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적응’ AG 멤버들, “합천이 인도네시아보다 더워”


윤덕여 감독도 합천 더위를 피할 수는 없다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합천=홍인택 기자] 덥다. 직사광선이 피부를 강타한다. 제17회 전국 여자축구 선수권대회가 펼쳐지는 합천은 24일 최고기온 37.6℃를 기록했고 25일 38.5℃, 26일 39.5℃로 계속 더워지고 있다. 심지어 25일은 습도가 높아지면서 해가 진 밤 9시 경기를 지켜보기도 만만치 않은 날씨였다.

관중석에서 실업팀 간의 경기를 지켜보던 대표팀 윤덕여 감독도 혀를 내둘렀다. “저번 주에 인도네시아에 갔다 왔는데 여기도 만만치 않네”라면서 연신 부채질을 했다. 윤 감독은 “기온으로만 따지면 합천보다는 인도네시아가 시원해요. 습도가 만만치 않았는데 여기도 습도가 높네”라면서 “아시안게임은 세 시 경기라고. 거기 세 시면 해가 쨍쨍할 텐데. 힘들 겁니다”라며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윤덕여 감독은 27일 열리는 실업팀 간의 경기를 지켜본 뒤 토요일에 합천을 떠날 것이라고 전했다. 윤 감독은 “여기서 선수들이 세 경기씩하고 오는데 회복에 더 주관 점을 둬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어요. 워낙 힘들어서. 우리도 바로 준비해야 하니까”라면서 경기를 쭉 지켜봤다.

이현영은 2016년 10월 EAFF동아시안컵 예선 이후로 2년 만에 대표팀에 선발됐다 ⓒ 스포츠니어스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이현영과 최유리

대학팀의 경기를 지켜보는 선수들 사이에서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수원도시공사 공격수 이현영이었다. 이현영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10골을 기록하며 물오른 득점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이현영은 “명단 발표되고 원 톱 활약을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아 조금 부담감이 있었어요. 그래도 선생님들이나 주변 지인들도 축하해주시고. 특히 박길영 감독님이 또 ‘이게 무슨 일이냐’라면서 엄청 축하한다고 하셨어요”라면서 밝은 모습으로 대표팀 차출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현영은 “일단 소집하자마자 훈련도 힘들긴 힘들 거라고 하더라고요”라면서 현지 날씨에 대한 대비책을 전했다. 그녀는 “우리 팀은 이번 선수권대회에서 경기 출전 시간이 적은 선수들 위주로 뛸 계획이에요. 훈련은 잘 참여하고 있어요. 더위와의 싸움도 더 중요하긴 하지만 저 스스로 더 준비를 잘해야 하지 않을까요”라면서 나름의 생존방법을 찾고 있었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여자대표팀 멤버 중에는 이번 대회에서 선발로 출전한 선수들도 많았다. 구미스포츠토토의 날개 최유리도 그중 한 명이었다. 최유리는 경기 후 “더운 날 경기를 치르게 돼서 체력적으로 덜 힘들게 뛰려고 하긴 했어요. 그래도 너무 더워서 너무 힘들었어요”라면서 “오히려 더운 날씨에 벌써 적응하고 그런 건 좋은데 정신없는 거 같아요. 아직은 적응이 안 되네요”라며 혀를 내둘렀다.

최유리는 “4년 만에 대표팀에 또 합류하게 됐어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죠. 가족들도 많이 축하해줬고요”라며 이번 대표팀 소집을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리그에서 득점을 많이 못 한 게 아쉬워요. 마무리는 숙제로 남아있어요. 저는 스피드가 장점이라서 많이 뛰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소속팀에서는 언니들이 많고 저는 한참 후배인데 그래도 대표팀에서는 중고참으로 들어가요. 소속팀이나 대표팀이나 저는 스피드를 이용해서 움직여야죠”라면서 “(이)금민이와 같이 가서 힘내보자고 얘기했어요. 각오는 당연히 우승이죠”라며 각오 또한 함께 전했다.

코너킥일 뿐인데 더워보인다 ⓒ 한국여자축구연맹

윤영글-전가을, 선배들의 남다른 각오

우리 대표팀의 수문장 윤영글에게도 이번 대표팀 선발은 뜻깊었다. 윤영글도 이 더운 날 90분 내내 경주한수원의 골문을 지켰다. 윤영글은 지난 4월 요르단에서 열린 2018 AFC 여자 아시안컵에서 대회 내내 무실점으로 골문을 지켰다. 그녀는 “제가 잘한 게 아니라 우리 필드 선수들이 악착같이 슬라이딩하면서까지 막아줘서 그런 결과가 나왔죠. 제가 별로 한 건 없는 것 같아요”라면서 “이번 대회에도 도움을 좀 많이 받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라며 필드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냥 서 있기만 해도 더운 날씨다. 윤영글도 날씨라는 환경에서 벗어날 수 없는 처지다. 그녀는 “저도 땀이 많아서 더위에 약한데 일부러 날 더울 때 혼자 밖에 나와서 산책도 다녀요. 그렇게 날 더울 때 움직이니까 막상 훈련에서 바람이 조금이라도 불면 시원하게 느껴지더라고요”라면서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있었다.

윤영글은 “저는 아시안게임 처음 나가요. 2014년에 우리가 북한에 져서 아쉽게 3위를 했잖아요. 2014년에 뛰었던 멤버들이 이번 2018년도에는 그때 아쉬움 때문에 악착같이 준비하고 있어요. 저 역시도 그렇고요. 대회가 기대되죠”라면서 굳은 결의와 각오 또한 함께 전했다.

대표팀의 기둥 격인 전가을도 더위를 피할 수는 없었다. 화천KSPO 전가을은 선발로 출전하지는 않았지만 팀이 경주한수원에 밀리기 시작하자 교체로 투입되어 후반 종료 시간까지 뛰었다. 전가을도 더위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는 인도네시아 날씨에 대해 “적응 기간이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오히려 여기가 더 더울 것 같아요. 인도네시아 날씨를 찾아봤는데 합천보다 거기가 더 시원하더라고요”라고 전했다.

그녀는 “인도네시아는 더운 지역이고 우리가 리그를 치르면서 체력적으로 좀 떨어져있어서 아무리 약팀이라고 해도 절대 얕보면 안 될 것 같아요”라면서 무난한 조 편성임에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이어 “인천에서 동메달을 땄는데 그때도 정말 힘들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어요. 그런데 지금 우리 수준이 4년 전보다 더 많이 올라왔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 좋은 후배들이 잘 따라 올라와 줬어요. 그래서 우리 전력이 더 단단해졌다고 생각해요. 우리 대표팀 경기력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메달 색깔을 반드시 바꾸고 올게요”라면서 남다른 각오를 보였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우리 대표팀은 합천에서 구슬땀과 피땀, 식은땀 등 땀이란 땀은 다 흘리고 있다. 심지어 윤덕여 감독도 더위에 괴로워하는 모습이었다. 27일 금요일도 합천의 최고기온은 38℃를 기록했다. 그들이 흘린 땀만큼이나 값진 성과도 함께 따라오길 바란다.

intaekd@sports-g.com

이 기사의 단축 URL은 https://www.sports-g.com/4JcdC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