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기] 장외 관전평, “광주동성 결승 진출 자격 있어”

경기를 앞둔 장충고 선수단. 비록 패했으나, 동성고의 맞수가 될 만했다.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목동야구장=김현희 기자] 녹색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고교야구 선수들의 뜨거운 승부가 이제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제73회 청룡기 쟁탈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 겸 2018 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 스포츠조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이하 청룡기 선수권) 4강 진출팀이 결정된 가운데, 22일에는 40개 참가교 중 단 4학교만이 살아남아 결승 진출자를 가리는 준결승전이 진행됐다.

네 팀 중 당초 대회 전 우승 후보나 다크호스로 거론됐던 학교는 단 한 학교 뿐이었다. 그만큼 이변도 많았고, 그 안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결과가 도출되기도 했다. 4강전 첫 경기로 맞붙은 광주동성고와 서울 장충고 역시 마찬가지였다.

광주동성고, 결승 진출 자격 있는 이유

장충고는 당초 청룡기 선수권 대회 전 우승후보(경남, 서울, 대전, 덕수)/다크호스(장충, 신일, 경북, 천안북일)로 거론됐던 8학교 중 하나였다. 그만큼 송명기, 김현수, 김준영에 이석제, 김연준으로 이어지는 마운드가 탄탄했고, 1번부터 9번까지 쉽게 갈 수 없는 타선의 짜임세도 전국 수준이었다. 다만, 가장 안정적인 에이스 송명기가 8강전 역투 이후 잔여 경기에 투입될 수 없다는 점, 타자로의 재능도 빼어난 김현수가 투수로 얼마나 버텨줄지가 준결승전의 변수였다.

반면 동성고는 8강전에서 자칫 패할 수 있던 경기를 뒤집고 올라 온 기세가 무서웠다. 다만, 전체적인 전력 자체가 지난해보다는 다소 약해져 선수들이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었다. 하지만, 가장 큰 변수는 8강전에서 에이스 김기훈 없이 승리했다는 점이었다. 김기훈이 4강전에서 크게 무너지지 않는다면, 좋은 승부를 기대해 볼만했다. 공교롭게도 양 팀 선발로 내정된 두 이는 향후 9월에 열릴 아시아 청소년 대회에서 대표팀으로 한솥밥을 먹게 될 친구들이기도 했다. 대표팀 합류 전 좋은 맞대결을 볼 수 있게 된 셈이었다.

역시 이러한 변수는 바로 경기 내에서 드러났다. 투수로서도 꽤 좋은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던 김현수는 스트라이크와 볼의 비율이 거의 1:1로 드러나면서 본인의 좋은 구위에도 불구하고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비에서 보이지 않는 잔실수가 자주 나오면서 안타 하나 없이 점수를 주기도 했다. 김현수가 마운드에서 4실점했지만, 자책점이 1점밖에 기록되지 않았던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특히, 2-2로 맞선 4회 초 수비에서 포수 최성훈의 수비가 상당히 아쉬웠다.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포구를 놓치면서 주자가 진루했던 점, 도루 견제 상황에서 유격수와 2루수가 잡을 수 없는 위치로 던지면서 3루 주자의 홈인을 허용한 장면이 특히 더욱 그러했다. 조금만 냉정을 유지했다면, 최소 실점으로 막을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타격감이 좋은 3학년 포수를 바로 교체한다는 것도 어려운 결정이었다. 하지만, 송민수 감독은 바로 포수 교체를 지시, 남은 이닝을 실점 없이 마무리하는 용단을 선보이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두 선발 투수의 존재 속에서 양 팀 합쳐 겨우 9안타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동성고가 5안타, 장충고가 4안타를 기록하면서 안타 숫자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사사구 역시 똑같이 6개를 기록, 눈에 보이는 타격 지표 자체는 똑같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상대 수비 에러를 효율적으로 이용한 동성고 타선의 집중력에는 박수를 보낼 만하다.

희생플라이를 제외하면, 안타로 인한 득점은 사실상 한 점 뿐이었음을 감안해 본다면 더욱 그러했다. 만약에 양 팀이 수비 에러 하나 없이 적시타/희생타로만 점수가 났다면 스코어는 2-2가 되어 연장 승부치기까지 갔을지 모를 일이었다. 이러한 점만 놓고 본다면, 동성고는 충분히 결승에 오를 만한 자격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김기훈은 왜 KIA가 자신을 1차 지명으로 뽑아야 했는지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 ⓒ스포츠니어스

경기 결과를 떠나 청소년 대표팀에서 만나게 될 두 투수들의 활약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김기훈은 정확히 한계 투구수 105개를 기록하는 동안 8과 1/3이닝을 소화, 장충고 타선을 4피안타 6사구 2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의 대들보다운 역할에 충실했다. 김현수 역시 다소 흔들리기는 했지만, 7이닝을 소화하면서 103개의 투구수를 기록, 5피안타 5볼넷 4실점(1자책)이라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였다.

그리고 향후 한솥밥을 먹게 될 두 이는 경기 직후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태극마크를 달고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그리고 한 가지는 분명했다. 광주동성고가 결승에 진출할 자격을 갖춘 것도 맞지만, 이에 맞선 장충고 역시 동성고의 맞수로 손색이 없었다는 점이다.

※ 준결승 제1경기 최종 결과 : 광주 동성고등학교 4-2 서울 장충고등학교
승리투수 : 김기훈(8과 1/3이닝 2실점 2자책)
패전투수 : 김현수(7이닝 4실점 1자책)

eugenephil@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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