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을 응원하는 울산 서부초 축구부 학생들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창녕=곽힘찬 기자] 한국 여자 축구의 재목을 발굴하는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 대회가 펼쳐지고 있는 창녕스포츠센터에서 앳된 목소리를 가진 학생들의 우렁찬 응원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소리의 진원지는 울산 과학대와 경북 위덕대의 경기가 열리고 있는 따오기 구장.

이곳 관중석에서는 초등부 선수들로 보이는 어린 학생들이 “울산~과학대”를 연발하며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었다. 울산 과학대 선수들이 찾아온 기회를 아쉽게 놓치거나 실수를 할 때마다 선수들과 함께 아쉬워하며 탄식했다. 왜 이 학생들이 울산 과학대를 응원하고 있는 것일까? 갈수록 궁금해졌다. 보통 선수들의 학부모가 관중석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목이 터져라 응원을 펼치고 있는 학생들 옆에 가서 왜 울산 과학대를 응원하고 있는지 물어봤다. 그러자 학생들은 입을 모아 “선배들이기 때문에 응원해요”라고 대답했다. 이들은 울산 서부초 학생들이었다. 21일 경기 일정이 끝난 뒤 울산 과학대를 응원하기 위해 따오기 구장을 찾은 것이다.

하프타임 때에 천진난만하게 장난을 치던 학생들은 후반전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진지하게 선배들을 응원하며 경기에 집중했다. 기자가 “누가 이길 것 같아요?”라고 묻자 이들은 누구라 할 것 없이 모두 “울산 과학대가 무조건 이겨야 돼요”라고 했다. 울산 서부초가 바로 직전 경기를 패배했기 때문에 선배들은 꼭 이겨야 한단다.

하지만 이들의 응원에도 불구하고 울산 과학대는 위덕대에 패배했다. 어린 학생들은 아쉬워하는 선배들을 향해 “괜찮아요”를 외쳤다. 학생들은 패한 것이 아쉽지만 앞으로의 경기도 승패와 상관없이 응원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귀여운 후배들의 응원이 있기에 울산 과학대 선수들은 패배의 아쉬움을 딛고 남은 경기들을 잘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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