금은 5,000만원에 불과했다. 그리고 넥센을 제외하고는 딱히 영업 수익을 올릴 곳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2015년 3월 30일 엠투에이치의 이사 세 명은 이사회를 열었다. 안건은 두 가지였다. 넥센과의 광고대행계약에서 대행 수수료의 범위를 정하는 것, 그리고 임원(사내이사)의 보수를 정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임원 보수에 대한 안건이 먼저 상정됐다. 조 대표이사는 제안했다. "신설 회사인 만큼 경영 안정화가 필요합니다. 당분간 임원들은 보수를 받지 않도록 하시죠."

그의 제의에 두 명의 이사들은 흔쾌히 동의했다. 따라서 사내이사 세 명의 보수는 '0원'으로 책정됐다. 그렇다고 생계에 큰 위기가 오는 것은 아니었다. 조 대표이사는 넥센 단장으로 재직하면서 야구단에서 연봉을 받고 있었다. 나머지 두 이사도 넥센에서 일하고 있었다. 충분히 보수를 받지 않아도 될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신설 회사를 키우기 위한 그들의 큰 뜻은 박수를 보낼 만 했다. 실제로 그랬다면 말이다.

분명 깨끗해야 할 종이에 숫자가 있다

<스포츠니어스>는 이런 훈훈한 미담에 대해 제보를 받았다. 그리고 얼마 뒤 정반대의 문서를 입수했다. 조 대표이사의 '갑종근로소득에 대한 소득세원천징수확인서'였다. 이 문서의 징수 의무사 항목에는 '주식회사 엠투에이치'라는 글자가 보였다. 즉 엠투에이치가 조 대표이사에게 지급한 연봉에 대한 내역이 이 문서에 담겨있는 것이었다.

만일 이사회 회의록 내용대로라면 조 대표이사의 확인서에는 숫자가 거의 없어야 했다. 기껏해야 날짜 정도가 적혀 있어야 했다. 하지만 매월 그의 급여 내역은 빽빽했다. 매월 1,600만원 가량을 급여로 수령했다. 심지어 3월에는 평소 받던 월급보다 4,000만원을 더 수령했다. 그렇게 2016년 한 해 조 대표이사가 엠투에이치에서 수령한 급여는 2억 4천만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충격적이었다. 자본금 5,000만원의 회사가 쉽게 감당할 금액은 아니었다.

엠투에이치는 본인이 세운 회사다. 그리고 조 대표이사는 넥센 단장으로 계속 근무하다가 2016년 3월 강원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따라서 넥센에 이어 강원에서도 계속 보수를 지급 받았다는 이야기다. 자신이 만든 신생 회사의 성장을 돕기보다 오히려 그곳에서도 지속적으로 보수를 수령하며 자신의 배를 불려온 것으로 보인다. 차후 이사회가 개최되어 임원에 대한 보수 규정이 개정됐다 하더라도 신생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이사가 과다한 연봉을 수령했다는 것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보인다.

그 많던 '현물 수수료'는 누가 다 먹었을까

단지 연봉만 과다 수령한 것이 아니었다. 조 대표이사는 엠투에이치 사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통해 유치한 결과물을 개인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엠투에이치는 넥센의 스폰서 유치 대행을 하면서 2016년과 2017년 한 대형 사무실용품 쇼핑몰 브랜드인 A사의 광고 계약을 따냈다. 엠투에이치는 넥센과의 계약에 의거해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았다.

A사 측은 엠투에이치에 수수료를 현금 대신 현물로 지급했다. A사가 판매하는 상품들을 엠투에이치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조 대표이사가 개입했다. 엠투에이치의 주문을 본인이 직접 한 것이었다. 물론 여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회사의 대표이사가 자신이 직접 결정을 내린다는 것에 왈가왈부할 사람은 많지 않다.

엠투에이치 사원들은 무엇을 위해 광고판을 채웠을까 ⓒ 넥센 히어로즈 제공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였다. 조 대표이사가 입력한 물품의 도착지는 엠투에이치 사무실이 아니었다. 자신의 자택이었다. <스포츠니어스>는 당시 조 대표이사가 주문한 물품 목록을 입수했다. 여기에는 사무실과 관련 없는 물품들이 상당히 많이 발견됐다. 비누, 고무장갑, 드럼 세제, 덤벨, 설탕 등이 있었다. 심지어는 면도기날도 있었다. 참고로 조 대표이사는 과거부터 면도 시간을 줄이기 위해 턱수염 제모술을 받았다며 영웅담처럼 과시한 적도 있다. 그런데 그는 면도기날에만 무려 45만 원의 비용을 들였다. 이 물품들은 온전히 엠투에이치를 위해 사용됐을까.

무엇을, 아니 누구를 위한 것일까

분명히 엠투에이치가 유령 회사는 아니다. 실제로 이 회사는 각 구단의 스폰서 유치를 대행하며 어느 정도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조 대표이사를 위한 '꼭두각시 회사'라는 강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는 가장 애착이 강해야 할 회사에서도 규정을 위반해가며 자신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엠투에이치라는 이 신생 회사는 조 대표이사를 통해 강원과 넥센과 관계를 맺고 활동 범위를 넓혔다. 하지만 무엇을 위한 확장이었을까.

한 법조계 관계자는 <스포츠니어스>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해당 상황을 전해듣고 "이런 경우에는 형사 처벌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형사상 업무상배임죄에 해당되는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스포츠니어스>는 엠투에이치를 조 대표이사 비위 의혹의 중심이라 보고 파헤쳤다. 하지만 아니었다. 조 대표이사가 직접 세운 엠투에이치 역시 희생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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