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여전고 임정은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합천=곽힘찬 기자] 지난 24일 합천에서 열린 제 17회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서 포항여전고와 경기율면고의 경기를 찾았다. 그런데 포항여전고 유니폼을 입은 한 선수가 유독 눈에 띄었다. U-19 여자국가대표팀 소속 임정은이었다.

포지션이 센터백인 임정은은 이날 최후방에서 수비라인을 조율하고 때로는 자신의 높은 신장을 활용해 세트피스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하기도 했다. 포항여전고의 6-1 대승 속에 숨겨진 MVP는 임정은이었다. 경기가 끝난 후 만난 임정은은 “첫 번째 경기를 패배를 해서 어려운 상황에 처했었는데 승리해서 다행이다. 전반전에는 기대했던 경기력이 나오진 않았지만 후반전엔 정신을 차리고 본래 우리의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이길 수 있었다”면서 승리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실 임정은은 센터백으로 축구를 시작했던 선수가 아니다. 중학교 때까지 스트라이커로 활약했지만 포항여전고에 입학을 하면서 센터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임정은을 센터백의 길로 인도한 이는 현재 포항여전고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이성천 감독이다. 이 감독은 임정은의 뛰어난 체격을 보고 포지션 변경을 제안했다. 임정은은 “감독님이 내가 센터백에 잠재력이 있을 것이라 판단을 하셨고 나에게 포지션 변경 제안을 하셨다. 나 또한 거기에 적극적으로 동의를 했다”고 밝혔다.

공격수로 활약하다가 수비수로 자리를 바꿔 뛰게 되면 아무래도 어색한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다. 임정은도 1학년 시절 센터백 자리가 어색해 애를 많이 먹었다. 임정은은 “처음에는 나 때문에 실점한 경우도 많아서 무척 힘들었다. 하지만 계속 감독님, 코치님들과 지속적인 연습과 훈련을 함께 하면서 문제점을 보완해나갈 수 있었고 동시에 내가 더 성장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1학년을 숱한 시행착오의 기간으로 삼았던 임정은은 어느새 여자 고등부 최고의 센터백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선수로 성장했다. 그리고 그러한 활약을 인정받아 대표팀으로도 발탁이 됐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 고교 우승 타이틀이 없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서의 우승이 더욱 간절하다. 임정은은 “아직 많이 부족한 저를 대표팀으로 뽑아줬다는 것이 너무 영광스럽고 좋은 기회라는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 전에 포항여전고 소속으로 우승을 맛보고 싶다. 신뢰를 받은 만큼 더 열심히 해서 더 높은 자리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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