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포항=곽힘찬 기자] 축구도 사람 인생과 같은가 보다. 2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KEB하나은행 K리그1 포항 스틸러스와 수원 삼성과의 경기를 앞두고 만난 서정원 감독은 축구 인생이란 것이 정말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전은 수원의 김건희에게 고별전에 해당하는 경기다. 김건희는 이날 경기를 마치고 상주상무로 입대한다. 서정원 감독은 "그동안 힘든 시기를 겪으며 어려운 나날을 보냈고 최근들어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입대하게 됐다"면서 김건희가 중요한 시기에 입대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런 김건희를 위한 것일까? 오늘 김건희는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울산과의 AFC 챔피언스리그(ACL)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그야말로 '인생 경기'를 펼쳤던 김건희는 오늘 포항의 골문을 노린다. 서정원 감독은 "김건희가 ACL 8강 진출이라는 좋은 선물을 팀에 안겨주고 간다"고 말했다.

서정원 감독은 전 수원 선수였던 권창훈의 부상 소식을 언급했다. 권창훈은 수원에서 활약하다 프랑스 리그1의 디종으로 이적했다. 이후 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부상을 당했다. "창훈이의 부상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충격을 받았다"면서 "월드컵을 앞둔 국가대표팀에게 엄청난 불운이다"라며 권창훈의 월드컵 진출 무산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한 서정원 감독은 권창훈의 부상 부위인 아킬레스건이 수원에서 뛰던 시절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프랑스로 가기전에도 아킬레스 건이 아팠다. 치료와 휴식을 반복했지만 계속 염증이 있었다. 아무래도 부하가 걸린 것 같다"고 밝혔다. 서정원 감독은 "누구나 그렇듯 월드컵이라는 대회를 앞두고 부상을 안게 되면 엄청난 좌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반복된 국가대표 선수들의 부상에 대한 불안감을 숨기지 않았다.

국가대표팀도 수원도 불운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서정원 감독은 그 불운 속에서도 축구는 팀이 오히려 결속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긴장감이 조성되면 집중력이 살아날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서정원 감독은 수원이 위기가 온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반복된 불운 속에 서정원 감독 역시 걱정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축구는 인생처럼 정말 알 수 없는 것이다"라는 그의 말처럼 축구 역시 사람의 인생과 비슷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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