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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똑같이 손에 맞았다. 하지만 결과는 엇갈렸다. 노련함의 차이였다.

24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대한민국은 전반 26분 카를로스 벨라, 후반 21분 치차리토에게 실점하며 1-2로 패배했다. 경기 막판 손흥민의 골로 영패를 면했다. 뼈아픈 한 판이었다. 특히 전반 초반 좋은 경기를 하다가 실점하며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켰다.

'페널티킥 허용' 장현수, 아쉬움만 가득

이날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쉬움이 남는 선수는 장현수였다.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장현수의 가치는 충분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함께 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였다. 하지만 이번 2차전까지 장현수는 센터백으로 기용됐다. 그리고 계속해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스웨덴전에서도 그랬고 이번 멕시코전에서도 그랬다.

특히 전반 24분 페널티킥을 허용한 장면에서 장현수의 대처는 아쉬웠다. 상대의 크로스를 태클로 저지하려다가 팔에 공이 맞았다. 주심은 여지 없이 휘슬을 불었고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무리한 시도였다. 태클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 또한 "저 상황에서는 태클이 들어가서는 안된다. 막아서면 된다"라고 비판했다.

이는 두 번째 실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치차리토를 태클로 저지하려다가 오히려 공간을 내주고 말았다. 치차리토의 길목을 방해하며 슈팅 각도를 좁히는 것보다 태클로 아예 공을 뺏는 것을 시도했다. 만일 치차리토가 장현수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을 경우 페널티킥을 또다시 허용할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치차리토는 여유 있게 장현수를 제쳤고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장현수와 대비됐던 살세도의 센스

하지만 후반 7분 멕시코 살세도의 모습은 장현수와 확연히 달랐다. 날아오는 공에 팔을 맞았다. 대한민국 선수들은 손을 번쩍 들며 주심을 바라봤다. 페널티킥이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주심의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리플레이 장면에서 살세도의 센스가 드러났다. 공이 날아오는 순간 살세도는 팔을 몸에 붙였다. 팔에 공이 맞았지만 주심이 불지 않을 이유는 충분했다.

결국 노련함의 차이였다. 위험한 상황에서 공이 날아올 경우 수비수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많은 시사점을 안겨줬다. 장현수는 페널티킥을 내줬고 살세도는 실점을 막아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보여준 두 센터백의 차이는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장면이었다.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었다. 살세도 뿐 아니라 멕시코의 수비진은 노련하게 대한민국의 공격을 차단했다.

공격을 잘하면 전투에서 이길 수 있지만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비를 잘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스웨덴전과 멕시코전 모두 수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이번 멕시코전에서는 대한민국의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안타까울 수 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월드컵 전부터 계속해서 지적되어 온 수비 불안이 곪아 터졌다고 볼 수 밖에 없는 한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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