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야구협회 심판위원 갑질, 드러난 것보다 더 있어

경기의 시작과 끝은 심판위원의 선언으로 결정된다.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김현희 기자] 현재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이하 ‘협회’)는 제73회 청룡기 쟁탈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 주최에 한창이다. 장마로 애를 먹었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에는 우천 순연으로 인한 어려움 없이 8강까지 전 경기가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무더위로 인하여 선수들이 애를 먹는 상황이 연출되긴 했으나, 언제까지 더운 바람이 부는 더그아웃에서 머리를 식히지 않아도 됐다. 김응룡 협회장을 중심으로 목동 더그아웃에 이른바 ‘코끼리 에어컨’이 설치됐기 때문이다. 이에 선수들도 더운 가운데서도 나름대로 이를 식히며, 그라운드에서 우승을 향하여 자신의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 하고 있지만, 이를 집행하는 어른들은 다소 부끄러운 뉴스를 접해야 했다. 최근 3일 사이에 모 매체를 중심으로 협회 심판위원회에 대한 문제 제기를 시행한 것이 크게 부각이 됐던 것이다. 해당 매체는 현 심판위원장을 중심으로 몇 차례 비위 사실이 있었음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면서 많은 야구팬들의 분노를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스포츠니어스>에 추가로 제보된 내용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앞서 보도된 매체의 내용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진짜 갑질하는 모습이 무엇인지 알려 주겠다.’라며 알려 온 내용은 과거 ‘학창 시절 빵셔틀 사례’를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였다.

짐 떠맡기기-얼차려가 2018년에 일어났다니

하나는 협회 내부에서 이미 ‘부산 갑질 사건’으로 회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은 이러했다. 부산 원정경기 과정에서 선배 심판위원(이하 A씨)이 먼저 내려오고, 후배 심판위원(이하 B씨)이 집안 일로 인하여 다소 늦게 갈 수밖에 없었던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그런데, 다소 늦게 내려오는 B씨를 향하여 A씨가 자신의 짐을 가지고 내려오라고 시킨 것이다. 60kg에 해당되는 장비가 들어진 가방과 옷가방을 포함, 무려 5개의 가방이 있었으나, B씨는 후배 된 입장에서 그럴 수 있다는 생각에 A씨의 집을 찾아가 짐을 가지고 부산으로 내려 온 것이다. 문제는 서울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4심 합의를 시행하는 심판위원들. ⓒ스포츠니어스

심판위원들은 각자 특성에 따라 경기에 투입되지 않는 날이면, 본인의 사업이나 일을 시행한다. B씨 역시 마찬가지. 특히, 월요일 새벽에 다른 일을 해야 하는 관계로 부산에서 내려왔을 때처럼 A씨의 짐을 들어줄 수 없었다. 이에 A씨에게 양해를 구하자, 그 대답이 상당히 걸작이었다. 여자친구와 같이 부산에서 놀고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가방을 못 가지고 올라간다는 것이었다. 이에 B씨는 일요일 일정이 끝난 이후 다음 날 일찍 일을 해야 하는 본인의 사정을 다시 한 번 더 설명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나는 너 만한 나이 때 그런 일 모두 도맡아 했다. 너는 왜 못 하냐!”라는 타박 뿐이었다. 결국 B씨는 다음 날 새벽에 출근해야 하는 피곤한 일정 속에서도 기어이 5개에 이르는 A씨의 짐을 옮겨야 했다. 그런데, 이러한 일이 B씨만 겪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더욱 충격적이다. 제보 상황을 종합해 보면, 나이가 젊거나 연차가 적은 축에 속할 경우 이러한 선배들의 사사로운 심부름을 하는 것이 한, 두 번은 아니었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행여 본인이 해야 할 일을 후배들에게 떠넘기는 선배에 대해 후배들이 조금이라도 반박을 하면, 바로 욕설로 맞대응을 하는 선배들의 모습도 비일비재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위계질서를 남용한 일부 심판위원들의 ‘갑질’ 제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실제로 필자 역시 지난해 목동야구장 심판위원실 앞에서 후배의 멱살을 잡는 선배의 모습을 목격하면서 이러한 제보가 결코 실체가 없는 허상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이에 나이가 있는 심판위원은 이 둘을 말리며 “하려거든(싸우려거든) 끝나고 해라.”라며,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기도 했다.

특히, 원정 경기가 있을 때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배 D씨가 원정 경기를 앞두고 먼저 잠을 청하고 있을 때, 술을 마시고 숙소로 복귀한 선배 C씨가 본인의 잠을 강제로 깨웠다는 제보도 있었다. 이후 두 시간 가량 술취한 선배의 시중을 듣다가 특정 심판 위원과 친분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난 이후에는 그 자리에서 10분간 ‘엎드려 뻗쳐’를 시켰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제아무리 위계 질서가 중요한 야구계라고 해도 이러한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점은 꽤 충격적으로 받아들일 만하다.

그런데, 이러한 제보 내용 중 가장 많은 이야기가 오갔던 것은 “이러한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라는 점이다. 여기에는 다 싣지 못하지만, 언어 폭력에서부터 1년이라도 먼저 협회에 소속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도 분명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다보니, 열심히 일을 하려는 다른 심판위원들까지 모두 욕을 먹게 되는 상황까지 발생하게 된 셈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이야기들이 나오게 된 것이 “차라리 잘 됐다.”라는 입장을 보인 이들도 있다. 제보를 해 온 이들도 “우리 역시 조사 받을 것은 무엇이든지 받을 준비가 다 되어 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심판위원회 뿐만이 아니라 협회의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 있다면,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개혁 이후에 우리가 바로 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협회의 전사(全事)적인 개혁 의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결국 부당한 행위 여부에 대해 협회 차원에서 전수 조사가 필요한 것만큼은 분명해 보이는 셈이다.

* <스포츠니어스>는 이처럼 부당한 일에 주저하지 않고 취재를 약속 드립니다. 기자 e-mail 또는 스포츠니어스 SNS로 제보 해주시면 철저한 익명 보장 후 취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ugenephil@sports-g.com

이 기사의 단축 URL은 https://www.sports-g.com/uCvgB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