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발표한 2018-19 시즌 개막전 대진 ⓒ 프리미어리그 페이스북

[스포츠니어스 │ 임형철 기자] 현지 시각으로 14일 오전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2018-19 시즌 리그 일정을 공개했다. 승격팀 울버햄튼 원더러스, 카디프시티, 풀럼을 포함한 프리미어리그 20개 팀은 8월 11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5월 12일까지 38라운드로 이뤄진 긴 여정에 나선다. 지난 시즌 승점 100점을 기록하며 우승팀의 위용을 뽐낸 맨체스터 시티는 구단 역사상 6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 시즌 6위 이내에 들었던 빅 6팀은 일정 발표 직후 결과를 공유했다. 6팀이 받은 일정의 온도 차는 큰 편이다. 무난한 일정을 받아 한결 수월한 시즌이 예상되는 팀도 있지만 까다로운 일정이 편성돼 벌써 고민이 많은 팀도 존재한다. 그러나 6팀 모두 공통으로 한 번쯤은 고비가 찾아올 것을 예상한다. 2018-19 시즌 EPL 빅 6팀의 리그 일정을 분석했다. 6팀의 일정에서 주목할 점은 어디에 있을까?

(* 대회 사정에 따라 일정은 시즌 중에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2018-19 시즌 아스날 감독을 맡을 에메리 감독 ⓒ 아스날 페이스북

죽음의 연전에 대비해야 할 아스날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22년간 아스날과 함께했던 아르센 벵거 감독의 빈자리를 대신한다. 그러나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할 전망이다. 아스날은 지난 시즌 우승팀인 맨체스터 시티와 지지난 시즌 우승팀인 첼시를 개막전부터 연달아 상대한다. 새롭게 출발한 팀이 손발을 맞출 여유란 없다. 에메리 감독은 가능한 한 빠르게 팀을 완성해 확실히 준비된 상태로 리그를 시작해야 한다.

12월 초와 3월 초 일정도 좋지 않다. 아스날은 12월 첫째 주 주말 토트넘을 홈에서 상대하고 2~3일 뒤 맨유 원정에 나선다. 주중 경기가 포함된 12월 초 일정이 빅 6팀 중 가장 좋지 않다. 3월 초에는 첫째 주 주말 토트넘을 상대한 후 일주일 뒤 맨유를 만난다. 하필 이 사이에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이 예정되어 있어 이 시기 죽음의 3연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18-19 시즌 아스날 감독을 맡을 에메리 감독 ⓒ 아스날 페이스북

전체적으로 무난한 첼시, 막판 일정은 변수

첼시는 일정상 별 탈 없이 다음 시즌을 풀어갈 가능성이 높다. 강팀과의 일정이 골고루 분산돼있고 박싱데이 일정도 원정에 몰려있긴 하나 만나게 될 상대 팀이 수월한 편에 속한다. 그러나 막판 일정이 변수가 될 듯하다. 4월 한 달 동안 리버풀과 맨유를 원정에서 상대한다. 연달아 만나는 건 아니라 다행이지만 미뤄진 강팀과의 일정이 갈 길 바쁜 첼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2018-19 시즌 아스날 감독을 맡을 에메리 감독 ⓒ 아스날 페이스북

초반에 반드시 승점을 쌓아야 할 리버풀

리버풀의 초반 일정은 수월하다. 웨스트햄과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크리스탈 팰리스, 브라이튼, 레스터시티를 만난 후 9월 A매치 기간에 돌입한다. 그러나 A매치 기간이 끝나면 죽음의 일정이 시작된다. 토트넘 원정, 사우스햄튼 홈, 첼시 원정, 맨시티 홈 경기를 연달아 치른다. 대진이 수월한 시즌 극 초반 4경기에서 최대한 승점을 적립해야 힘든 가을 일정의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한창 치고 올라가야 할 10~11월에도 리버풀이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하필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6경기가 모두 리그 원정 경기 이후에 잡혀 있다. 대진에 따라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 못지않은 먼 원정 경기를 다녀와야 하는 조별예선 특성상 예선 경기 직전에 리그 홈 경기가 한 경기도 잡히지 않은 건 리버풀에 큰 악재다. 일정상 여유가 부족해져 클롭 감독의 고민만 커졌다.

