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는 2016년 1월 노조를 설립했지만 이 노조는 채 1년을 가지 못했다. ⓒ강원FC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강원FC가 줄곧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 해 <스포츠니어스>가 강원FC의 인턴 직원 갑질 논란을 보도한 이후에도 여전히 강원FC는 직원들에게 불합리한 일이 계속되고 있다. 강원FC의 민낯을 낱낱이 공개한다. 강원FC 전현직 직원들은 “이곳은 ‘조태룡 왕국’이다. 젊은 사람들의 꿈을 볼모로 악의적인 갑질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강원FC 조태룡 대표이사와 그를 수행하는 고위직 인사인 A와 B가 강원FC를 마음대로 굴리고 있다고 했다. <스포츠니어스>는 강원FC의 정상화를 위해 다각도로 취재했다.

조태룡 대표의 ‘충신’인 A부단장의 갑질도 논란의 대상이다. A부단장은 원래 지방 모구단 홍보팀장으로 재직하다가 조태룡 대표의 부름을 받고 강원으로 옮겼다. 홍보팀장에서 강원으로 와 부단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하지만 A부단장의 행동 역시 조태룡 대표 못지 않게 문제가 많았다. 한 강원 전직 직원은 아직도 2016년 11월 20일을 잊을 수 없다. 이날 강원은 K리그 챌린지에서 K리그 클래식 승격을 확정짓고 축하 파티를 즐겼다. 서울 청담동 모처에서 구단 프런트가 승격을 자축하며 술잔을 기울였다. 조태룡 대표와 A부단장은 1차에서 2차로 옮기며 자리를 떴다.

승격 파티에서 직원에게 술병 던진 A부단장

그런데 2차에 다시 A부단장이 돌아왔다. 잔뜩 취기가 오른 상태였다. 전부터 술에 취하면 직원들에게 폭언을 일삼던 A부단장을 다들 경계하기 시작했다. 한 관계자는 이런 말을 했다. “원래 A부단장이 술에 취하면 사람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말들을 쏟아낸다.” 이날의 타깃은 직원 C씨였다. C씨는 한 시간 전 조태룡 대표로부터 인사 발령을 받은 상황이었다. 조태룡 대표는 C씨에게 이 일이 있기 한 시간 전에 “앞으로 A부단장과 함께 일하라. 잘 모셔야 한다”는 말을 남긴 바 있다. C씨는 쏟아지는 A부단장의 폭언을 꾹 참았다. 화가 났지만 앞으로 모셔야 할 상사라 대꾸도 할 수 없었다.

C씨는 원래 K리그내 다른 팀인 D팀 팬이었는데 스포츠 마케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강원에 입사한 케이스였다. 물론 구단에 있는 동안 강원을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다. 하지만 A부단장은 술에 취해 폭언을 이어갔다. “기생충 같은 놈아. 너 같은 X끼는 구단에서 꺼져야 돼. 너 D팀으로 꺼져. 내가 E(D팀의 감독)한테 전화해줘?” 그러더니 A부단장은 C씨를 향해 술병을 집어 던지고 얼음이 든 통까지 던졌다. 이 모습을 현장에서 목격한 한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이것 저것 많이 날아다녔어요. 승격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에서 모멸감을 느꼈죠.”

A부단장은 말리는 다른 직원을 향해서도 폭언을 계속 이어갔다. 이 모습은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직원이 지켜봤다. A부단장은 다음 날 술이 깬 뒤 C씨에게 사과했지만 이후에도 C씨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결국 그는 퇴사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 역시 A부단장의 갑질에 몸서리를 쳤다. “서울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는데 A부단장이 급하게 ‘강릉으로 빨리 오라’고 하더라고요. 하던 일을 멈추고 바로 강릉으로 달려 갔습니다. 그랬더니 ‘혼자 저녁 먹기가 싫어 같이 저녁을 먹고 싶어서 불렀다’는 거에요. 저도 사생활이 있는 사람인데 이게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요.”

새벽에도 강압적으로 업무지시를 하는 A부단장.

도 넘은 A의 갑질, 누구도 제지하지 못했다

또 다른 한 직원은 “새벽 두 시에 강릉에 도착했는데 빨리 나와 보라고 해서 부랴부랴 나갔더니 ‘나 좀 집에 데려다 달라’며 기사노릇을 시켰다”는 말도 했다. 이뿐 아니다. A부단장은 평소 남자 직원들에게 예비군 훈련도 가지 못하게 막았다. “나는 예비군 훈련을 한 번도 간 적이 없다. 그런 데를 왜 가느냐. 그럴 거면 그냥 군대에 가 말뚝을 박으라”는 이야기를 입버릇처럼 했다. A부단장의 지시로 예비군 훈련에 참석 하지 못해 고발 위기에 몰린 직원도 있다.

한 직원은 “외국인 선수 영입을 추진하는 담당 직원은 시차 때문에 새벽에 일을 해야 한다”면서 “영입에 실패하면 밤을 새고 일을 해도 ‘영입 못했으니 바로 출근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A부단장에게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 A부단장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조태룡 대표의 ‘충신’이기 때문이다. 현재 구단 내부에서는 당시 폭력 사건에 대해 입 밖에도 꺼낼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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