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확정 직후 김재덕 감독을 헹가래치는 동성고 선수단.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목동야구장=김현희 기자] 녹색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고교야구 선수들의 뜨거운 승부가 7월 23일을 기점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제73회 청룡기 쟁탈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 겸 2018 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 스포츠조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이하 청룡기 선수권) 대망의 결승전에서 하늘은 '청룡 여의주'의 주인으로 광주 동성고등학교를 선택했다. 2003년 우승 이후 15년 만의 경사이기도 했다. 스코어 4-2에서 알 수 있듯이 누가 이겨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였다. 그만큼 결승 무대에 오른 광주동성고등학교나 포항제철고등학교 모두 자신의 학교와 고장을 대표하여 최선을 다했다.

경기 전 양 팀 사령탑은 "최선을 다 할 뿐"이라는 말로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동성고는 에이스 김기훈을 쓸 수 없지만 이제원을 비롯하여 1~2학년 투수들과 야수 이명기까지 모두 쓸 준비를 마친 터였다. 포철고 역시 마찬가지. 김영직 감독은 "에이스 이형빈을 포함하여 또 다른 에이스 카드 이준을 꺼내들 수 없지만 1학년 선수들을 중심으로 장신 투수 이희윤을 짧게라도 투입하겠다."라는 뜻을 밝혔다. 마지막 한 경기만 남았던 만큼 양 교는 정말로 내일을 바라볼 수 없는 승부를 펼쳐야 했다. 최경태(SK)를 비롯한 졸업생(OB)들도 찾아와 모교를 적극 응원하기도 했다.

초반에는 동성의 페이스였다. 동성고는 1회 공격 들어서자마자 리드오프 허진(2학년)과 최지강(2학년)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 찬스서 3번 지강혁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선취점을 냈다. 2회에도 선두 김기훈(3학년, KIA 1차 지명)의 2루타를 시작으로 7번 이현서(3학년)의 1타점 2루타로 점수 차이를 벌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포철고도 1, 2회에 꾸준히 출루에 성공했지만 보내기 번트 이후 후속 타자들이 좀처럼 적시타를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무득점 행진을 이어가야 했다.

동성고는 3회 초 2사 이후 김기훈이 우측 담장을 넘기는 라인드라이브 투런 홈런을 기록, 점수 차이를 더욱 벌렸다. 이대로라면 동성고의 우승이 눈앞으로 다가오는 듯 싶었다.

그러나 경기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분위기가 전환됐다. 선발 1학년 최예한이 안정감을 찾은 가운데, 포철고가 3회 1사 만루서 4번 정준영의 우익수 희생 플라이로 한 점을 만회했다. 이를 신호탄으로 5회 말에는 선두 조일현이 우측 담장 폴대를 직접 맞히는 솔로 홈런을 기록하며 추격을 멈추지 않았다. 역시 결승전까지 오른 저력을 가볍게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이후 양 팀 마운드의 집중력이 빛이 났다. 6회 이후 양 팀은 0의 행진을 이어가며 상대 타선에 쉽게 득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수비쪽에서의 집중력이 빛나면서 안타성이 될 만한 타구를 쉽게 처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기도 했다.

특히 양 교는 당초 대회 전 우승 후보나 다크호스로 거론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강호들을 제치고 결승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 많은 야구팬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MVP 선정 후 김응룡 협회장과 사진 촬영에 임한 동성고 올라운더 김기훈. ⓒ스포츠니어스

한편, 대회 최우수 선수로는 투-타에서 발군의 실력을 선보인 김기훈(KIA 1차 지명)이 선정됐다.

※ 제73회 청룡기 쟁탈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 최종 결과

결승전 : 광주 동성고등학교 4-2 포항제철고등학교

우승 : 광주 동성고등학교

준우승 : 경북 포항제철고등학교

공동3위 : 경남 마산용마고등학교, 서울 장충고등학교

대회 최우수선수(MVP) : 광주동성고 올라운더 김기훈

우수투수상 : 광주동성고 투수 이제원

감투상 : 포항제철고 외야수 조일현

수훈상 : 광주동성고 외야수 김현창

타격상 : 마산용마고 내야수 강태경(17타수 10안타, 타율 0.588)

타점상 : 마산용마고 외야수 홍성진(8타점)

최다안타상 : 마산용마고 내야수 강태경(10안타)

최다득점상 : 포항제철고 외야수 조일현(10득점)

홈런상 : 장충고등학교 외야수 박주홍(2개)

도루상 : 포항제철고 외야수 정재흠(4개)

감독상 : 광주동성고 감독 김재덕

지도상 : 광주동성고 야구부장교사 이정현

공로상 : 광주동성고 교장 김영길

모범심판상 :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심판위원 권덕준

배움의 야구상 : 경기 소래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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