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안산=조성룡 기자] 안산그리너스 이건을 성장시킨 자극제는 이흥실 감독의 잔소리였다.

21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안산그리너스와 성남FC의 경기에서 안산은 이건의 환상적인 두 골에 힘입어 성남을 2-0으로 제압하고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개막 후 11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던 성남은 안산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단연 이건이었다. 그는 후반 7분 약 30m 거리에서 날린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기록했고 13분 뒤인 후반 20분에는 환상적인 개인기로 성남 무랄랴와 최준기를 제치고 날린 슈팅으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안산의 두 골 모두 이건의 발 끝에서 나왔다. '이건 뭐야'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 90분이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안산 이건은 "최근 3연패한 이후 홈 경기였다"라면서 "선수들끼리 미팅도 굉장히 많이 했고 감독님과도 더 끈끈하게 뭉쳤다. '이번 경기만큼은 이겨보자' '선수들끼리 재미있게 뛰어보자'고 다짐했다.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라고 경기 후 소감을 밝혔다.

두 골 모두 환상적인 골이었지만 이건은 첫 골에 더 마음이 가는 모습이었다. "첫 번째 골이 더 좋다"라고 말한 그는 "연습할 때 중거리 슈팅을 정말 많이 연습한다. 작년에 한 골도 넣지 못했지만 시도는 많이 했다. 올해도 연습할 때나 연습 경기 때 중거리 슈팅을 열심히 때렸다. 실전에서 이렇게 넣어서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사실 이건은 누구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올 시즌을 맞이했다. 부상도 당했고 U-23 대표팀에서 아쉬운 모습도 보였다. "신경 안쓰고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더 노력하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말한 이건은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셨다. 격려도 해주시고 욕도 엄청 하셨다. 나도 그만큼 노력하니 조금씩 나아지더라"고 밝혔다.

이흥실 감독의 잔소리는 이건에게 좋은 자극제가 됐다. "작년에는 1년차라 그랬다 치자. 네가 스스로 판단했을 때 올해 네가 많이 늘어난 것 같니?"라며 이건을 채찍질했다. 이건은 "감독님이 축구에 대한 열정이 엄청나다. 축구 뿐 아니라 생활에 대해서도 많은 잔소리를 하셨다. 나도 오전 오후 가리지 않고 열심히 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21경기에 출전해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던 이건은 올 시즌 8경기 출전에 벌써 3골을 기록 중이다. 이에 대해 "1년차 때는 골보다 신인이라 그저 열심히 뛰자는 생각 뿐이었다"라고 말한 이건은 "올해는 2년차라 공격 포인트도 욕심 나더라. 열심히 하는 선수보다는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은 2년차 징크스를 걱정하지만 이건은 자신감이 넘친다. 마지막으로 "2년차가 되니 좀 더 성숙해진 것 같다"라고 말한 이건은 "징크스 오는 선수가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도 처음에는 걱정 많이 했는데 한 경기 두 경기 뛰다보니 자신감이 생기고 그동안 보이지 않던 흐름이 보이더라. 나는 2년차 징크스같은 건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며 웃으며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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