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은 이용에게 많은 지시를 내렸다. ⓒ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 | 수원=김현회 기자]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은 제자 이용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어떻게 평가할까. 최강희 감독은 “이용이 생각보다는 잘했지만 너무 급소 이야기만 한 것 같다”고 웃었다.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 전북현대의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경기를 앞두고 만난 최강희 감독은 최근 화제를 일으킨 월드컵 출전 선수들의 MBC <라디오스타>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지난 11일 이용을 비롯한 조현우(대구FC),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등은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입담을 과시했다.

특히나 이용은 월드컵 독일전 당시 부상 상황을 설명하며 화제를 집중시켰다. 방송 중에는 “이용이 그다지 재미있는 캐릭터가 아니라 최강희 감독이 출연을 만류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이용은 첫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재미를 선사했다. 이용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도 입담과 끼를 과시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유머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최강희 감독은 제자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어떻게 봤을까. 최강희 감독은 K리그 미디어데이 등에서 늘 가장 익살스러운 발언으로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주인공이다. 원조 ‘예능인’에게 이용의 활약에 대해 물었다. 그랬더니 최강희 감독은 “내가 (이)용이를 불러서 국어책에 나와 있는 대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잘 하겠습니다’라는 말만 하지 말라. ‘예능을 하라’고 지도했다”고 밝혔다. 전술 지도 못지 않은 예능 지도였다.

이용의 급소를 던진 수비는 많은 화제가 됐다. ⓒ방송 화면 캡처

그러면서 최강희 감독은 “걱정했던 것보다는 잘했다. (김)영권이도 그렇고 생각보다는 말을 잘하더라. 그런데 조금 더 재미있게 하지 못한 건 아쉽다. (이)용이가 너무 급소 이야기만 했다. 그것 말고도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더 많았는데 너무 독일전에 급소 맞은 이야기만 하더라”고 평가했다. 이용은 이날 독일전 부상 상황을 재치 있게 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최강희 감독은 “그래도 이번 <라디오스타> 출연을 통해 축구선수들도 입담으로 화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걸 보여줘 만족한다”며 “그렇게 애들이 노래까지 잘할 줄은 몰랐다. 끼가 있다. 2% 부족했지만 그 정도면 잘했다고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방송된 <라디오스타>는 수도권 기준 1부 시청률 10%, 2부 시청률 10.4%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지난 4일 방송분 시청률 7.6%에 비해 대폭 상승한 기록이다.

최강희 감독은 시즌 도중임에도 이용에게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허락하면서 K리그와 전북현대 홍보 미션을 줬다. 최근 들어 노출이 부족한 K리그가 전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예능 프로그램에 언급되는 건 영향력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최강희 감독은 “그런 유명한 프로그램에 K리그 이야기도 나오고 전북현대 이야기도 나와서 좋다”며 “(이)동국이한테도 방송에 나가라고 허락한 이유가 K리그 이야기나 경기장의 모습 등이 더 많은 대중에 노출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게 월드컵 특수로 인한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까봐  아쉽다”면서 “우리 선수들 중에는 그래도 (용)이 보다는 (김)진수나 (최)보경이가 예능감이 좋다.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 여러분이 참고하길 바란다. 이 친구들의 예능감은 보장한다. 그런데 그 정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려면 월드컵에도 나가고 일반인도 다 알 수 있는 정도의 인지도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인지도가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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