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부천=조성룡 기자] 1년 사이에 부천FC1995 정갑석 감독의 생각이 바뀌었다.

27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부천FC1995와 안산그리너스의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부천 정갑석 감독은 필승의 의지를 다지고 있었다. 이는 선발 명단에서부터 드러났다. 22세 이하 선수들을 선발 명단에 단 한 명도 넣지 않은 것이다. 교체 카드의 손해를 감수하고도 최상의 전력을 꾸리겠다는 생각이 엿보였다.

감독 뿐 아니라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정 감독은 "경기 전 다함께 점심을 먹는데 선수들이 말도 안하고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묵묵히 밥을 먹더라"면서도 "그런데 두 명은 꼭 신나게 떠들고 있더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두 명은 포프와 닐손주니어다. 정 감독은 "외국인 선수 아니냐. 우리나라 선수와 문화가 다른 것이니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최근 부천은 연패에 빠져있다. 아산무궁화에 0-1로 패하더니 지난 서울이랜드전에서는 0-3으로 완패했다. "우리 팀을 상대할 때는 다른 팀들이 정말 독기를 품고 달려든다"라고 한숨을 쉰 정 감독은 "그래서 선제 실점을 하지 않고 우리 경기를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실점을 하는 순간 급격히 흔들리게 된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냉철하게 경기하자"라고 당부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공수의 균형을 맞추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 감독은 과거의 기억을 떠올렸다. "지난 시즌에 나는 비기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그래서 지더라도 '야 공격해'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그의 생각이 반영된 것일까. 올 시즌 부천은 7승 5패를 기록하고 있다. 무승부가 없다.

하지만 이제 정 감독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선수들에게 '나 이제 비겨도 괜찮아'라고 농담했다"는 정 감독은 "승점 1점도 필요한 상황이다. 비기고 있는 상황에서 냉철하게 경기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공격을 시도하다가 오히려 패배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라고 씁쓸하게 웃었다. 패배할 경기를 비기지 못하는 저력이 아직 부족한 부천의 고민이 그에게서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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