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조천중의 홍철우 감독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창녕=곽힘찬 기자] 제 26회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가 열리고 있는 경상남도 창녕스포츠파크에서는 초등부부터 대학부까지 수많은 여자 축구선수들이 그라운드 위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21일 목요일 중등부 경기가 열린 산토끼 구장에서는 경기 율면중이 제주 조천중을 맞아 4-0으로 완승을 거뒀다.

조천중은 2011년 창단된 제주도 유일의 중학교 여자축구부다. 지난 2016년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8강에 오르는 등 기량이 향상되고 있는 팀이었기에 조천중의 0-4 대패는 놀라울 만한 결과였다. 특히 조천중은 이날 율면중과의 경기에서 한 선수를 골키퍼에서 수비수로 포지션을 바꿔 경기에 출전시켰다.

경기가 종료된 후 만난 조천중의 홍철우 감독에게 제주도의 지리적 특성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을 것 같다고 묻자 “대회 원정 오는 것이 가장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그것보다 선수 수급이 가장 큰 문제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조천중은 단 14명에 불과한 선수단을 구성해 출전했다. 만약 대회 중 부상 선수가 발생하거나 퇴장으로 인해 징계를 받게 된다면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홍철우 감독은 “어쩔 수 없다. 뛰어난 선수가 나올 때마다 위쪽의 학교들로부터 스카우트 제안이 들어오기 때문에 선수들이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조천중은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선수들을 지킬 수 없는 입장이다. 선수들의 학부모가 자녀를 제주도를 떠나 서울로 보내려고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홍철우 감독의 개인적인 생각은 달랐다. “굳이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스카우트가 되어서 올라간다 치자. 만약 그곳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지 못한다면 크게 바뀌는 것이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즉, 뛸 수 있는 곳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말이었다.

현재 조천중 여자축구부에는 축구를 처음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다들 동아리 축구를 하다가 축구가 좋아 여자축구부로 들어왔다. 홍철우 감독은 “아까도 말했지만 원정을 가는 것은 무리가 없다. 하지만 선수 수급 문제만큼은 해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런 말이 있다.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한양으로 보내라’. 제주도에 아직 이런 옛말이 사람들의 인식 속에 박혀있는 것 같아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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