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에서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하는 32개국에 대한 분석을 제공합니다. 각 참가국 소개를 비롯해 강점과 약점, 주목할 만한 선수 등을 독자 여러분들께 전달합니다. 이 분석이 월드컵을 즐기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잉글랜드 (G조)

최근 FIFA 랭킹 : 13위

월드컵 본선 진출 : 15회

월드컵 최고 성적 : 우승 – 1966 잉글랜드 월드컵

지역예선 성적 : 유럽예선 F조 1위 – 8승 2무, 18득 3실

지역예선 최다 득점자 : 해리 케인 – 5골

감독 :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

출사표 : “우리는 어떤 두려움도 없다. 우리는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나가는 모든 경기에서 승리하기를 원한다” -해리 케인

주 포메이션 : 3-5-2

조별예선 스케줄은? (한국 시간)

6월 19일 03시 : vs 튀니지 (볼고그라드 아레나)

6월 24일 21시 : vs 파나마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

6월 29일 03시 : vs 벨기에 (칼리닌그라드 스타디움)

이 팀은 어떤 팀?

선 굵은 축구만 일삼던 잉글랜드를 연상해선 곤란하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 부임 후 잉글랜드 축구는 유연해졌다. 공격 패턴이 다양하고 롱볼이 아닌 짧은 패스를 통한 빌드업도 문제없이 가능하다. 에릭 다이어, 제시 린가드, 델레 알리, 애슐리 영, 카일 워커 등 많은 선수가 두 개 이상의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전술적인 유연성도 갖춰졌다.

지역 예선에서 4-2-3-1 시스템을 유지해온 잉글랜드는 본선 진출 확정 후 백 스리로 시스템을 바꿔 월드컵 본선을 위한 새로운 실험에 돌입했다. 이 시기에 독일, 브라질 등 월드컵 우승권 팀을 상대로 안정적인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전술의 효과를 봤다. 월드컵 직전 친선전에서는 공격적인 3-5-2 시스템으로 경기당 두 골을 터트려 튀니지, 파나마를 대비한 모의고사를 훌륭히 치러냈다. 잉글랜드는 차근차근히 한 단계 한 단계 본선 준비를 거듭해 왔다.

ⓒ Lewis Clarke

잉글랜드의 장점은?

멀티 포지션 능력을 보유한 선수들이 많다는 것과 그에 따른 전술적 유연성을 짚을 수 있다. 최근 3-5-2 시스템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하며 때로는 공격적인 경기 운영에 주력했던 잉글랜드는 상대의 측면 플레이를 견제해야 할 때 문제없이 3-4-3, 4-2-3-1 시스템으로 변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상대에 따라 경기 중에 다양한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을 정도로 예전보다 변화무쌍한 팀이 된 것을 특징으로 짚을 수 있다.

과거부터 이어져 온 잘못된 풍습을 버리고 새로운 옷을 입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제 잉글랜드는 롱볼 축구에만 획일화된 팀이 아니다. 과거보다 선수단의 무게감이 아쉬울 순 있으나 정예 멤버의 조직력은 한결 올라온 듯 보인다. 긴 시간 잉글랜드는 롱볼 축구와 조직력 문제에 발목을 잡혀 메이저 대회에서 한계를 맛봐야 했다. 러시아 월드컵에 나서는 잉글랜드는 분명 과거와 다른 새로운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잉글랜드의 약점은?

과거와 달리 선수단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건 냉정하게 단점으로 짚을 수 있다. 웨인 루니, 스티븐 제라드, 데이비드 베컴, 프랭크 램파드, 폴 스콜스, 리오 퍼디난드, 게리 네빌 등 2000년대 황금 세대 선수와 비교하면 지금의 선수단은 위용이 많이 떨어진다. 객관적인 전력도 월드컵 우승권에 있는 팀보다 한두 단계 아래로 평가된다.

득점력도 만족스럽지 않다. 유럽지역예선을 마치고 가진 친선전에서 잉글랜드는 대부분 경기당 무득점이나 한 골을 기록했다. 월드컵 직전 친선전에서 경기당 두 골씩 터트리긴 했지만 여전히 현지에서도 잉글랜드의 아쉬운 득점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주포 해리 케인의 역할이 중요하다. 잉글랜드는 팀 득점의 대부분을 해결사 해리 케인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마커스 래시포드, 제이미 바디, 라힘 스털링 등 보조 자원이 기다리고 있으나 해리 케인과 비교하면 무게감의 차이가 있다. 케인이 대회 최고의 공격수다운 위용을 과시하면 잉글랜드 대표팀의 월드컵 성적도 그만큼 탄력을 받을 것이다.

놓쳐선 안 될 선수

1. 델레 알리 (토트넘-잉글랜드)

팀의 엔진인 선수다. 델레 알리의 활약이 해리 케인의 득점력을 여는 열쇠로도 작용할 것이다. 토트넘에서도 대표팀에서도 풍부한 활동량과 창의적인 침투를 즐기는 알리는 공격 패턴을 다양화하는데 필요한 자원이다. 잉글랜드가 어떤 부분 전술을 가동하든 그 전술은 알리가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델레 알리의 컨디션에 따라 팀의 빌드업 완성도, 중원 장악, 공격의 창의성이 결정될 것이다.

ⓒ Lewis Clarke

2. 조던 픽포드 (에버턴-잉글랜드)

오랜 시간 잉글랜드 대표팀의 골키퍼는 조 하트였다. 그러나 조 하트는 두 시즌 째 방황 중이다. 2017-18 시즌 웨스트햄으로의 임대도 실패였다. 시즌 초중반엔 주전으로 기용됐으나 실수가 잦아 후반기에는 아드리안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선덜랜드와 에버튼에서 수차례 선방을 보였던 조던 픽포드를 신뢰하고 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에서 안정적으로 활약하기 위해 여전히 극복해야 할 변수가 많다. 부족한 A매치 경력이 첫 번째다. 최근에서야 발탁되기 시작한 픽포드는 지역 예선 경기를 단 한 경기도 뛰지 않았다. 두 번째는 안정감이다. 픽포드는 에버튼에서도 잊을 만하면 실수를 범해 질타를 받은 바 있다. 과거 로버트 그린의 되풀이가 되지 않도록 픽포드가 단기간에 성장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Road to 16, 예상 시나리오는?

튀니지와 파나마를 확실히 잡아야 한다. 잡을 팀은 잡아야 16강을 확신할 수 있다. 친선전에서 공격적인 3-5-2 시스템을 실험한 것은 튀니지와 파나마를 염두에 둔 모의고사였다. 다행히 월드컵 직전 평가전에서 두 골씩 넣어 전술 실험의 소득이 있었다. 아직 득점력에서 변수가 많은 잉글랜드는 기왕이면 조별예선 세 경기에서 확실한 득점 패턴과 득점자를 찾고 토너먼트에 돌입해야 한다. 여러 선수가 조별예선에서 골 맛을 보는 게 가장 이상적인 결과다.

<스포츠니어스> 한 줄 평

무게감은 떨어졌지만 팀은 더 가벼워졌다.

글 = 임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