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천 포항여전고 감독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합천=곽힘찬 기자] 제 17회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경상남도 합천. 지난 25일 포항여전고는 경기율면고를 만나 후반에만 무려 5골을 폭발시키며 6-1 대승을 거뒀다. 앞서 펼쳐졌던 제 26회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바 있는 포항여전고는 이번 대회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팀이다. 비록 ‘신흥강호’ 경기 오산정보고와의 첫 경기에서 패배하며 주춤했지만 이날은 우승후보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우승을 노리고 있는 포항여전고는 꼭 넘어야 할 상대가 있다. 바로 울산현대고다. 포항여전고는 지난 여왕기에서 울산현대고에 뼈아픈 3-4 역전패를 당하며 아쉬움을 삼켰었다. 이성천 포항여전고 감독은 “그 당시에는 초반에 득점이 쉽게 터지면서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졌고 그것이 패배로 이어졌다”면서 “선수들은 그 때의 패배를 잊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본인들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시 마음을 잡고 끝까지 할 수 있도록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 경기 집중하며 최선을 다해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포항여전고의 각오는 남달랐다. 하지만 또 다른 적이 포항여전고의 앞을 가로막았다. 폭염이었다. 7월 내내 계속되고 있는 폭염은 무시무시했다. 선수들의 몸놀림을 무겁게 했고 더 빨리 지치게 했다. 이 감독은 “지금은 7월 말 한여름이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축구가 가만히 서서 하는 운동도 아니고 80분을 쉬지 않고 뛰어야 하는데 선수들은 얼마나 힘들겠냐”면서 고충을 토로했다.

이날 포항여전고와 경기율면고의 경기는 오후 4시 30분에 펼쳐졌다. 킥오프 순간 경기장의 온도는 무려 37도에 육박했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학부모들은 “이 시간대에 경기를 한다는 것은 아이들을 혹사시키는 것이다”라면서 불만을 터뜨렸다. 이 감독은 4시 30분에 치러지는 경기에 대해 “아이들이 해가 떠 있는 폭염 속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서 일정을 짜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체온보다 높은 온도 속에서 달리다보면 더 빨리 지치게 되고 심하면 탈진에 이를 수도 있다. 그렇기에 폭염 속에서 지속적으로 일정을 소화하다보면 결국 선수들의 체력관리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어떻게 보면 이번 대회 최대의 적은 폭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가만히 있는데도 땀이 줄줄 흐른다”면서 연신 부채질을 해댔다. 우승을 위해 합천으로 왔지만 정말 의외의 적과 마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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