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기] 돌풍의 강릉고, 광주일고 20연승 행진에 ‘발목’

[스포츠니어스 | 목동야구장=김현희 기자] 녹색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고교야구 선수들의 뜨거운 승부가 장마철 이후에도 본격적인 레이스가 진행되는 가운데, ‘제73회 청룡기 쟁탈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 겸 2018 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 스포츠조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이하 청룡기 선수권)’ 대회 역시 계속됐다. 시즌 왕중왕을 가리는 마지막 대회이기도 한 6일째 32강전 경기에서 포항제철고, 덕수고, 강릉고가 각각 승리하며, 16강이 겨루는 다음 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32강전 마지막 경기는 서스펜디드 선언되어 17일 오전 8시 30분에 재개된다.

제1경기 : 경북 포항제철고등학교 7-1 천안 북일고등학교

충청지역에서 가장 탄탄 전력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았던 북일고가 포철고에 발목이 잡히며 또 다시 눈물을 흘려야 했다. 7회, 단 한 차례 포철고 타선이 폭발하여 점수 차이가 갑자기 벌어진 것이 승부의 추가 급격히 한 쪽으로 흐른 것이 결정타였다. 그러나 경기 중반까지만 해도 양 팀은 0-0의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6회 말, 포철고가 4번 정준영의 우전 적시타로 포문을 열었지만, 곧바로 이어진 7회 초 반격서 북일고가 고승민의 우익수 희생 플라이로 다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그러나 7회 말 공격에 나선 포철고는 8번 정현도의 1타점 2루타를 신호탄으로 상대 와일드 피치, 그리고 3번 최인호의 적시타로 점수 차이를 갑자기 벌리기 시작했다. 이후 와일드 피치와 상대 실책성 플레이 등에 힘입어 대거 7득점,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이형빈이 4회만에 내려갔지만, 뒤 이어 나선 이준이 5이닝 4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팀의 16강행을 이끌었다.

제2경기 : 덕수고등학교 6-4 대구고등학교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덕수고가 황금사자기 준우승팀 대구고를 32강전에서 물리치고 16강에 올랐다. 덕수고는 1회 초 수비서 3번 박영완과 4번 김범준에게 연속 적시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지만, 곧바로 이어진 1회 말 반격서 6번 김주승의 2타점 동점 적시타와 기민성-양홍영의 연속 적시타를 묶어 대거 4득점, 가볍게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대구고도 3회 초 공격서 김태우의 적시타와 상대 에러에 편승하여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4-4의 팽팽한 기운 속에서 덕수고는 6회 말 공격서 9번 김태호의 역전 적시타와 상대 수비 에어를 묶어 다시 2득점하여 승리를 굳혔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권휘에 이어 등판한 2학년생 정구범이 8이닝 4피안타 2실점(무자책) 호투로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3안타로 팀 타선을 이끈 덕수고 김주승. 사진ⓒ스포츠니어스

제3경기 : 강원 강릉고등학교 5-4 광주 제일고등학교

광주일고의 올 시즌 연승 행진이 20에서 멈췄다. 그리고 그 연승 행진을 멈추게 한 주인공은 놀랍게도 강원도 대표로 출전한 강릉고였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이변’이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동안 전국 무대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강릉고가 황금사자기 우승팀을 32강전에서 잡았으니, 그런 소리가 들려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강릉고에 ‘우승 청부사’ 최재호 감독이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라고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도 많다. 그 최재호 감독이 크게 ‘일’을 냈다.

