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안산=조성룡 기자] "또 혼자야?"

9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안산그리너스와 광주FC의 경기에서 안산은 홍동현과 최명희의 골에 힘입어 광주를 2-0으로 제압하고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승리한 안산은 6승 5무 5패(승점 23)를 기록, 상위권에 위치하며 기분 좋게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안산 이흥실 감독은 주변을 둘러보더니 기자에게 "또 혼자냐"라고 한 마디를 던졌다. 불과 8개월 전이 오버랩됐다. 그 때도 이랬다. 당시 이 감독은 기자가 혼자인 것을 보고는 옆 자리에 앉아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번에도 옆 자리에 앉지는 않았다. 대신 한 마디를 던졌다. "알잖아?" 이 감독은 말 대신 눈빛으로 기자회견을 했다.

안산 이흥실 감독의 속삭임, "뭐 어때 단 둘인데"

이 감독의 눈빛을 읽었다.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홈 경기에서 승리 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정말로 고맙다. 특히 빡빡한 일정 속에서 로테이션을 돌릴 수 밖에 없었는데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다 잘해줬다.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경기 후 소감을 밝힐 것 같았다. 그러자 이 감독이 한 마디 덧붙였다. "열심히 말고 '너무' 열심히로 부탁해."

그래도 눈빛으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었다. "딱 하나만 물어보겠다"라고 말하며 선제골의 주인공 홍동현을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한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그는 "홍동현에게 살짝 부상이 왔다. 뒷근육 또는 햄스트링이 조금 올라왔다. 그래서 교체할 수 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오히려 기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부천FC1995가 대전시티즌에 졌다며? 난리 났네."

그는 이어서 프로 데뷔골을 기록한 최명희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워낙 성실한 친구다. 몸 관리나 훈련 준비나 정말 팀에 모범적인 선수다. 우리 팀 어린 선수들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최명희를 보고 배워야 한다. 이 친구가 내셔널리그에 있다가 올해 처음으로 프로에 데뷔했다. 도전하려는 자세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감독이 아닌 축구 선배의 입장에서 정말 좋은 후배라고 생각한다"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여기까지였다. 나머지는 눈빛으로 말할 뿐이다. 전반기 이후 휴식기에 대해서는 "따로 전지훈련은 없다. 휴식기 동안 R리그 일정이 있어서 R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도 확인해야 한다. 앞으로도 홈에서는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보여주겠다. 팬들께서도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눈빛으로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기자에게 한 가지를 신신당부하며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기사에 꼭 '선수들에게 감독이 소고기 사준다'라고 써줘. 열심히 했으니 우리 아저씨들 고기 사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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