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딘 vs 호날두' 이 경기를 설명하는 한 장의 사진 ⓒ 우루과이 축구 협회, 포르투갈 축구 협회 페이스북

[스포츠니어스 | 임형철 기자] 프랑스와 아르헨티나의 경기에 이어 우루과이와 포르투갈의 경기가 7월 1일 토요일 한국 시각 새벽 3시에 열린다. 두 팀은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맞대결을 갖는다. A조 조별예선 3전 전승을 거둔 우루과이는 기세를 이어 B조 조별예선 1승 2무에 그친 포르투갈을 누르겠다는 각오가 상당하다. 유로 우승팀 포르투갈도 콧대 높은 우루과이의 기세를 꺾을 준비를 마쳤다.

우루과이

조별예선 성적 : A조 1위 - 3승, 5득 0실

조별예선 경기 결과 : 이집트 0-1 우루과이 / 우루과이 1-0 사우디아라비아 / 우루과이 3-0 러시아

조별예선 최다 득점자 : 루이스 수아레스 - 2골

감독 : 오스카르 타바레스

포르투갈

조별예선 성적 : B조 2위 - 1승 2무, 5득 4실

조별예선 경기 결과 : 포르투갈 3-3 스페인 / 포르투갈 1-0 모로코 / 이란 1-1 포르투갈

조별예선 최다 득점자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 4골

감독 : 페르난두 산투스

우루과이, 대회 유일 무실점 팀의 단단함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와 한 조에 편성된 우루과이는 세 경기에서 3승을 거두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디에고 고딘, 호세 히메네스, 세바스티안 코아테스 등이 구성한 수비진의 공헌이 컸다. 특히 소속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긴 시간 호흡을 맞춰온 고딘과 히메네스의 센터백 조합은 기대 이상이었다. 포르투갈의 한 방을 막겠다는 자신감이 충만하다.

포르투갈, 확실한 에이스가 있는 자신감

그러나 포르투갈의 창끝은 매우 날카롭다. 확실한 에이스의 존재가 그 이유를 말해준다. 조별예선 세 경기에서 네 골을 넣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이번 대회 좋은 기량을 과시하며 포르투갈의 전력을 한층 상승시킨 주역이다. 게다가 호날두는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최근 토너먼트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러시아 월드컵 토너먼트도 자신의 무대로 만들겠다는 비장한 각오가 있다.

ⓒ 우루과이 축구 협회 페이스북

점점 좋아지고 있는 우루과이

A조 조별예선에서 3전 전승을 거둔 우루과이지만 그들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이집트와의 첫 경기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 고전한 우루과이는 경기 종료 직전까지 0-0에 내몰렸다가 호세 히메네스의 골로 겨우 1-0 승리를 거뒀다. 약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도 전반 23분 루이스 수아레스가 선제골을 넣은 후 긴 시간 추가 골 득점에 실패하며 생각보다 고전했다.

그러나 최종전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3-0 대승을 거두며 반전을 이뤘다. 이날 다이아몬드 4-4-2로 시스템을 바꾼 우루과이는 중원에서 상대를 압도하며 90분 내내 자신들의 경기를 풀어갔다. 초반엔 어려움이 있어 보였던 루이스 수아레스와 에딘손 카바니의 투톱도 경기를 거듭하고 나란히 골 맛을 보면서 한결 좋아졌다. 다이아몬드 4-4-2 시스템으로 중원을 확실히 장악하고 카바니와 수아레스의 투톱이 위력만 발휘한다면 포르투갈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

상대 전적에서 앞서는 포르투갈, 그러나

슈퍼스타의 존재감을 제외하면 포르투갈이 팀 전력에서 다소 밀리는 듯하다. 이럴 때 두 팀의 상대 전적 기록이 포르투갈이 우루과이에 내세우기 좋은 반격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역사상 두 차례 있었던 두 팀의 맞대결에선 포르투갈이 1승 1무를 거둬 긴 시간 우위를 점했다. 리스본에서 있었던 평가전에서는 포르투갈이 3-0으로 완승해 우루과이에 굴욕적인 패배를 안기기도 했다.

그런데 상대 전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망스러울 수 있다. 두 팀이 가장 최근에 맞붙었던 경기는 1972년 7월에 펼쳐졌다. 두 팀은 이번에 무려 46년 만에 맞붙기 때문에 먼 옛날에 해당하는 상대 전적은 그렇게 큰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게다가 월드컵에서 두 팀이 맞붙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상대 전적으로 징크스를 만들어 불리한 팀을 내몰기엔 설득력이 부족하다. 두 팀의 맞대결에선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

ⓒ 우루과이 축구 협회 페이스북

두 팀이 고려해야 할 것들

우루과이는 호세 히메네스의 몸 상태가 관건이다. 조별예선 최종전 러시아전을 부상으로 빠졌던 히메네스가 대퇴사두근 부상에서 확실히 회복했을지가 관건이다. 히메네스가 부상으로 빠질 시 그 자리는 코아테스가 러시아전처럼 메울 가능성이 높다.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의 스포르팅 CP에서 활약 중인 코아테스는 상대 선수를 잘 알고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호세 히메네스와 비교했을 때 수비 안정감은 다소 아쉬운 경향이 있다.

포르투갈은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의 선택이 중요하다. 포르투갈이 조별예선 경기 내내 불확실한 경기력을 보인 데에 일부는 부진한 선수들의 영향이 있었다. 베르나르두 실바와 곤살루 게데스보다는 히카르두 콰레스마, 안드레 실바를 이란전처럼 기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중앙 미드필더로 아드리엔 실바와 주앙 무티뉴 중 어느 선수를 선택할지도 기대를 모은다. 세트피스를 고려하면 무티뉴가 좋은 선택이지만 패스 전개나 중원 싸움 자체로는 실바가 더 나을 수 있다.

이 두 팀의 경기가 주목받는 이유는 앞서서 치러질 프랑스와 아르헨티나의 16강전 경기 결과에 따라 메시와 호날두가 8강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르투갈에 우루과이는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포르투갈이 한 방을 살리기에 우루과이의 수비는 매우 단단하다. 제공권만 놓고 봐도 디에고 고딘이 버티고 있는 우루과이 수비가 밀릴 공산이 없다.

포르투갈은 더는 한 방에 의존할 게 아니라 팀의 전체적인 경기력을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즉 호날두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많은 선수가 다양한 방식으로 우루과이의 수비를 찔러야 공간이 열릴 것이다. 무엇이든 막아내는 방패와 어떻게든 뚫을 수 있는 창의 대결이 새벽에 펼쳐진다. 이 한 문장 만으로 두 팀의 경기를 반드시 챙겨봐야 할 이유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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