2회 초 수비서 포구 에러로 한 점을 허용한 강릉고는 2회 말 공격서 9번 전민준과 2번 홍종표의 적시타로 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에 5회 초 공격에 나선 광주일고도 2번 전광진의 땅볼과 4번 한지운의 2타점 2루타를 앞세워 다시 3득점,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대로라면 광주일고의 승리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강릉고는 곧바로 이어진 5회 말 반격서 최정문과 오세현, 그리고 김형준의 연속 적시타로 다시 3득점,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강릉고 마운드는 광주일고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16강 진줄을 자축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신승윤, 구원 서장민에 이어 세 번째 투수 등판한 이믿음이 3과 2/3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몸을 푸는 강릉고 에이스 서장민. 서장민 앞에 있는 이가 우승청부사로 불리는 최재호 감독이다. 사진ⓒ스포츠니어스

한편, 마산용마고와 양산 물금고의 32강전 마지막 경기는 양 팀 모두 4시간이 넘는 접전 끝에 12-1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여 대회 규정(22시 45분 이후에는 새로운 이닝에 들어갈 수 없으며, 모든 경기는 23시 이내에 마무리한다)에 따라 서스펜디드(Suspended, 일시중지) 경기가 선언됐다. 서스펜디드 된 경기는 17일 아침 08:30에 10회 승부치기 상황부터 재개된다. 이 과정에서 외야 타구를 처리하려다가 동료와 충돌을 일으킨 좌익수 장세현이 경기를 마치지 못한 채 후송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 청룡기 선수권 주요 히어로(MVP)

포철고 외야수 최인호 : 쐐기타 포함하여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최종 성적은 4타수 2안타 2타점(2득점). 특히, 6회 초 동점 상황을 만들어내는 내야 안타를 비롯하여 7회 초 쐐기를 박는 중전 적시타를 기록하면서 중심타자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몰아치기에 능하여 주말리그에서도 불방망이 실력을 과시했으며, 이 날 멀티히트로 시즌 타율도 0.388를 기록하게 됐다. 특히, 경주고와의 1회전 경기에서는 시즌 첫 홈런포를 가동하면서 깜짝 활약을 선보이기도 했다. 물론, 이형빈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막강한 북일고 타선을 5이닝 무실점으로 틀어 막은 에이스 이준의 공로 역시 가볍게 볼 수 없다.

덕수고 투수 정구범-외야수 김주승 듀오 : 왜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됐는지를 증명해 주는 경기였다. 선발 6번 타자 겸 1루수로 출장한 김주승은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면서 팀 타선을 이끌었다. 특히, 1회 말 반격서 2사 이후 동점을 만드는 적시타를 기록하면서 타석에서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친형인 한화 김주현(경찰 야구단)과는 달리, 교타자로 성장한 김주승은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내/외야를 오가며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타선에서 김주승을 비롯한 타자들이 6점을 뽑아내는 동안 마운드에서는 좌완 에이스 정구범의 투구가 빛이 났다. 선발투수 권휘가 2회를 넘기지 못하고 물러나자 정구범이 그대로 마운드에 투입, 경기를 마무리했다. 140km에 이르는 빠른 볼도 인상적이지만, 서울 시내 좌완 투수들 중에서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보인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에 2학년의 몸으로 올해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됐다. 미국 유학을 다녀오는 바람에 진학이 늦어져 사실은 고교 3학년생들과 동갑이다. 나이 제한으로 인하여 내년에는 청소년 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지만, 내년 고교야구에서도 그의 투구를 볼 수 있다.

강릉고 선수단 전원 : 누구랄 것 없이 자기 몫을 다 했다. <스포츠니어스> 야구 취재 역사상 선수단 전원을 MVP로 손꼽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 선발 2번 타자로 나서면서 3안타(1타점)를 몰아 친 홍종표, 4번 타자로 나서면서 2안타를 기록한 김주범을 비롯하여 하위 타선에서 제 몫을 다 한 포수 김형준 모두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이 날 경기에서 강릉고 타선은 5번 타순을 제외하고 전 타순에 나선 타자들이 모두 안타를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도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에이스 서장민이 잠시 흔들렸지만, 선발로 나선 신승윤이나 마무리로 나선 이믿음이 무자책 투구를 선보이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들 모두 우승 청부사 ‘최재호 사단’의 멤버들이다.

eugenephil@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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