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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인천=홍인택 기자] 2018년 WK리그도 인천현대제철의 강세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25일 인천남동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렸던 현대제철 H CORE WK리그 2018 7라운드에서 인천현대제철이 수원도시공사를 6-2로 격파하며 리그 1위 자리를 다시 찾아왔다.

양 팀 모두 그들의 축구를 고집하며 맞선 경기였다. 수원도시공사 박길영 감독은 "인천현대제철은 강팀이지만 두렵지 않다. 우리가 추구하는 축구를 분명히 하겠다"라면서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방법과 압박의 방법을 고민했다. 우리는 압박하고 빠르게 공격으로 이어간다"라고 선언했다. 인천현대제철 최인철 감독은 "우리는 상대 팀에 맞춰야 하는 팀이 아니다"라면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시즌 수원도시공사는 왕성한 활동량으로 전방에서 압박하며 역습을 노리는 팀이 됐다. 리그 최강의 방패가 리그 최강의 창을 어떻게 막아낼지가 관건이었다. 이날 수원도시공사는 활동량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인천현대제철의 득점기계 비야를 꽁꽁 묶었다. 그러나 이세은과 장슬기, 따이스까지 막아낼 수는 없었다. 수원도시공사는 후반전 시작 후 두 골을 연달아 넣으며 동점을 기록했지만 급격한 체력 저하로 4골을 실점하며 무너졌다.

수원도시공사의 활동량으로는 인천현대제철의 스피드를 제압하지 못했다. 좌우 간격을 좁혀도 공간이 조금이라도 나면 장슬기와 따이스가 파고들었다. 이세은은 세밀한 패스로 그들에게 공을 배급했다. 이세은이 나간 뒤에는 체력적으로 우위를 점한 인천현대제철의 화력 쇼가 펼쳐졌다. 김우리는 교체되어 들어오자마자 친정팀을 향해 추가골을 터뜨렸고 국가대표 공격수 한채린은 빠른 스피드로 수원도시공사의 측면을 무너뜨렸다. 인천현대제철의 완승이었다.

결국 리그 최강의 창이 리그 최강의 방패를 뚫어낸 셈이다. 이날 인천현대제철은 수원도시공사를 상대로 6-2 대승을 거두면서 왕좌를 되찾았다. 시즌 초반이라 경기가 끝날 때마다 순위는 요동칠 수 있지만 올해도 인천현대제철을 이길 수 있는 팀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승장 최인철 감독 ⓒ 스포츠니어스

경기를 마친 최인철 감독은 "상대의 최근 경기를 지켜봤다. 압박과 활동량이 많았다. 우리 선수들에게 침착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고 우리가 훈련한 대로 좀 더 빠른 템포로 우리 패턴을 계속 이어가라고 강조했다"라면서 "우리 선수들이 계속 집중력을 유지해줘서 승리를 가져왔다. 선수들이 잘 따라와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최인철 감독은 "상대는 미드필드와 전방에서 압박하며 수비 리스크를 감수하는 축구를 한다. 우리 선수들은 공을 소유하거나 기술적인 모습이 뛰어나고 전방에 스피드가 탁월한 선수들이 많다"라면서 "그 부분이 수원도시공사로서는 압박이었을 것이다. 후반 내내 체력적 문제도 나타났다. 공간이 생겼고 우리에게도 기회가 많이 찾아왔다. 골도 많이 넣을 수 있었다"라면서 경기를 총평했다.

이날 후반전 2-2 동점 상황에서 승부를 갈랐던 골은 이세은의 프리킥 골이었다. 수원도시공사는 동점까지 잘 따라붙었지만 이세은의 왼발 프리킥에 실점하며 동력을 잃었다. 이세은의 왼발 프리킥은 공중에서 아래로 뚝 떨어지며 수원도시공사 골키퍼 민유경을 당황하게 했다. 민유경이 잘 쳐냈지만 공은 골포스트를 맞고 땅으로 떨어져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 프리킥을 지켜본 최인철 감독도 엄지 손가락을 세웠다. 최인철 감독은 "이세은은 왼발의 마법사다. 마법사답게 마법을 부렸다"라면서 "임팩트가 워낙 좋은 친구고 컨디션과 감각이 좋으면 놀라운 일을 해내는 선수다. 나도 깜짝 놀랄 때가 많다"라고 덧붙이며 이세은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6라운드 동안 3골밖에 실점하지 않았던 수원도시공사는 이날 경기에만 6골을 실점하며 부서진 방패가 됐다. 그러나 박길영 감독은 "지금 순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즌 막판까지 갔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가 더 중요하다"라면서 팀 색깔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박 감독은 "다음에 더 잘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비록 이날 수원도시공사의 방패는 인천현대제철이라는 창에 뚫렸지만 WK리그는 다음 달 4일까지 세 경기를 더 치른다. 3~4일 일정으로 치러지는 강행군이다. 인천현대제철은 창끝을 예리하게 갈고 닦으며 왕좌를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 수원도시공사도 다음 리그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방패를 재정비하며 경기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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