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 그래도 그는 ‘빛’이었다


조현우는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핫한 선수가 됐다. 그를 아시안게임에 보내 병역 혜택 기회를 주자는 의견이 거세지고 있다. ⓒ 대구FC

[스포츠니어스|곽힘찬 기자] 스웨덴과의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1차전 경기를 앞두고 관심을 모은 것은 골키퍼 경쟁이었다. 많은 이들이 김승규의 선발을 예상했다. 월드컵 경험이 있는데다가 지금까지 넘버원 골키퍼로서 자리를 굳혀왔기 때문이다.

이날 신태용 감독의 선택은 조현우였다. 월드컵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에서 받는 부담감과 긴장감은 이루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훈련 때 보여준 좋은 모습과 안정감 있는 선방과 볼 처리 등 기량이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는 것을 고려해 조현우를 선발로 내세웠다.

컨디션이 좋았다고는 하지만 불안함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조현우는 지난해 11월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국제 경험이 없었고 월드컵 또한 첫 출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현우는 팬들의 불안감을 모두 불식시켰다. 신장이 큰 선수들이 대부분인 스웨덴 선수들 속에서 안정적으로 공중볼을 처리했고 빠른 판단력을 보여줬다. 소속팀 대구FC에서 보여준 모습 그대로였다.

믿을 수 없는 선방, 첫 출전 맞나?
월드컵 첫 출전 선수라는 사실에 대해 의심이 들 정도로 멋진 활약을 보여줬다. 특히 전반 20분 보여준 결정적인 슈퍼 세이브는 보는 이들을 소름 돋게 할 정도로 놀라운 선방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공을 한국 수비수들이 놓치는 사이 마르쿠스 베리가 노마크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를 조현우가 다리를 뻗어 완벽하게 막아냈다. 독일 언론 ‘키커’는 중계를 통해 “마르쿠스 베리는 6야드 근방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웠지만 조현우의 뛰어난 선방에 막혔다. 믿을 수 없다”고 평가하며 조현우를 치켜세웠다.

후반전에도 조현우의 선방은 계속 이어졌다. 스웨덴은 뛰어난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국 선수들을 밀어붙이며 점유율, 슈팅 면에서 모두 앞섰지만 조현우의 활약 덕분에 팽팽한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아쉽게 후반 65분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에게 PK 선제골을 내주긴 했지만 조현우의 활약에 의문부호를 던질 사람은 없었다.

김민우가 패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태클을 시도했고 주심은 이를 파울을 선언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시켰다. 하지만 한국이 공격권을 잡고 역습을 전개하려던 순간 주심은 갑자기 VAR 판독을 선언했고 이는 스웨덴의 PK로 이어졌다. 사실상 PK로 인한 실점은 조현우 입장에서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조헤아’ 조현우, 그는 가장 돋보였다
조현우는 팬들 사이에서 ‘데 헤아’라고 불린다. 데 헤아와 스타일이 닮았을 뿐만 아니라 동물적인 감각의 반사 신경 역시 뛰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대구의 ‘데 헤아’ 보다는 한국의 ‘조현우’였다. 보통 팀의 골문을 지키는 골키퍼의 활약이 계속되면 팀의 전체적인 사기가 올라가게 되길 마련이지만 아쉽게 패배하고 말았다. 석연치 않은 심판의 판정과 스웨덴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에 굴하지 않았기에 조현우의 활약은 빛이 바랠 수밖에 없었다.

패배했지만 자신의 인생 첫 월드컵 본선 경기를 멋지게 장식한 조현우. 그는 오늘 11명의 선발 선수들 중에서 가장 돋보였으며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조현우가 부진해서 패배한 것은 아니었다. 아직 2경기가 더 남아있다. 본격적으로 조현우의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 남은 두 경기에서도 활약해야 한다.

emrechan1@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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