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무궁화

[스포츠니어스 | 수원=김현회 기자] 아쉽게 월드컵에 가지는 못하게 됐지만 아산무궁화 이명주는 월드컵 무대에 서게 된 친구에게 축하를 보냈다.

2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아산무궁화의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경기가 끝난 뒤 만난 이명주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이날 이명주는 선발 출장해 풀타임 활약하며 아산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만난 이명주는 “최근 팀이 대전에 패하고 부산과도 비기면서 분위기가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 오늘 승리하게 돼 기쁘다”면서 “원정까지 와 열심히 해서 승점 3점을 따낼 수 있었다는 점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명주는 줄곧 국가대표에 발탁됐고 이번 2018 러시아월드컵 승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던 선수였다. 하지만 결국 그는 신태용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해 첫 월드컵 도전의 꿈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이명주는 월드컵 이야기가 나오자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이명주는 “내가 준비가 덜 된 것 같다. 돌아보면 월드컵이 가까이 왔을 때만 급하게 준비한 것 같다. 미리 준비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다음 월드컵은 당장 닥쳤을 때 준비하지 않고 미리 준비하겠다. 다음 월드컵 출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주와 1990년생 동갑내기 친구이면서 팀 동료인 주세종은 신태용 감독의 선택을 받고 월드컵 최종 엔트리 승선을 확정지었다. FC서울 시절부터 아산무궁화까지 함께 하며 월드컵 꿈을 키웠던 둘의 운명은 이렇게 갈렸다. 이명주와 주세종은 아산은 물론 K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미드필드 조합이지만 그러면서도 늘 비교되는 선의의 경쟁자다.

하지만 이명주는 친구에게 축하를 건넸다. 이명주는 “세종이와 같이 동아시안컵에 나가느라 군 입대도 늦어졌다. 그래서 둘 다 제대도 늦어지게 됐다”면서 “월드컵 때문에 군 입대 시기까지 미뤘는데 둘 중 한 명이라도 월드컵에 가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친구가 마지막까지 대표팀에서 살아 남아 내 일처럼 너무 기쁘다. 나도 다음 월드컵에는 꼭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명주는 “아산 선수들이 다 모여 있는 ‘단톡방’을 통해 세종이의 월드컵 대표팀 발탁 소식을 접하게 됐다”면서 “축하한다고 이야기해줬다. 세종이가 월드컵에 다녀와 맛있는 걸 사준다고 했다. 부상 없이 잘하고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비록 그는 이번 월드컵에 나설 수 없게 됐지만 가장 가까운 동료이자 경쟁자였던 주세종의 러시아행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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