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국가대표팀 공식 페이스북

<스포츠니어스>에서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하는 32개국에 대한 분석을 제공합니다. 각 참가국 소개를 비롯해 강점과 약점, 주목할 만한 선수 등을 독자 여러분들께 전달합니다.이 분석이 월드컵을 즐기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러시아 (A조)

최근 FIFA 랭킹 : 70위

월드컵 본선 진출 : 구 소련 대표팀(7회) / 러시아 대표팀(4회)

월드컵 최고 성적 : 4위 – 1966 잉글랜드 월드컵

지역예선 성적 : 개최국 자동 본선진출

지역예선 최다 득점자 : 개최국 자동 본선진출

감독 : 스타니슬라브 체르체소프 감독

출사표 :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골이 중요하다. 결정력을 높이겠다."

주 포메이션 : 3-5-2

조별예선 스케줄은? (한국 시간)

6월 15일 00시 : vs 사우디아라비아 (루즈니키 스타디움)

6월 20일 03시 : vs 이집트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

6월 25일 23시 : vs 우루과이 (사마라 아레나)

이 팀은 어떤 팀?

러시아는 소련 붕괴 이후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큰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1994년부터 총 3회 출전했지만 단 한번도 16강 진출에 성공한 적이 없다. 자국에서 열리는 이번 월드컵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고 사상 첫 16강에 도전한다.

현재 지휘봉을 잡고 있는 스타니슬라브 체르체소프 감독은 기존의 백 포에서 백 스리로 변환하며 수비를 강화했고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하면서 러시아 대표팀에 큰 변화를 줬다. 그 결과로 그동안 러시아 수비의 중심이었던 베레주츠키 형제와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가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으며 대신 미란추크 형제, 알렉산드르 골로빈 등이 합류하면서 러시아 대표팀에 창의성을 더했다. 기존의 알렉산드르 사메도프, 유리 지르코프와 같은 베테랑 선수들은 팀의 무게중심이 되어 어린 선수들을 이끌게 된다.

이들은 개최국이지만 최약체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70위로 32개국 중 최하위에 해당한다. 그리고 역대 월드컵에서 개최국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국가는 지난 2010년 월드컵 개최국인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유일하다.

최근 흐름은 좋지 않다. 지난해 11월 17일 스페인과 3-3으로 비긴 뒤 브라질, 프랑스, 오스트리아에 각각 0-3, 1-3, 0-1로 패했다. 그나마 최근 터키와 1-1 무승부를 거둔 것이 위안이다. 지난해 10월 7일 한국전 4-2 승리 이후 3무 4패를 기록하면서 개최국의 체면을 구겼다. 이들은 개최국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시켜야 한다는 숙제를 가지고 있다.

러시아의 장점은?

체르체소프 감독의 러시아는 3-5-2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한다. 양측의 윙백 사메도프와 지르코프를 활용한 측면 돌파를 주 공격루트로 사용하며 중원에서의 볼 점유를 통해 공수 양면에서 밸런스를 유지한다. 중원에서의 수적 우위를 점하게 되면 이들은 하프라인에서부터 전방 압박을 시도하면서 상대팀의 공격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가끔 긴 패스를 통한 순간적인 역습 공격은 매우 날카롭다. 세트피스에서의 강점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선수단은 코너킥, 프리킥 상황에서 뛰어난 집중력을 발휘한다. 지난 한국과의 A매치 평가전에서 4-2로 승리했을 당시 순간적으로 전진해 헤더골을 성공시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러시아의 약점은?

체르체소프 감독은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고민이 많아졌다. 부상 선수들 때문이다. 베레주츠키 형제와 이그나셰비치를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빅토르 바신과 기오르기 이키아를 합류시키며 수비진을 개편했지만 이들 두 명이 모두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큰 변수를 맞았다. 마땅한 대체자가 없기에 페도르 쿠드리아쇼프와 로만 노이슈테터를 믿을 수밖에 없다.

러시아 국민들의 기대감은 상당하다 ⓒ 러시아 국가대표팀 공식 페이스북

공격진에서도 ‘에이스’ 알렉산드르 코코린이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소속팀 제니트에서 출전했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라이프치히전에서 무릎 연골이 찢어지며 5개월 동안 그라운드에 설 수 없게 된 코코린은 현재 러시아 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득점을 터뜨린 선수다. 체르체소프 감독이 세대교체로 선택한 2명의 선수들과 팀의 주 득점 루트였던 선수가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하게 되면서 러시아는 ‘2번째 개최국 탈락’이라는 오명을 쓰게 될 수 있는 위기에 빠졌다.

놓쳐선 안 될 선수

1. 페도르 스몰로프 (크라스노다르-러시아)

러시아 대표팀의 16강 진출은 스몰로프에게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팀의 득점을 책임져 왔던 코코린이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탈락했기 때문에 스몰로프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U-21 러시아 대표팀 시절 32경기에서 16골을 넣으며 엄청난 활약을 보여준 스몰로프는 발 기술이 좋고 방향 전환 능력이 뛰어나다. 역습 찬스에서의 골 결정력도 좋아 러시아의 중요한 공격 옵션이 될 수 있다. 지난 스페인전 멀티골을 포함해 최근 A매치 9경기에서 5골을 넣은 스몰로프는 체르체소프 감독이 유일하게 믿고 사용할 수 있는 피니셔 카드다.

2. 알렉셰이 미란추크, 안톤 미란추크 (이상 로코모티브 모스크바-러시아)

향후 러시아의 중원을 책임질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란추크 형제는 공격형 미드필더와 좌우 측면 윙어로 뛸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라 체르체소프 감독의 고민을 어느 정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5-2 포메이션이 중심이 되는 러시아 대표팀에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하는 이들은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드리블 돌파, 그리고 높은 골 결정력까지 겸비했다. 이들이 가장 자신있는 부분은 패스다. 중원에서 전방으로 뿌리는 날카로운 패스는 전방의 스몰로프의 득점에 기여한다.

러시아 국민들의 기대감은 상당하다 ⓒ 러시아 국가대표팀 공식 페이스북

3. 이고르 아킨페프 (CSKA 모스크바 - 러시아)

아킨페프는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한국의 이근호에게 어이없게 실점한 이후 ‘기름손’이라는 오명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러시아 대표팀의 골문을 맡고 있는 ‘야신의 후계자’이기도 하다. 종종 이해할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며 패배의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뛰어난 반사 신경을 가졌다. 186cm에 불과한 신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상대 공격수와의 1대1 상황에서 빠른 판단으로 슈팅 각도를 좁히는 능력은 아킨페프의 장점이다. 수비진의 바신과 이키아가 부상으로 낙마하게 된 지금의 상황에서 ‘베테랑’ 아킨페프는 본선에서 경험이 부족한 수비진을 효율적으로 지휘해야 한다.

Road to 16, 예상 시나리오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개막전인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32개의 출전국 중 FIFA 랭킹 31, 32위를 차지하고 있다. ‘2번째 개최국 탈락’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첫 경기를 잡아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시아 지역예선과는 다른 극단적 수비 전술을 가지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중원에서의 볼 점유율과 역습 공격이 장점인 러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질식 수비를 뚫어내야 할 것이다. 이집트와 우루과이를 상대로는 최소 2무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16강 진출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스포츠니어스> 한 줄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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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곽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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