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청 제공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강원FC가 줄곧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 해 <스포츠니어스>가 강원FC의 인턴 직원 갑질 논란을 보도한 이후에도 여전히 강원FC는 직원들에게 불합리한 일이 계속되고 있다. 강원FC의 민낯을 낱낱이 공개한다. 강원FC 전현직 직원들은 “이곳은 ‘조태룡 왕국’이다. 젊은 사람들의 꿈을 볼모로 악의적인 갑질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강원FC 조태룡 대표이사와 그를 수행하는 고위직 인사인 A와 B가 강원FC를 마음대로 굴리고 있다고 했다. <스포츠니어스>는 강원FC의 정상화를 위해 다각도로 취재했다.

인터넷 댓글 작업에 투입된 직원들

강원 직원들은 자신의 업무 외에도 해야할 일이 있었다. 바로 ‘댓글 작업’이었다. 포털 사이트에 강원 관련 기사가 올라오면 칭찬하는 댓글에는 ‘올려’를 누르고 비판하는 댓글에는 ‘내려’를 누르는 것도 직원들의 업무였다. 한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여론에 되게 신경을 많이 쓴다. 모든 지시는 A부단장이 내렸지만 사실 조태룡 대표가 웬만한 인터넷 소식은 다 들여다 보고 있기 때문에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였다.” 그러면서 이 직원은 “요즘 드루킹 등 댓글 사건을 보면 나 역시 죄책감이 든다”고 했다. 그 역시 자신의 업무와는 별개로 포털 사이트에서 강원 구단을 위한 여론전에 뛰어 들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댓글에 ‘올려’와 ‘내려’를 누르는 정도가 아니었다. 언론에 나서기 좋아하는 조태룡 대표가 인터뷰한 기사에는 “강원이 드디어 아챔에 나갈 것 같다”거나 “조태룡 대표가 일을 잘하고 있다”는 식의 댓글까지도 남겨야 했다. 이 직원은 “댓글을 보면 딱 안다”면서 “이런 댓글들은 대부분 우리 직원이 달았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심지어 조태룡 대표는 A부단장에게 시켜 좋지 않은 기사를 내리라는 지시를 한 적도 있다. 세르징요 여권 위조 사건과 관련해 좋지 않은 기사를 쓴 언론 매체 S사와 네이버에 전화를 걸어 “기사를 내려달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구단 관계자는 “조태룡 대표가 직접 나서지는 않았다. 하지만 충직한 A부단장이 해결했다”고 덧붙였다.

여론 조작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대형 축구 커뮤니티인 ‘樂SOCCER’에서도 고단수 여론 조작이 이어졌다. 강원은 세르징요 여권 조작 사건과 인턴 갑질 논란 등 비판 요소가 많은 팀이다. ‘樂SOCCER’ 등 축구 커뮤니티에도 종종 강원을 비판하는 이런 글들이 올라온다. 하지만 강원 구단은 단순히 이 글에 반박하는 댓글을 다는 걸로 여론을 조작하지 않았다. 그들이 쓰는 방법은 따로 있었다. 바로 논점을 흐리기 위해 논란 글을 작성하는 것이다. 이 작업에 참여했던 구단 직원의 말이다. “연고이전이라던가 심판 매수 등과 같이 자주 싸우는 ‘떡밥’이 있다. 강원 이야기가 나오면 이런 글을 써서 논점을 흐리도록 했다. 이런 논쟁 글을 써서 싸움을 붙이면 어느새 강원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는 쏙 들어간다.”

(아래는 조태룡 대표가 직원들에게 업무 방향을 지시하는 강연 녹취록이다. 그는 '카톡' 보고를 대단히 중시한다.)

