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집트 축구협회 공식 페이스북

<스포츠니어스>에서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하는 32개국에 대한 분석을 제공합니다. 각 참가국 소개를 비롯해 강점과 약점, 주목할 만한 선수 등을 독자 여러분들께 전달합니다.이 분석이 월드컵을 즐기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이집트 (A조)

최근 FIFA 랭킹 : 45위

월드컵 본선 진출 : 3회

월드컵 최고 성적 : 13위 (1934 이탈리아 월드컵)

지역예선 성적 : 아프리카 예선 E조 1위 (4승 1무 1패, 8득 4실)

지역예선 최다 득점자 : 모하메드 살라 (5골)

감독 : 엑토르 쿠페르

출사표 : "한 선수에 의존하는 팀이 되어선 안 된다. 늘 똑같아야 한다."

주 포메이션 : 4-2-3-1

조별예선 스케줄은? (한국 시간)

6월 15일 21시 : vs 우루과이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

6월 20일 03시 : vs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

6월 25일 23시 : vs 사우디 아라비아 (볼고그라드 아레나)

이 팀은 어떤 팀?

이집트는 아프리카 내에서 꽤 잔뼈가 굵은 팀이다. 2006, 2008, 2010년 3연속 무패 우승을 포함,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총 7회 우승으로 대회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선수 개개인의 기량 또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하지만 아프리카 대륙 내에서만 화려한 발자취를 남겼을 뿐 월드컵 무대에서의 활약은 초라하기만 하다. 다시 말해 이집트는 ‘우물 안 개구리’였다. 1934, 1990 이탈리아 월드컵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일찌감치 짐을 쌌다.

ⓒ 이집트 축구협회 공식 페이스북

하지만 이집트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환골탈태했다. 과거 발렌시아CF를 1999/00, 2000/01 두 시즌 연속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올려놓으며 역사에 남을만한 업적을 세웠던 엑토르 쿠페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불안했던 수비력이 탄탄해졌다.

현역 시절 중앙 수비수로 활약했던 쿠페르는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바탕으로 ‘이기는 축구’를 이집트 대표팀에 주입시켰다. 그 결과 이집트를 세계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가진 팀으로 변모시켰다. 이집트 축구가 무려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으며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펴기 시작한 것은 쿠페르가 부임한 이후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집트의 장점은?

이집트는 끈끈한 조직력을 자랑한다. 3년 넘게 이집트 감독직을 맡고 있는 쿠페르의 지휘 아래 이집트 선수단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며 훈련해왔다. 덕분에 수비에서 공격까지 밸런스가 안정되면서 이들의 강점인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이 더욱 강력해졌다.

역습에 전술의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이들은 하프라인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시도하면서 상대의 공격을 차단한다. 인터셉트 이후 전방이나 측면의 모하메드 살라나 아흐메드 하산을 향해 이어지는 공격은 이집트의 주 득점 루트라고 할 수 있다.

이집트의 단점은?

이집트의 약점은 측면 수비다. 역습에 능한 공격적인 성향의 모하메드 압델샤피와 아메드 파시가 좌우 측면을 책임지고 있지만 이들은 종종 침투하는 선수들을 놓치는 모습을 보였다. 압델샤피는 공격적인 오버래핑이 장점이지만 공수전환이 느려 뒤 공간을 노출한다.

사피는 개인기술이 뛰어나고 정확한 크로스가 특기다. 하지만 1984년생으로 노장이라 민첩성이 떨어져 상대 공격수들을 놓치곤 한다. 만약 이집트가 측면 수비의 허점을 보완하지 못한다면 16강 진출 가능성은 멀어지게 될 것이다.

득점이 살라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문제점이다. 이집트는 아프리카 예선 E조에서 8득점을 터뜨렸는데 이 중 살라가 5골을 책임졌다. 하지만 살라는 지난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당시 어깨가 탈골되는 부상을 당해 1, 2차전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전방의 하산과 살라를 대체할 와르다가 있지만 이들이 살라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놓쳐선 안 될 선수

1. 모하메드 살라 (리버풀-잉글랜드)

이집트 국민들은 살라의 부상 소식에 분노를 금치 못했다. 세르히오 라모스와의 경합 과정에서 어깨가 부상당하며 1, 2차전 출전이 불투명해진 소식은 이집트 대표팀을 초상집으로 만들다시피 했다. 살라가 이집트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이집트를 28년 만에 월드컵으로 이끈 살라는 볼 컨트롤, 방향 전환 속도가 뛰어나 상대 수비수들을 무력화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크로스, 골 결정력, 패스 등 모든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살라는 이집트의 득점을 대부분 책임질 수 있으며 동료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창출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 최근 살라의 부상 회복 속도가 꽤 빨라지고 있다는 소식이 올라오면서 희망을 품고 있지만 본선 1차전이 시작되기 전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이집트 축구협회 공식 페이스북

2. 모하메드 엘네니 (아스날-잉글랜드)

스위스의 바젤을 거쳐 2016년 EPL의 아스날에 입단하면서 이집트 내에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살라가 ‘파라오’로 등극하기 전 이집트의 스타는 모하메드 엘네니였다. 지난 2017년 이집트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준우승을 차지할 당시에 많은 기여를 했으며 현재 이집트 중원의 핵심이다.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중원에서 조율해주는 엘네니는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수 모두에 가담할 뿐만 아니라 전방으로 날카로은 패스를 보급한다.

3. 아흐메드 헤가지 (웨스트브로미치-잉글랜드)

이집트의 수비가 이전보다 단단해졌다는 사실을 논할 때 아흐메드 헤가지를 빼놓을 수 없다. 이탈리아의 ‘레전드’ 알렉산드로 네스타와 플레이 스타일이 닮았다고 하여 ‘피라미드의 네스타’로 불리기도 하는 헤가지는 강력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상대 공격수와의 몸싸움과 제공권 다툼에서 밀리지 않는다. 과거 세리에A의 피오렌티나 시절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은 후 주력과 민첩성이 낮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집트가 16강 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헤가지의 활약이 절실하다.

Road to 16, 예상 시나리오는?

러시아와 조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본선 1차전은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와 격돌하고 이집트는 우루과이와 맞붙는다. 만약 이집트가 우루과이를 상대로 1무를 기록하게 된다면 16강 진출에 한발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된다.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에서 이집트 수비진이 루이스 수아레스와 에딘손 카바니의 조합을 어떻게 방어하느냐가 관건이다. 살라가 만약 1차전에 돌아온다면 이들의 공격은 훨씬 수월해지겠지만 살라가 뛸 수 없다는 가정 하에 1차전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스포츠니어스> 한 줄 평

모하메드 살라, 빨리 돌아와야해!

글 = 곽힘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