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스포츠니어스 | 홍인택 기자] 한국시각 24일 오전 12시 러시아 노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렸던 월드컵 F조 경기 2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우리 대표팀이 아쉬운 1-2 패배를 당했다. 장현수의 페널티킥 장면과 추가 실점 장면이 뼈 아팠다.

2연패를 당했지만 긍정적인 면도 분명히 있었다. 특히 문선민의 활약이 대단했다. 문선민은 멕시코를 상대로 우리 대표팀이 보여줘야 할 가장 확실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문선민은 포기하지 않았고 공이 가는 곳마다 뛰어다녔으며 빠른 역습을 잘 실현할 수 있었던 유일한 선수였다.

문선민이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때만 해도 그를 향한 의심이 많았다. 이번 시즌 인천유나이티드에서 보여줬던 활약이 대단했기에 그를 믿는 사람들도 많았으나 현재 인천의 리그 순위, 그리고 세계무대에서 검증되지 않은 부분이 그의 그림자였다. 게다가 문선민은 날씨가 더우면 저조한 활약을 펼친다는 해석이 있었다. 로스토프 아레나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선수들은 땀에 절었고 귀빈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국내 관계자들은 태극 모양의 부채로 더위를 식힐 정도였다.

그러나 문선민은 이날 경기에서 분명히 멕시코에게 위협을 주는 선수였다. 멕시코로서는 경기 초반 선제골이 터지기 전까지 손흥민과 황희찬보다도 문선민이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그를 향한 모든 의심을 이번 대회를 통해 걷어냈다. 비록 공격수로서 골은 없었지만 우리 대표팀 공격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손흥민이 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것도 결국은 문선민의 활약으로 수비수들이 지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문선민의 활약으로 멕시코 선수들은 후반에 다리 근육 경련이 일어날 정도였다. 경기에 뛰지 못했던 선수와 비교하기 어렵지만 김신욱이나 이승우였다면 그 정도로 멕시코 수비수들을 괴롭힐 수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신태용 감독을 비난할 수 없는 점은 여기에 있다. 신태용 감독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선수를 골랐다. 문선민이 없었다면 그 역할을 누가 해냈을지 생각하기 어렵다. 측면자원으로는 김인성과 김태환 등도 문선민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었겠지만 문선민만큼 상대 수비를 지치게 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선수들이 모든 것을 쏟아냈던 대회였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문선민이 가장 많이 쏟아냈다. 이 경기를 끝으로 내일이 없는 선수처럼 뛰었다. 멕시코의 패스가 계속 이어져도 공을 향해 끝까지 쫓아갔다. 그의 주가는 분명히 올라갔다. 인천이 과연 그를 지킬 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제 독일전이 남았다. 국내 축구계나 언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독일전에 대한 전망을 듣기 어려웠다. 그래서 문선민이 또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낼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독일전에서도 그를 보고 싶다. 오늘 모든 걸 쏟아부은 만큼 체력적 부담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의 플레이를 세계 무대에서 더 지켜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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