박싱데이 일정도 험난하다. 12월 말부터 2019년 1월 1일까지 울버햄튼과 뉴캐슬, 아스날, 맨시티를 2~3일 간격으로 만난다. 특히 아스날과 맨시티를 연달아 상대해야 함이 뼈아프다. 선수층을 두텁게 준비하지 않으면 맨시티전에 가까워질수록 주전의 체력 방전이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 있다. 전반기 일정이 상당히 까다로운 축에 속한다. 이 시기를 잘 보내야 리그에서의 높은 목표 설정이 가능할 것이다.

2018-19 시즌 아스날 감독을 맡을 에메리 감독 ⓒ 아스날 페이스북

3월에 유일한 고비가 올 수 있는 맨유와 토트넘

맨유의 일정은 전체적으로 무난한 편이다. 그러나 3월 일정이 그들의 유일한 고비가 될 수 있다. 3월 둘째 주 주말 아스날 원정에 나서는 맨유는 일주일 후 홈에서 맨체스터 더비를 갖는다. 리그 일정만 봐도 쉽지 않지만 중간에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이 잡힐 수도 있다. 맨유는 3월 12일, 13일이 아닌 5일, 6일에 16강 2차전을 갖는 대진이 걸려야 큰 고비 없이 시즌을 치를 수 있다.

2018-19 시즌 아스날 감독을 맡을 에메리 감독 ⓒ 아스날 페이스북

토트넘의 일정도 전반적으로 맨유와 비슷한 편이다. 강팀과의 일정이 골고루 잡혀 있고 박싱데이 대진도 순조로운 편에 속한다. 3월에 유일한 고비가 올 수 있는 점도 비슷하다. 2월 마지막 주 주중에 첼시, 3~4일 뒤 아스날을 상대하는 토트넘은 아스날전 2~3일 후에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이 잡히면 죽음의 3연전에 돌입한다. 토트넘은 맨유와 반대로 3월 5일, 6일이 아닌 12일, 13일에 2차전을 갖는 대진이 걸려야 죽음의 3연전을 피할 수 있다.

2018-19 시즌 아스날 감독을 맡을 에메리 감독 ⓒ 아스날 페이스북

10월과 2월 초, 두 번의 고비를 넘겨야 할 맨시티

아스날과 곧바로 개막전이 잡히긴 했지만 개막전을 잘 마치면 9월까지의 일정은 수월한 편이다. 대진이 무난하기 때문에 승점을 몰아서 적립할 수 있다. 그러나 10월이 되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리버풀, 토트넘, 맨유를 2주 간격으로 띄엄띄엄 상대한다. 게다가 이들과의 경기 전에는 모두 주중에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경기가 잡혀 있다. 두 대회를 병행하는 피로도가 이 시기 맨시티를 직접 괴롭힐 가능성이 크다. 조절을 잘 못 하면 두 대회 모두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2월 초 일정도 좋지 않다. 아스날과 첼시를 2주 연속으로 상대한다. 챔피언스리그 대진 운이 좋지 않을 경우 첼시전이 끝난 2~3일 뒤 곧바로 16강 1차전 경기에 나설 수도 있다. 16강 1차전이 2월 12일, 13일이 아닌 19일, 20일에 열리는 대진이 잡혀야 죽음의 연전으로 가는 길을 막을 수 있다. 두 번의 고비를 잘 넘기는 것이 새 시즌 맨시티가 받아든 숙제다.

물론 일정은 시즌에 영향을 주는 작은 요소일 뿐 전부가 아니다. 그동안 우리는 죽음의 일정 속에서도 성공을 이루는 팀을 수없이 목격했다. 하지만 이미 정해진 일정에 대한 준비를 잘 해낼수록 결과를 내는 데 유리함을 얻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이제 일정은 나왔고 6개 팀 모두 이에 대비할 시간적 여유도 충분하다. 이들이 어떻게 이 일정에 맞춰 나갈지 지켜보자.

stron1934@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