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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효창=홍인택 기자] 팀을 승리로 이끈 서울시청의 수문장 오은아는 팀의 연승을 원한다.

우리 대표팀과 온두라스의 A매치가 열렸던 28일 서울 효창운동장에서는 현대제철 H CORE WK리그 2018 8라운드 서울시청과 구미스포츠토토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서울시청은 전반 7분 최유리의 강력한 니어 포스트 슈팅으로 먼저 실점했지만 전반 40분 김민지의 골과 후반 1분에 터진 서지연의 골을 지키며 2-1 승리를 거뒀다.

서울시청의 골문을 지킨 오은아는 이날 결정적인 선방으로 팀을 패배에서 구했다. 후반 이른 시간 실점한 구미스포츠토토는 후반 내내 경기를 주도하며 골을 노렸다. 서울시청 선수들은 간격을 좁힌 채 촘촘한 두 줄 수비를 펼쳤다. 서울시청의 강력한 수비를 뚫어내려는 구미스포츠토토 선수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 오은아는 감각적으로 선방을 해내며 팀의 시즌 두 번째 승리를 이끌었다.

서울시청은 WK리그 안에서도 약팀으로 분류된다. 지난 시즌 노소미와 함께 팀의 득점을 책임졌던 이금민이 경주한수원으로 이적하며 전력에 공백이 생겼다. 서울시청은 지난 시즌 8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3위를 기록하는 등 선전했으나 이번 시즌은 2승 3무 3패에 그치며 8개 팀 중 6위를 기록하고 있다. 구미스포츠토토에 승리를 거두기 전 유일한 1승 상대는 여전히 승리가 없는 창녕WFC였다.

서울시청은 이번 시즌 무실점 경기가 없다. 이날도 선제 실점을 하며 어려운 경기를 예상했다. 그런데도 오은아는 "질 것 같지 않았다. 그런 날이 있다"라면서 "그렇게 (골을) 먹어도 선수들이 열심히 뛰니까 질 것 같지 않더라"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오은아의 말처럼 서울시청은 강호 구미스포츠토토를 상대로 동점골과 역전골을 넣으며 팀의 두 번째 승리를 자축했다.

이날 경기는 오은아의 결정적인 두 번의 선방이 없었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었다. 오은아는 "골키퍼는 서 있는 선수다. 선수들이 아래위로 뛰니까 내가 막을 수 있는 한은 막아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선방 장면에 대해서는 "그냥 반응이 된 것 같다"라고 쑥스러운 듯이 말했다.

오은아는 "운동장에 들어갈 때 '꼭 이기고 나오자'가 아니라 열심히만 뛰고 나오자고 한다. 박기봉 감독님도 그렇게 말씀하시고 언니들도 그렇게 말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90분 뛰고 지거나 비기는 게 너무 힘들다. 창녕은 이겼지만 계속 지거나 비기기만 했다"라면서 "계속 경기가 있으니까 힘들겠지만 이렇게 한 골 먹어도 이긴 걸 계속 끌고 갔으면 좋겠다"라며 팀의 승리를 간절하게 원했다. 골키퍼로서 무실점 욕심을 낼만도 하지만 무실점보다 팀의 연승을 원했다.

이날 경기는 주목받지 못했다. 우리 대표팀과 온두라스의 A매치가 대구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날 효창운동장에는 그녀들을 응원하러 온 팬들이 있었다. 오은아는 "여자축구가 팬이 진짜 없다. 진짜 속상한데 그래도 이렇게 자기 시간 내서 와주셔서 너무 고맙고 그래서 더 이기려고 한다"라면서 "우리도 점점 팬이 한두 명씩 생기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더 강해져야 할 것 같다"라며 승리를 다짐했다.

서울시청은 수원도시공사와의 9라운드 경기를 위해 수원으로 원정을 떠난다. 수원도시공사는 6승 1무 1패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분명 쉽지 않은 경기다. 오은아는 이날도 놀라운 선방을 보여줄 수 있을까. WK리그의 다음 경기 또한 남자축구대표팀의 A매치와 날짜가 겹친다. 오은아는 6월 1일에도 묵묵히 서울시청 골문을 지키며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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