새벽에도 울려대는 업무 지시 ‘카톡’

그가 말을 이었다. 요즘 “‘樂SOCCER’에 보니 또 비슷한 일이 있더라. 강원이 비판 받으니 또 ‘대형 떡밥’이 등장한다. 이제 딱 보인다. 처음에는 인턴이고 뭐고 다 여론 조작에 동원됐었는데 이후 말이 많이 나왔다. 조태룡 대표가 더 이상 인턴을 믿지 못한다. 인턴을 막 부리다가 갑질 논란이 터진 이후에는 인턴을 여론 조작에서 배제했다. 대신 A부단장의 주도 하에 속된 말로 충성심 높은 몇몇 직원들을 데리고 이런 일을 자행하고 있다. 요즘에도 티가 나는 글이 꽤 보인다.” 이들은 지시에 따라 강원 사정을 폭로하는 글이 올라오면 글쓴이가 누구인지 IP 추적까지 시키고 있다.

조태룡 대표의 ‘새벽 카톡’도 문제다. 그는 시간을 따지지 않고 ‘카톡’을 통해 업무를 지시한다. 지난 해 인턴 갑질 논란 이후 강원은 시간외 근무에 대해서는 야근 수당을 엄격하게 지급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야근 수당을 제대로 받는 건 경영지원팀 뿐이다. 다른 팀은 오후 6시가 되면 “빨리 퇴근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하지만 이는 명목상 퇴근일 뿐이다. 야근 수당 없이 집으로 돌아가 업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야근 결제를 올리지 말고 빨리 집에 가라고 하지만 이건 야근 수당을 주지 않기 위한 편법일 뿐이다.” 6시 이후 퇴근하면 지속적으로 업무 지시 ‘카톡’이 울린다.

한 직원은 “나도 가정이 있는데 새벽에도 조태룡 대표로부터 전화가 오고 ‘카톡’이 온다. 밤에 자기가 술에 취해서 횡설수설 지시를 한 적도 많다”고 했다. 취재 도중 여러 전현직 직원에게 “새벽에도 ‘카톡’으로 업무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묻자 다들 입을 모아 “그건 일상이다”라고 말했다. 한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조태룡 대표가 직접 ‘카톡’으로 일을 시킨다. 말로는 업무 시간에 처리하라고 하지만 그 ‘카톡’의 무게가 우리한테는 다르다.” 새벽에도 홍보팀 직원에게 마케팅 현황을 물어보거나 보도자료 작성을 지시하는 등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자행되고 있다. 인터넷과 SNS를 통해 조태룡 대표는 끊임 없이 직원들을 괴롭혀 왔다.

조태룡 대표(왼쪽)를 향한 과도할 정도의 '찬양 댓글'은 과연 순수한 의도일까. ⓒ강원FC

B가 초고속 승진해 본부장 되기까지

조태룡 대표가 이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동안 바로 옆에서 이를 보좌한 이가 한 명 더 있다. 지난 기사에서 소개한 A부단장 외에 조태룡 대표를 바로 옆에서 보좌한 이는 바로 B본부장이었다. 그는 넥센 시절부터 5년간 조태룡 대표와 함께 했던 인물로 처음에는 강원 마케팅 팀장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직원들은 하나 같이 말했다. “B는 마케팅에 대해 전혀 모른다. 그냥 조태룡 대표가 시키는 일을 하는 수행비서 같았다. 처음에는 조태룡 대표의 차량을 운전하는 기사였다.”

상황을 지켜본 이들은 B를 수행비서 쯤으로 여겼지만 그는 팀장으로 구단에 와 본부장까지 초고속 승진했다. B가 본부장이 된 이후 홍보팀 등 다양한 업무가 B의 관리 하에 들어갔다. 퇴사한 한 직원은 B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아무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 조태룡 대표 수행이라는 이유로 자리를 비운 적이 대단히 많다. 하지만 조태룡 대표의 실질적인 오른팔이니 누가 확인하고 규제하겠나. 조태룡 대표가 군림하는 제왕적인 구조에서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

전문성이 결여된 B는 본부장까지 초고속 승진해 조태룡 대표를 보좌하는 동안 직원들은 불만을 삭힐 수밖에 없었다. B본부장은 직원들에게 자신의 차를 세차하도록 지시한 적도 있다. 지난해 지병을 이유로 7,8월 두 달 동안 병가를 냈던 B본부장은 8월 한 달 동안은 해외에 체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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