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 메시 산산조각 낸 음바페

메시의 월드컵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 ⓒ FIFA World Cup 페이스북


[스포츠니어스 | 곽힘찬 기자] 정녕 리오넬 메시의 팔자엔 국가대표 우승컵이란 없는 것일까? 심판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려 퍼지자 메시는 얼굴을 감싸며 주저앉았다.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 3차전인 나이지리아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가까스로 16강에 진출했지만 프랑스에 3-4로 패배하며 짐을 싸게 됐다. 후반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아르헨티나는 가브리엘 메르카도의 골로 앞서나갔으나 프랑스의 벤자민 파바드와 킬리안 음바페에 연이어 실점하며 역전패하고 말았다. 이날 메시는 2도움을 기록하면서 아르헨티나의 승리를 위해 분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국가대표와 인연이 없는 ‘축구의 神’
메시가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스페인의 FC바르셀로나 소속으로 프리메라리가, 코파 델 레이, 챔피언스리그 등 수많은 우승컵을 차지했고 그 어떤 선수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메시는 아르헨티나 유니폼만 입게 되면 크게 힘을 쓰지 못했다. 2006 독일 월드컵을 시작으로 수차례 국제대회에 나섰지만 우승컵과는 거리가 멀었다. 특히 2014 브라질 월드컵, 2015 코파아메리카, 2016 코파아메리카 센테나리오에서 3년 연속 준우승에 그치며 좌절했다. 칠레와의 2016 코파아메리카 센테나리오 결승전에선 승부차기 실축을 범하며 그에 대한 충격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메시는 그동안 대표팀을 위해 엄청난 헌신을 해왔다. 2016 코파아메리카 센테나리오가 끝난 후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간절한 부탁을 뿌리치지 못하고 대표팀 은퇴를 번복하기도 했으며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부진할 때 홀로 고군분투하며 패배의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내기도 했다. 그러했던 메시도 이제 30대에 접어들자 서서히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는 있어도 경기의 결과는 바꾸지 못했다.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은 사실상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할 수 있었다. 자신의 우승 커리어에 ‘첫 국가대표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추가하기 위해 마지막 힘을 쏟아냈지만 결과는 16강 탈락이었다. 발롱도르 5회 수상에 빛나는 ‘신이 내린 선수’ 메시의 2018 러시아 월드컵은 안타까움만 남긴 채 막을 내리게 됐다.

메시는 지는 해고 음바페는 뜨는 해다. ⓒ FIFA World Cup 페이스북

‘축구의 神’의 꿈을 산산조각 낸 소년
만 19살에 불과한 소년이 ‘황제’ 메시를 집으로 보냈다. ‘제 2의 앙리’로 불리는 킬리안 음바페가 그 주인공이다. 메시는 이번 월드컵이 사실상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었기 때문에 무조건 이겨야 했다. 하지만 음바페가 메시의 꿈을 무너뜨렸다. 이날 음바페는 그리즈만의 PK골을 자신이 직접 만들어냈고 후반에 2골을 추가하며 프랑스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멀티골을 기록한 음바페는 1958 스웨덴 월드컵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펠레 이후 첫 10대 선수가 됐다.

아르헨티나 선수단의 대부분은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에 출전했던 멤버가 다수다. 반면에 프랑스 대표팀은 세대교체에 성공하면서 젊음과 패기로 무장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그 중에서 음바페가 중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엄청난 스피드를 보여준 음바페는 시종일관 아르헨티나 수비진을 휘젓고 다니며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을 기억하고 싶지 않을 악몽으로 만들어버렸다.

세상에 ‘영원’이라는 것은 없다
1987년생 메시는 2006년 19세의 나이로 자신의 첫 월드컵에 출전해 월드컵 데뷔골을 터뜨렸다. 그리고 12년 후 1998년생 음바페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첫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메시는 이날 경기에서 맹활약한 음바페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자신의 첫 월드컵에 대한 기억이 되살아났음과 동시에 이제 자신이 내려올 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지금 하늘에 떠 있는 태양도 언젠간 최후를 맞게 된다. 축구도 그렇다. 메시는 엄청난 기록들을 세운 현 세대 최고의 선수로 꼽히지만 영원히 최고의 자리에 있을 수 없는 법이다. 과거 수많은 ‘레전드’들이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왔듯 이제 메시도 양보할 차례가 된 것이다. 메시의 월드컵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났지만 동시에 음바페의 월드컵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emrechan1@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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