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빠지자 고스란히 드러난 러시아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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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골 2도움을 기록 중인 골로빈은 우루과이전 휴식을 취했다 ⓒ 러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페이스북

[스포츠니어스 | 임형철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를 꺾고 두 경기에서 여덟 골을 넣으며 화력을 과시한 러시아가 우루과이전에는 침묵했다. 러시아는 우루과이에 0-3으로 패하며 이번 대회 첫 패배를 기록했다. 경기 전부터 이미 16강을 확정한 상태였던 러시아는 우루과이전 패배로 A조 2위에 머물러 16강에서 B조 1위 팀을 상대하게 됐다.

경기 전 러시아의 스타니슬라프 체르체소프 감독은 우루과이전을 앞두고 오른쪽 풀백 마리오 페르난데스, 왼쪽 풀백 유리 지르코프, 공격형 미드필더 알렉산드르 골로빈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이들의 공백은 이고리 스몰니코프, 표도르 쿠드리야쇼프, 알렉세이 미란추크가 대체했다. 그러나 경기 내내 주전 선수들의 공백이 현저히 느껴진 탓에 우루과이를 상대로 부진한 경기력을 일관했다. 사마라 아레나에 모인 러시아 관중들은 긴 시간 침묵했다.

부진에 치명적인 실수까지, 백업 3인방의 아쉬움
마리오 페르난데스의 자리를 대체한 스몰니코프는 우루과이전 최악의 활약을 보였다. 전반 8분 위험 지역에서 패스 실수를 범해 상대에게 위협적인 기회를 헌납했다. 이때 프리킥을 얻은 우루과이는 루이스 수아레스를 키커로 내세워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28분엔 에딘손 카바니와 경합을 하던 중 불필요한 경고를 받았다. 결국 8분 후 오버래핑하는 디에고 락살트를 반칙으로 저지하다 두 번째 경고를 받아 36분 만에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유리 지르코프를 대신한 표도르 쿠드리야쇼프는 경기 내내 패스 실수를 일관하며 공격 흐름을 끊었다. 쿠드리야쇼프가 부정확한 크로스로 공격 기회를 놓치자 사마라 아레나에는 짧은 정적이 흘렀다.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로코모티브 모스크바의 에이스인 알렉셰이 미란추크는 알렉산드르 골로빈과 비교해 경기에 미친 영향력이 부족했다. 골로빈의 공백 탓에 중원 경쟁력이 아쉬워진 러시아는 우루과이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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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로 많은 주목을 받은 알렉세이 미란추크는 우루과이를 상대로 밋밋한 활약을 남겼다 ⓒ 러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페이스북

‘개최국 돌풍’ 러시아, 주전 3인방의 지분이 컸다
이날 휴식을 부여받은 주전 3인방 중 이날 교체로 출전한 선수는 마리오 페르난데스가 유일했다. 대체자 스몰니코프가 전반 36분에 퇴장을 당한 탓에 비어버린 오른쪽 풀백 자리를 메우기 위해 급히 교체 투입됐다. 50여 분을 소화한 페르난데스는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공격에 가담하며 차이를 만들었다. 수적 열세에 놓인 후반전 내내 스몰니코프보다 안정적인 활약을 보였다.

풀백 유리 지르코프는 부족한 기동력을 노련함과 날카로운 왼발 킥으로 메운다. 그를 대신해 우루과이전에 출전한 쿠드리야쇼프의 공격 지원은 아쉬운 수준이었다. 쿠드리야쇼프의 크로스는 늘 지르코프가 생각나게 했다.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이번 월드컵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이 된 알렉산드르 골로빈은 매 경기 12km가량을 뛰며 살림꾼 역할을 도맡는 선수다. 우루과이전을 통해 그가 공수 양면에서 러시아의 심장과 같은 선수임을 다시 확인했다.

러시아를 상대한 우루과이의 전반전 경기력은 썩 좋지 않았다. 그러나 러시아는 주전 3인방을 대신해 나온 선수들이 실수를 연발한 탓에 제대로 겨루지도 못하고 일찍 분위기를 내줬다. 주전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는 다가오는 토너먼트 경기에서 다시 정예 멤버로 무장한 채 나설 가능성이 높다. 우루과이전 공백으로 오히려 존재감을 확인시켜준 주전 선수들이 토너먼트에서 러시아의 경기력을 돌려놓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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