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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잠실=홍인택 기자] 마지막으로 운동장을 밟은 지 260일, 마지막으로 홈 경기장 운동장을 밟은 지는 280일.

서울이랜드FC와 수원FC의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17라운드가 열렸던 지난 달 30일 잠실종합운동장에 반가운 얼굴이 운동장에 나타났다. 등 번호 30번. 이예찬이다.

이예찬은 고양자이크로가 해체된 이후 서울이랜드로 이적했다. 김병수 전 서울이랜드 감독의 지도로 측면 자원으로 출전했다. 지난 시즌 그가 기록한 공격 포인트는 도움 두 개다. 공격 지역에서 간혹 실수를 범해 물음표가 따라다니던 선수였지만 왕성한 활동량으로 팬들의 눈에 들었다. 팬들은 주한성과 이예찬을 이랜드의 미래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그를 잠실에서 볼 수 있었던 날은 9월 24일 부산아이파크전이 마지막이었다. 운동장에서 볼 수 있었던 때는 10월 14일 경남FC전이 마지막이었다. 그가 다시 유니폼을 입고 운동장에 나오기까지 260일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잠실운동장을 밟은 지는 280일이다. 이예찬이 들어갈 때 장내 아나운서는 "오랜만에 우리 곁을 찾아왔다"라면서 이예찬의 투입을 알렸다. 정말 오랜만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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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찬은 "무릎 부상으로 운동을 6~7개월가량 쉬었다"라고 말했다. 인창수 감독과 코치진은 이예찬에게 '완벽'을 주문했다. 서울이랜드로서도 최오백과 함께 측면에서 속도를 살릴 수 있는 이예찬이 꼭 필요했다. 섣불리 투입했다가 부상이 재발하면 더 어려운 시즌을 치러야 한다. 이예찬은 이를 갈며 재활에 힘썼다.

뛰지 못하는 선수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예찬도 그랬다. 그럴 때마다 가족과 팬들은 그를 다독였다. 계속할 수 있다고 응원해줬다. 이예찬은 "주변 분들의 응원에 힘을 많이 받았다"라고 말했다. 코치진은 "몸 상태가 올라오면 너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라며 격려했다. 이예찬은 "언제 투입될지 몰라 항상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후반 17분 유정완 대신 최전방 공격자원으로 운동장에 들어섰다. 이예찬은 "오랜만에 뛸 수 있었고 팬들도 많이 찾아와서 설렜다"라며 복귀 심정을 전했다. 이예찬은 특유의 활동량과 움직임으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수원FC 수비수가 조찬호를 신경 쓸 때 빠르게 뒷공간을 찾아 들어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이했다. 마무리는 짓지 못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마지막 순간에 태클을 당했지만 심판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공을 보고 정확하게 들어간 파울이었다. 이예찬은 씁쓸한 마음을 다잡고 다시 벌떡 일어나 자신의 위치로 돌아갔다.

경기는 백성동의 골로 서울이랜드가 0-1로 패배했다. 오랜만에 찾아온 운동장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이예찬은 "아쉽게 경기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앞으로 경기가 많이 남아있으니까 분위기 올려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오늘 비가 많이 왔는데도 팬들이 많이 찾아주셨다. 앞으로도 많이 찾아와주시면 선수들도 보답하겠다. 많이 찾아와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팬들에게 인사를 남겼다.

오래 뛰지 못한 만큼 뛰고 싶어 하는 마음이 드러났다. 이예찬의 합류가 서울이랜드에 에너지를 불어 넣을 수 있을까. 부상과 경고누적으로 이탈한 선수들이 돌아오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 중심에 이예찬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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