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자책골을 넣은 뒤 살해 당한 에스코바르. ⓒ콜롬비아 축구협회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자책골을 넣은 뒤 총격 살해 당한 콜롬비아 축구선수 안드레스 에스코바르의 가족이 입을 열었다. 안드레스 에스코바르의 친형인 산티아고 에스코바르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했던 선수들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실을 우려했다.

언론 매체 ‘JOE’는 4일 “안드레스 에스코바르의 동생이 살인 예고가 허용되는 현상을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산티아고는 “이런 끔찍한 일을 경험한 가족으로서 어떻게든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의 동생 안드레스 에스코바르는 지난 1994 미국월드컵 당시 자책골을 넣은 뒤 자국에서 총격을 입고 사망했던 바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실망스러운 플레이를 선보인 콜롬비아 국가대표 카를로스 산체스 역시 최근 들어 SNS를 통해 살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산체스는 일본과의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3분 만에 핸드볼 파울로 퇴장 당하며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팀의 1-2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16강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는 해리 케인에게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이후 산체스의 SNS를 통해 “너를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16강 잉글랜드와의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마테우스 우리베와 카를로스 바카도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 이들은 "니가 죽길 바라", "이번 경기는 아마 우리베의 마지막 경기였을 거야", "곧 범죄 조직이 널 처리할 거야", "난 바카가 죽길 바란다" 등 엄청난 수준의 비난과 살해협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로아티아와의 16강전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니콜라이 예르겐센을 향해서도 자국에서 살해 협박이 이어지자 덴마크 축구협회가 자국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멕시코전에서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등 실망스러운 활약에 머물렀던 장현수에 대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장현수의 사형을 촉구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산티아고는 “내 동생은 아무런 위협도 받지 않았지만 거리에서 총을 맞고 죽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SNS에서 아무렇지 않게 살해 협박을 하고 있다. 이런 위협만으로도 선수와 가족들의 삶에 공포를 주는 것”이라면서 “내 동생의 죽음을 통해서도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그는 살해 위협에 시달리는 산체스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산체스는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 자신의 실수를 자책하지도 말고 살해 위협의 두려움에도 떨지 말아 달라”면서 “그의 가족 역시 그래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티아고는 “이렇게 살해 협박을 하는 이들은 체포돼 감옥에 가야한다. 내 동생의 일이 교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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