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페이스북, 아르헨티나축구협회 페이스북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공교롭게 둘 다 같은 상황에 놓였고 결과는 엇갈렸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레알 마드리드)는 영원한 라이벌이다. 그들이 축구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둘은 끊임없이 비교됐다. 이번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번 월드컵이 둘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16일(한국시간) 둘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리고 결과는 엇갈렸다.

호날두는 제대로 불을 뿜었다. 러시아 소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B조 1차전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경기에서 그는 '멱살 잡고 캐리'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여실히 보여줬다. 해트트릭으로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구했다. 전반 4분 만에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은 그는 전반 44분에 추가골을 넣었고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43분에는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었다.

특히 상대가 '무적함대' 스페인이라는 점에서 호날두의 진가는 더욱 돋보였다. 포르투갈에서 호날두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보여줬다. 물론 포르투갈이 호날두 혼자 축구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팀의 패색이 짙을 때 에이스의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는 점에서 호날두는 충분히 극찬 받을 만 했다. 포르투갈은 호날두의 활약에 힘입어 난적 스페인과 3-3 무승부를 기록, 어려운 고비를 넘겼다.

반면 메시는 1차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의 D조 1차전에서 메시는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비록 아이슬란드가 유로 2016에서 이변을 일으켰고 월드컵 본선에도 진출한 만큼 탄탄한 팀이었지만 메시와 아르헨티나가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 아쉬운 점이었다.

메시는 이날 아이슬란드 수비수에 꽁꽁 묶였다. 메시가 공을 잡는 순간 아이슬란드 수비수들이 그를 빠르게 압박했다. 메시는 좀처럼 슈팅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심지어 후반 18분 메시는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지만 실축했다. 경기가 이어질 수록 메시의 표정에서는 답답함이 묻어나왔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 메시의 프리킥은 호날두의 그것과 묘하게 오버랩됐다. 아르헨티나는 답답한 경기 끝에 아이슬란드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두 선수의 1차전은 묘하게 비슷했고 그만큼 또 극명하게 엇갈렸다. 호날두가 골을 넣었던 장면을 메시 또한 만들었다. 문제는 메시가 넣지 못했다는 것이다. 포르투갈과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하지만 두 선수의 표정은 달랐다. 호날두는 만족스러운 표정이었고 메시의 얼굴에서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러시아 월드컵이 시작한 만큼 대회 기간 동안 호날두와 메시는 계속해서 비교될 것이다. 그리고 첫 번째 경기에서 호날두는 활짝 웃었고 메시는 고개를 숙였다. 결과는 무승부로 똑같았지만 단순히 두 선수만 놓고 본다면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제 마지막이 될 수 있는 호날두와 메시의 월드컵 라이벌 구도가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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